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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번 써봤어요, 평가좀 해주세요

레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1.16 23:18:21
조회 121 추천 0 댓글 0

햇볕은 따사로운데 바람이 지독하게 추운날씨. 팔랑팔랑 쏟아져 내린후 앙상한 나뭇가지. 떨어진 낙엽들을 쓸어담는 한 아주머니. 다시태양을 보면 여전히 따사로운걸. 이미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 구름들. 도심이라는 굴레속에 벗어나지 못하는 부릉~하는 배기음. 자동차가 그렇게 네번이나 지났을까. 찬바람이 불어와 이제는 겨울이 멀지않았음을 확인하는 도중. 자연의 모든것을 망쳐버린 문명들이. 그렇게 새로운 기준의 명암을 제시할때.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검은선을 따라. 전신주는 손닿지않는 높은곳에 오롯히 서있어. 추위가 이젠 한기가 되어가며. 저 멀리서 길냥이 한마리가 날응시하며 미동조차 하지않는데. 나는 무엇이 그리워 눈물조차 흘러내리지 않는 슬픔속에 고독을 감추는 것일까.

속삭이듯 하고 싶은말 '미안해' 절대로 할수없는말 '사랑해'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릴말 '기억해' 홀로고독을 슬퍼지피며 '보고싶다'

나는 멍하니 서있기를 포기하고 어디론가 걸었다. 행선지는 오리무중. 그저 발을 내딛고 다음발을 내딛는것만으로 치유되는것 같았다. 걷기 시작한 이 발걸음을 누가 멈출수있으랴. 머리가 멈췄다. '삼거리입니다 삐뽀삐뽀' 멈춘뒤 조금후 나는 먼길을 돌아서는 오른쪽길을 선택하기로 했다. 오늘은 조금 걷고싶다. 그렇게 생각했던것이다. 별다를것은 없었다. 있었던 것들은 언제나 제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변해가던 내마음은 그때와 똑같이 변덕스럽게도. 오 맙소사. 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것이다.

"시간은 해결해 주리라 난 믿었지. 그것조차 어리석었을까, 이젠 흘러가는대로 날 맡길래. 너완 상관없잖니~"

자신이 부르던 노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 나는 부끄러움에 치를 떨었고, 적당히 부를만한 노래가 없나 생각해봤다. 노래가 부르고 싶은것이다. 감성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을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나는 다시 노래를 불렀다.

"해가지면 찾아올까, 바람불면 떠나갈사람인데 바람아 멈추오 다오~"

바람이 휑~하니 불었다. 춥네. 춥군. 춥구나. 바람아 멈추어다오.

"난몰라 아 아아아~ 난 몰라아아아~ 멈추어 다오.. 바람아, 멈추어다오."

추우니까. 그리고 이편이 더 편했다. 무엇이 편한지는 아무도 모를 나만의 비밀. 비밀속에 나는 여전히 걷고있다. 걷고있는 내 발걸음을 누가 멈추랴. 역시 머리가 멈췄다. 놀이터네. 아이들 두세명이 보였다. 무언가 술래잡기라도 하고있는듯 보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세상 어느동네를 가도 즐겁게 뛰노는 생명체를 볼수있는데 그건 바로 해맑음이라는 아이. 동심에 젖기엔 너무도 약아버렸지만 왠지모를 정겨운 이 장소를 벗어나고 싶지않았다. 나는 놀이터 입구를 찾아서 놀이터에 들어가 그네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것을 지켜보았다.

벽을 등지고 아이들의 장난들을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구경하고 있자니 왠지 또 모르게 으슬으슬 추웠다. 오늘이 그렇게 추운날씨였던가? 모르겠다. 며칠전부터 나는 굉장히 추웠던것같다. 술래가 아이들을 쫓아다니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지난날을 회상했다. 마음을 열어주지 않던 당신. 그렇게 간절히 함께하고 싶었던 나의 애착. 도무지 막을길이 없었던 정열. 언제까지나 그곳만을 향했던 나의 시선. 이젠 놓아줘버린 쓸쓸함.

언제부터였는지 누굴위해서인지 무엇때문인지 나는 사랑을 하고있었던것이다. 그때 귓가에 들리는 앳된목소리

"찝뽕! 이제 니가 술래다! 와아아아~~~"

술래에서 탈피한 아이는 굉장히 행복함이 고양된 목소리로 무리속에 섞여서 도망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도망다니지도 못하고 결국 다시 술래가 되었다. 상심한듯한 표정의 아이. 술래잡기란 게임이 늘 그렇듯 술래는 몇몇이 정해져있는것이다. 잡히지 않는 아이는 스릴감을 즐길뿐 절대 잡히지 않는다. 마치 요령없는 내가 그사람의 마음속에 들기위해 늘상 노력했으나 그사람이 쉽게 날 돌아봐주지 않았던것처럼.

나의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성장하기 위한 사랑? 젊은날 한편의 책자를 아름다운 문양으로 수놓기위한 사랑? 젊은 청춘남녀의 그저그런 눈맞춤? 그 어느것도 만족스럽지않다. 사람은 왜 사랑을 하며 사는걸까? 그리고 나에겐 당신이 왜 꼭 필요했던걸까? 그저 그런 사랑이야기들처럼 내 사랑도 추하게 제대로 꽃한번 펴보지못한 시시한 사랑이었다. 어쩌면 다들 그랬듯이 널 사랑하고 있다는 날. 그러니까 그 감정을 지닌 날 사랑했던걸지도 모른다. 최악이다. 이 자리를 벗어나보고 싶어진다. 나는 일어섰다. 그때 한 아이가 넘어졌다. 아까 그 술래를 하던 아이였다. 아이는 너무나 아픈듯이 울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복받쳤다. 그랬다. 나에겐 너무나도 큰 아픔이었던것이다. 눈물이 흘렀다. 그사람을 떠나서는 안되었다. 흉한모습으로 일그러져서 울고있는 내모습을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을것이다. 나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사람이 너무나 보고싶었다. 그사람을 너무도 안고싶었다. 그사람을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갖고싶었다. 하다못해 먼발치에서 그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이라도 보고싶었다. 나에겐 그 무엇도 허락되지 않았다. 나는 어린아이처럼 끄윽끄윽 눈물 콧물을 흘린채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에게도 내 혼자만의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방으로 들어가 '무슨일이야?'묻는 누이를 뒤로한채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사람은 사랑을 해야한다. 그어떤 부끄러움이나 한심함을 뒤집어쓰더라도 사랑할수밖에 없다. 혼자는 너무 외롭다. 부모를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며, 이웃들을 사랑하고, 그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할수있어야하며, 그리고 당신...

꿈을꿨다. 새하얀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내 눈앞에 떠있었다. 천사가 말했다

"저랑같이 놀러 가지 않을래요? 거기는 아픔도 눈물도 슬픔도 괴로움도 없는 천사의 나라에요"

한참을 놀고 난뒤 나는 문득 떠올라서 말했다. 나 집으로 돌아가야해.

"오는건 자유지만 가는건 마음대로 되지않아요. 세상일이 모두 그래요. 시작은 자기가 하지만 끝은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는것. 잊지말아요, 당신이 그 무언가를 얻기위해서는 댓가가 필요로해요."

나는 대뜸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필요없어, 그저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야"

천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째서죠? 당신은 이 행복한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나요? 당신이 집으로 돌아가는건 쉽지만 당신은 좀더 행복해지기를 바라지 않나요?"

천사는 말을 이었다

"이것만 기억해두세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나는 읊조렸다

"너무 아픈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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