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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다'는 가치 (산문)

케비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8.19 12:34:34
조회 194 추천 2 댓글 1

 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가치를 구태여 문자로 표현하는 길.

내면에 솟구치는 용오름을 여백 위로 꺼낼 때, 한없이 자랑스럽다.

마음속 울리는 빛은 언제나 아름답다. 혼돈처럼 나를 뒤흔드는 어둠 또한 아름답다.

어둠이 아름다운 건 그것이 다시 빛으로 깨어날 때, 그 때를 전제하는 잠재성을 기하는 말.

사람스럽다. 사람스럽다는 건 감정을 자연스레 배출하고 타인의 시선이란 잡음 없이 자신을 올곧게 분출하는 일을 말한다. 그건 곧 글에 나 자신을 마주할 때 필요한 절대적 가치이기도 하다. 사람스러운 글은 인위적인 논리나 미사여구 없이도 독자들과 함께 공감대 형성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구태여 황량하게 굳은 땅을 보며 어떤 은유를 사용할까를 고민하는 작가의 고뇌를 언급하지 않아도 글은 흐르는 대로, 물결처럼 일렁이며 내면에 그런 이야기를 담는다. 그게 사람스러운 글일 것이다.

핑계를 대며 현실을 도피해도 좋다. 충분히 아름다운 일이다. 언젠간 겁먹으며, 혹은 일말의 가능성에 번뜩여 나를 깨닫고, 깨우면서 다시 되돌아 올 것이니 말이다. 그 과정은 몰아치는 파도 위에 머무는 돛단배처럼 위태롭겠지만 정해진 여로만을 따라가는 인간 메트로 보단 훨씬 사람스러울 것이다. 그건 곧 글이 지향하는, 독자가 원하는 아름다운 절대 가치가 아닐까 싶다.


 한숨이 들고 답답할 때도 있다. 나 자신이 홀로 태평양 깊은 바다에 숨 없이 잠식할 때, 그리고 서서히 안주하는 나를 발견할 때 그건 아름다움보다는 덧없는 슬픔만이 침묵 속에 남는다. 발버둥 치면 칠수록, 수면 아래 척박한 무덤은 냉철하게 박수 없이 맞이한다. 그러나 그 힘겨운 날갯짓이 오래토록 물결친다면, 그리고 무거운 바닷물을 이겨낸다면 그건 충분히 아름다운 일이다. 사람스러운 것이다.

수면 위로 떠올라 처음, 깊게 빨아들이는 숨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충실한 사랑처럼 깊고 달콤하다. 삶을 일깨우고 안경을 끼지 않아도 세상이 보일 만큼 모든 게 일렁인다. 다시 산다는 기분. 모처럼 반가운 바람과 파도는 다시 생존을 자극한다. 가시처럼 박힌 후회는 시원스레 빠져나가 새 삶을 흡입하고 지난날을 올곧게 되돌아보게 된다. 그 때의 후회는 이기적이지 않았을까, 내가 아닌 주변을 비춘다면 풍경은 다시 어떻게 피어오를까.


 때론 글을 쓰며 내 자신에게 되묻는다. 그건 올바른 선택, 이었을까를. 초라하기도, 잘못해보이기도 하지만 틈틈이 난 구멍들을 다시 새롭게 깨어난 것들로 메어낸다.

그건 충분히 사람스러운 일이다.

올바른 것들을 올바르게 움직이게 만드는 건 바로 나 자신이다. 그 누구도 해줄 수 없다. 올바른 걸 올바르다고 인식한 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여러 고민 없이 앞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뛰어드는 용기조차 나 자신이 택하는 마음이기에, 우리는 가끔 선택지의 고민 없이 찍기를 시도해야할 때가 있다. 행여 그게 거짓일수도 있겠지만 거짓이란 구렁에 갇혀 빠져나오는 데에 분투하는 나 자신의 모습들은, 그리고 그걸 이겨내고, 혹은 져서 분할 때에도 거기로부터 따오는 의미들을 나 자신이 간직해갈 때 그건 충분히 사람스러운 일이기에, 아름답기 때문에 우린 그걸 시도해볼 만한 가치를 느낀다.


실패에서도 아름다움을 가져갈 수 있다면야 그건 엄청나게 좋은 선택이 아닐까.

우린 이미 전해진 아름다움에 뛰어들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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