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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밝히는짐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9.24 07: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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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동적인 생각이 자주 든다. 눈앞도 흐리고 잘 보이지 않는다.
발이 닿지 않는 바닷속에 들어간 것만 같다.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줌을 싸버린 어린애처럼 어찌할 줄 모르고 피하려고 뛴다. 조금씩 침착된 우울을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은 욕구가 든다. 감정에 저항하던 마음은 온데간데없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손을 벌벌 떨며 집까지 뛰어왔다. 빈 집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핸드폰으로 서울대 입구에 있는 한 모텔에 예약을 했다. 그 애와 함께 쓰던 디럭스 룸으로 방을 잡았다. 얼마 전에 사두었던 향수를 챙겼다. 라벤더 향의 오드 퍼퓸을 맡으니 기분이 나아진다. 새로 산 필립스 면도기를 챙기고 소주는 편의점에서 사면되겠지--

 마음은 가라앉았다. 우울은 가라앉았다. 그렇지만 해야 한다. 나와 함께 했던 학교 친구들, 대학교 동아리 사람들, 가족, 친척. 가까이에 사는 사람들 모텔 주인 등 미안한 사람들이 많지만 더 이상 질척대면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자기애인 셈이다. 미리 챙기지 못해서 미안해. 이제 더 이상 안 힘들게 할게. 5511번 버스를 탔다. 약간의 흥분에 마치 소풍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리를 너무 심하게 떨어서 옆자리 아줌마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아줌마는 자리를 옮기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 않다---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에 보이는 꽃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미를 사야겠다. 여기 있는 빨간 장미로 다 주세요. 25만 원을 현금으로 하면 5만 원 깎아준다 하시지만 나에게 5만 원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새벽이 오기까지 침대에서 향수를 뿌려놓고 누워 있었다. 푹신하고 편안하다. 그렇지만 아무도 없다 나 말고는.. 집에 혼자 누워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새벽 1시 반이다. 언제 마지막으로 잤었지? 꽤 오랫동안 깨있던 것 같다. 눈도 잘 안보이고 빨갛게 충혈되어 있다. 깨어진 액정에 반사된 내 모습은 괴물 같다. 그녀가 떠난 이유-일지도 모른다. 잠은 지금 잘 필요는 없다. 앞으로 많이 자면 된다. 미리 알아봐두었던 스위퍼스에 전화를 걸었다. 010-54**-98**로 전화를 걸었다. 새벽 2시인데도 전화를 받으신다. 예약을 한다고 했다. 예약이 무슨 말이냐고 물으신다. 예약이 아니라 그게 뭐냐면..
말이 잘 나오지 않지만 수습 처리를 내일 해달라고 부탁했다. 오늘은 너무 늦고 그래서.. 장소는 모텔이에요 네 호텔 매니저입니다. 이름은 –입니다. 아 그리고 선불로 하겠습니다.
이로써 조금은 배려가 된 셈이겠지. 이제 잠을 잘 준비를 해야겠다.
욕조에 누워본다. 차갑다. 그녀와 여기 있던 날도 시원한 가을 날씨였던 것 같은데 올해는 조금 더 춥다. 따뜻한 물을 가득 담았다.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뒤에 장미꽃을 욕조에 가지 채로 수북이 넣었다. 남은 것도 바닥에 가득 차게 내려놓았다. 가시에 찔린 발바닥이 따갑다. 면도기를 들고 욕조 속으로 들어갔다. 목까지 따뜻한 물이 잠기자 숨쉬기가 조금 답답하다. 찔린 발을 뜨거운 물에 넣으니 약간 간지럽고 기분이 좋다. 물이 옅은 붉은색이다. 장미꽃 냄새를 맡다가 갑자기 향수 냄새에 대한 강박에 향수를 뿌렸지만 코가 더 이상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 이미 향수 냄새에 적응된 코 점막 때문이다. 향수병을 열고 욕조에 쏟았다. 머리가 지끈 하고 첫 향부터 끝 향까지 강한 자극을 준다. 그녀의 체취가 섞여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처음처럼을 병째로 마셨다. 오랜만에 마신 소주라서 그런지 바로 정신이 혼미해진다. 혀에 쓴맛과 단 맛이 느껴지고 얼얼하다. 눈이 점점 풀린다. 이대로 잠들면 안 돼. 면도칼을 들고 흐릿한 시야 속에 허벅지 위에 올렸다. 두꺼운 허벅지가 편할까 손목이 더 편할까 하지만 허벅지의 대퇴동맥이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동맥이 더 크고 가까워서 금방 끝난다. 근데 너무 금방 끝나면 아쉽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게 고민해야 할 것은 아니지 않나. 날을 허벅지 속에 너무 깊게 집어넣어서 무서웠으나 떨리는 손으로 이 정도면 잘 한 것 같다. 아무리 아파 봐야 손톱 밑 벌어진 상처보다야 아플까. 욕조가 장미꽃 색으로 선홍색으로 물든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피가 빠져나가서 너덜너덜한 느낌말고는 괜찮은 거 같다. 오히려 제대로 안 그어서 실패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마저 든다. 철가루 냄새가 강하게 코를 자극한다. 그녀의 향기가 맡고 싶다. 빈 향수병에 코를 묻는다. 코를 묻고 눈을 감지만 불편한 생각이 난다. 엄마 아빠와 우리 형 내 친구들 생각이 난다. 그리고 그 애 생각이 난다. 이제 힘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든다. 다시 눈 뜨면 그 애랑 같이-

 눈을 떴으나 내가 누워있는 곳은 우리 집 내 방안 침대이며 사지에 감각은 생생히 남아있다.
꿈에 화가 나서 나는 다시 모텔로 전화를 걸었지만 오늘 방은 다 차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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