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1 - 문학 갤러리

근황 1모바일에서 작성

뫼르달(49.174) 2019.02.20 15:06:39

조회 462 추천 3 댓글 3

적막한 겨울, 창문 밖으로는 비가 내린다
풍경은 수채화가 된다
먼지 날리는 나의 좁은 방은 왜 따라서 젖어드는 걸까

울타리가 문명의 시작이었다고 누가 그랬지
그는 지붕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하늘을 집 밖으로 밀쳐낸 것이 문명의 시작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같은 하늘을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사람이 되었다 아주 오래 전에

"세상은 너무 오래되었고, 태어날 말들은 이미 다 태어났어요"
그쵸, 우린 매일 똑같은 말들만 하잖아요 당신이 하는 그 말도 왠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데
"말이란 구름 같은 거죠, 언뜻 다 똑같은 모양 같지만 사실 전부 다르다는 점이"
그래봤자 안에 든 것은 빗방울 뿐이겠죠

샤워를 끝낸 뒤의 고요한 욕실
천장에 맺힌 물방울이, 참을성 없이 떨어진다
우린 같은 천장을 본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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