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는 것을 안다
알 것 같았다
아는 것만 같았다

너에게 가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투명하게 은밀하게 부르짖는다
그 누구도 귀기울일 까닭이 없는 것에 바라고 또 바란다
너무 멀지 않을 때에 다다를수 있기를
섞일 수 있을 만큼은 닮아 있길
포개어질 수 있을 정도로만으로도 그 곳에 있어주길
부스러기 한 점이라도 텅 비어있지 않기를

나도, 너도 아니었다
찢어져 버린 백과사전  
수많은 글자와 잉크냄새, 묘사된 장면들이 사라져야 했다
잃어버린 페이지에 많은 과오와 기억과 비밀들을 숨겨 놓아도
남아있는 절대적인 정의들이 나열되어 갈 수 있다면
단정해진 언어로 입으로 손으로 모습으로
나의 두 다리로 무거운 발자욱을 한 폭 한 폭 남겨야 감쇄되는 기다림을 견뎌가는 건 간절하고 막연한 이끌림보다 훨씬 난해하고 두려운 일이었다

싶다 싶고 싶어서  
조금의 머뭇거림 없이 수정되지 않을 오류로 기록되어간다
다만 내딛는 모든 걸음은 언제나 너에게 가고 있다

백과사전이길 바랬고 아니길 바랬고 바라고 바랄 것이다
있을 것만 같고 없을 것만 같다
알 수 없는 네가 당연하게
당연했던 네가 당연히 라는 네가 되어갈 뿐
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