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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s(118.176) 2018.08.12 01: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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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히도 더운 여름날, 매미는 어김없이 지겹게도 울어댄다. 해가 길어진 탓일까, 나는 잠에서 깨었을 때  지각임을 확신했다.다행히도 시계를 확인해보니 7시가 좀 안되었다. 이런 하루의 시작은 기분이 좋다. 일순간의 다급함이 안도감으로 바뀔 때 나는 약간의 쾌감 비슷한 걸 느낀다. 나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담배 한개비를 물었다. 방바닥에는 밤새의 뒤척거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불이 너저분히 널려 있었다. 요며칠 계속되는 열대야에 그 얇은 여름용 이불은 내 땀과 채취로 눅눅해질대로 눅눅해져 있었다. 나는 오늘 이불을 빨아야 겠노라고 생각했다. 그 옆에는 넥이 고장난 선풍기가 천장을 향하여 의미없이 윙윙대고 있었다. 나는 선풍기를 내 쪽으로 돌려놓았다가, 기분나쁜 미풍을 느껴 코드를 뽑고 일어났다. 나는 최대한 잠에서 깨려 노력하며 베란다로 나와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한모금 크게 들이마시자, 밤새 메말랐던 목구멍에 건조함이 더해진다. 비릿한 씁쓸함이 혓바닥에 맴돌았다. 멍하니 담배를 피우며 나는 밤새 내가 꾸었던 꿈을 기억해내는데 몰두했다. 이건 어느순간부터 생긴 내 버릇이었다. 꿈에 이상하리만치 집착하는 버릇은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내 현실의 투영이였다. 담배를 거의다 피웠을 때에도 나는 도무지 꿈에 대해서 기억해 낼 수 없었다. 이런 하루의 시작은 달갑지 않지만 그보다도 밤새 땀에 젖은 찝찝한 몸을 씻어내는게 우선이었다.


간단히 샤워를 마친 뒤에 옷을 대강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아침을 거른지는 워낙 오래되어 이제는 익숙해졌다. 편의점에 들러 캔커피와 담배를 산 뒤에도, 아직 여유가 있었기에 나는 담배를 또 물었다. 일어나자마자 피는 담배와 일할 준비를 마치고 피는 담배의 맛은 사뭇 다르다. 담배를 피우며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에 대해 생각했다. 사실, 생각할 것도 없이 틀에 박힌 반복적 업무에 불과한 일이었기에 나는 다시 꿈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은 왠지 내 꿈에대한 기억을 놓치기 싫었다. 순간, 갑자기 꿈에 대한 기억이 내 마음을 휘감았다. 강렬한 기억이 겉잡을수 없이 퍼져나갔다. 살과 살의 부딪힘과 야릇한 체취, 상기된 두 볼과 미묘한 표정, 보드랍고 아담한 젖가슴, 귓가에 살가마니 뱉어낸 그 모든 말들. 나는 이 모든 기억들에 대해 흥분감을 느끼면서도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가슴의 통증, 얼음장같이 시리던 그 통증을 동시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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