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계약관계에서 이뤄진 두 사람의 성벽은 친구의 자리를 떠나 타인의 입장에서 들었을 때 상당히 기괴하고 연상법에 의거한 상상으로는 무도한 폭력으로 밖에 연출되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들의 사랑을 일종의 소아성애라 정의했다. 상호 이기적 의사를 지닌 타자로서의 서로를 존중하고 애정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황무지에 심은 씨앗처럼 볼품없는 사랑과 성행위 및 기타 연애감정의 자그마한 모습에 쾌감을 느끼고 기어코 성적 흥분마저 얻는, 말 그대로 상대를 경원시하는 연애가 목적이며 연인간의 사랑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비상식적 성적 기호를 가진 셈이다. 때문에 그들에 비해 제 삼자 입장인 나는 꽤나 난처한 처지에 처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들 사랑의 불쾌한 결과물은 그들 각자가 나누면 되는 무형의 가치지만 그들은 그것을 제 것으로 독점하고 나누지 않으려 하며 한낱 무형의 것에 계속 가치를 더해 유형 물자에 앞서 생각하는 것이다. 분명 그들의 엇갈린 소아성애는 잘못되었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니 나는 애처롭게 나를 바라보는 어린 감정의 이뤄짐을 환멸하고 의도적으로 유린하며 명멸하는 정념의 일부분을 가져와 이불처럼 덮고 이건 사랑이라며, 기만책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이다. 밤이 지나고 나는 로리를 살해하고 이기적인 그 남녀, 어린 친부모의 비극을 이만 여기서 다 읽지 않은 책 덮듯 모호하게 끝내려 한다. 첫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