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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나의 변명앱에서 작성

ㅇㅇ(125.186) 2017.11.21 19:26:50
조회 169 추천 0 댓글 3

야간자습을 쨌다.
집으로 가는길, 아파트의 골목길을 지날 때에,
겨울의 한기가 살을 감싸지 못하게 두껍게 옷을 입은 나는
인기척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다, 생각하여 다시금 앞을 보았더니 같은 반에서 학교에 남아 야자를 하기로한 친구들이 뛰어가고 있었다. 아파트의 이름만이 써져있던 옆면의 벽에는 이름모를 선배들이 기어올라가고 있었다.
아파트의 옥상에서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는 자식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손을 뻗고있다. 다시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기보단 이미 나를 제쳐간 것이였다. 이렇게 뒤쳐진 것은, 옥상에서 떨어지는 아버지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나를 더욱 높은곳에서 끌어당겨주고 싶었나 보다. '잘되는 자녀는 아버지가 다르다.' 이 신념은 아버지가 하늘로 비상하려는 동기가 되었다. 날개를 만들어 뛰었건만 그 결과는 좋지못했다. 내 앞에 떨어져 그는 결국 한쪽 날개만 온전하여 벽을 오를 힘도 남지 않았다. 아이였을때 겪은 이 일은 두고두고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되었다. 응원해주고 도착하면 끌어올려줄 아버지가 없는 옥상에 올라가기란 망망대해에 조각배를 타고나가는 것이라 생각해 벽에 손도 대지않고 바닥에 누워 나는 아파트 밑에 수두룩한 낙오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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