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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은 왜 밤에만 필까요

김베르테르(114.108) 2017.11.17 20:12:22
조회 220 추천 0 댓글 11



유독 달을 좋아하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갈매동에 가는 어두컴컴한 차 안에서도
항상 그 자리에서

계속 소년을 비춰주며 따라와 주기에
소년은 달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8살쯤에 우주백과 책을 읽었습니다.
우주가 얼마나 큰지
아빠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에 비해 소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달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도.

달을 똑바로 쳐다본 순간 9.8뉴턴의 힘으로
우주가 소년 위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달까지는 걸어서 천사백년.
그래도 소년은 달을 사랑했습니다.
언젠간 닿을거라 믿기에.

날고 싶지 않은 소년은 없습니다.
달을 똑바로 쳐다보면
우주가 또 다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
달을 등지고 그림자를 보며 저속 비행합니다.

달이 있다는 사실은 그저 그림자를 통해서만 확인 할 수 있을 뿐,

달이 보이지 않는 세상은 그저 외롭고 컴컴하기만 합니다.


그 동안 달은 몇 번 이지러지고 또 다시 차올랐을까요?


달이 너무 그리워서
소년은
저승문을 나서는 오르페우스처럼
몇 번째 달일지 모르는 보름달을
쳐다보고 말았습니다.
우주가 다시 9.8뉴턴의 힘으로
소년에게 쏟아져 내립니다.
그 와중에 그 보름달은 소년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보름달이었을지도.

소년은 돌처럼 그 자리에 굳어
달맞이꽃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안녕 소년그리고 그대의 사랑 보름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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