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빛나는 화원에 보라돌이가 잠입했어요
나팔꽃을 불고 태양을 모아서 타들어가죠

붉은색 크레용을 들고서
저녁하늘에 경고문 쓰던 그대를
왜 난 아직까지 놓지 못하는 걸까요?

밤이면 치킨 없이 허기로 살아요
허기로 그대를 갈망해야하는 것처럼
짙어지는 코발트색 외로움에 빠지죠

주방 찬장의 라면을 대충 반으로 뽀개고
스프와 후레이크도 반만 넣은 채
남은 것들은 빨래집게로 대충 밀봉해서
대충 다시 보관하죠
그리고 대충 먹죠, 허기지죠?

알투비투인지, 알트비트인지
암튼 그거 같이 했을 때가 잠깐 기억나서
그러나 라면만 먹고 다시 잠드는 나

꿈에서 보라돌이는 뽀얀 웃음으로
겨울 호랑이들 사이에서 뛰놀고

그대와 쌓던 눈사람과 모래성
빠르게 만들다 지웠다
그러다 진짜 겨울이 다가와요

저 멀리 고개를 흔드는 겨울 백범들은
입김만 내뿜고 말이 없죠

허기진 영혼, 그렇게 불량하지만은 않은
포식자

전 공포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당신에게서 도망쳐요
아주 멀리, 그러면서 스스로 가깝게
아무도 따라오지 않죠

혼자 움직이는 그네
스스로 무너지는 미끄럼틀
결국 시작했던 하얀 놀이터는
다시 종착지가 되어버려요

꿈에서 깨어나면
보라돌이가 당신의 화원으로 잠입하죠

태양을 불러모으면서
겨울 호랑이들 사이로
진심 of mind

그리고 스스로 타들어가요(bu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