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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수능을 보게 된 자작 수필앱에서 작성

요하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0.18 23:41:25
조회 186 추천 1 댓글 2

돌아오는 11월 중순에 수능을 본다.
벌써 3번째다.

첫번째는 막상 수능을 보러갔을 때
아무렇지도 않았다. 남들 다 보는 시험이니
늘상 그렇듯 나도 봐야겠다는 마인드였다.
본래 준수한 성적이었으니 이번에도 그렇겠지
싶었지만 막상 시험의 결과는 참담했다.

두번째는 물러설 자리가 없는 배수의 싸움이었다.
그래서 지치고 힘든 순간에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공부했다. 도중에 일어난 불치의 병의 진단과 그 외의
잡동사니같은 해프닝에도 불구, 성과는 기어이 받아낼 수 있었고,
이 나라에서 이름난 좋은 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치의 병을 가진, 동안과 저체중으로 대표되는 나란 존재는 이곳저곳에 '아르바이트' 문의를 해도 수십군데가 반려되기 일쑤였다.
교수님,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도 음주가무에 감히 참여치 못하는 나의 건강상 성격상 특성은 또한 좋은 이미지로 비치지 못했으리라 판단했다.

그래서 이 짓을 한번 더 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세번째다.

휴학을 하고 방학 때부터 입시 싸움에 다시 뛰어들었다.
그 동안 말투와 사고와 의지가 경직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유난한 방어기제까지 생겨버렸다.

인생이 하소연이 되어버리고, 나만의 우물에 갇혀 주위에 스스로 돌을 던졌다. 그러면서 체력은 고갈되고, 남은 것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자부할 등급 '1'들 뿐이었다.

이게 체면거리는 될지언정 전혀 행복하지는 않은 것이, 소위 남들은 자기들끼리 학벌 가지고 따따부따하지도 않고 잘만 어울려 잘 살고, 여사친도 없고 인맥도 좁고 성직의 꿈조차 잃은 채 성적과 학벌싸움에 매몰되버린 나를 보면서 인생에 남는 가치가 고작 이런 것 뿐인가? 하는 것이었다.

나를 시기하는 줄 알았던 이들이 실상 나를 동정하고 있고
나를 멸시하는 줄 알았던 이들은 막상 인생의 고뇌 속에서 성장해가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제 28일, 곧 27일 남았기에 모교로 돌아가든 다른 데로 가든
내 인생을 담을 바운더리가 고작 대학과 학벌주의에 들러붙어 세상을 간질이다 거기서 떨어질 만한 콩고물들 뿐이었는가 해서

한때 이태석과 장기려의 천사적 생애를 뒤따르려 했던
나란 작자의 불운이 무엇인지 반추해도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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