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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1

못해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4.14 19:39:22
조회 142 추천 2 댓글 1


나는 죽지 않았어. 빈 우유곽의 어깨를 흔들며 자꾸만 설명해야 했다. 창문에 달라붙은 저건 내 얼굴이 아니야. 겁먹지마. 저 소리는 내가 내고 있는 거야. 이것 봐. 끼이이이익. 문을 열고 두 번째 애인이 자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네 번째 애인이 똑같은 비명을 두 번 지르네. 아아 단 한 번의 손짓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라. 단 한 번의 손사래에 무너지는 너의 생일 케이크를 봐. 내벽을 때리는 무수한 손바닥들. 축하해. 과학실에서 너는 노랠 불렀지. 과학실에서 우리는 샌드위치 만들어 먹었다. 유리관에 감자샐러드를 꽉꽉 채우며 똑같이 목소리를 잃어갔지. 삼각 플라스크로 서로의 머리통을 날려댔다. 스윙. 스윙. 밀랍을 칠한 복도는 감기에 걸린 것 같아. 우리는 복도의 식도를 미끄러지며 소각장으로 갔다. 냄새가 너무 좋아. 끝내준다. 오줌이 자꾸 마려웠다. 너는 이걸 이해하지? 담배 피우는 형이 노란색 본드랑 부탄가스 면도칼 한 가득 쏟아 놓았다. 하나님 나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소서. 강 건너편도 노래 불렀지. 개들은 잠잠했다. 개가 한낮의 개를 견디며 엎드려 있었다. 커다란 개 앞에서 우리는 손을 빼지 않았다. 결국 주머니가 우리 손을 모두 앗아가는 걸 알아차리면서. 정말 끝내준다. 재 속을 뒹구는 손아귀들을 툭툭 차며 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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