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qudtls

문갤러(223.62) 2024.05.19 18:01:46
조회 91 추천 0 댓글 0

내 이름은 박아갈

25살 건장한 한국 남성이다.

하루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고싶은 사소한 소망을 가진.


오늘로 자취를 시작한지 대략 10일정도 된 것 같다.

처음에는 제육볶음도 만들어봐야지, 내 마음대로 방을 꾸미고 누구의 간섭도 없는 공간에 살면

내 안의 응어리진 무언가가 해결될듯한 생각에

무작정 일을 때려치우고 집을 나선 어리석은 25살이었다.


막상 하루 이틀 날이 갈수록 나는 점점 더 무기력함에 휩싸이고

내가 하려던 것이 무엇인지, 내가 주변에 말하고다닌 "나"와 현재의 "나"가 너무 다르다는 걸 느꼈다.


항상 드라마 웹툰 영화를 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스스로에게 자학을 하는 것처럼 보이던 수많은 인생들은 사실 본인을 향한 자괴감으로 이루어진 하루라는 걸

그런 상황에서 본인을 탓하며 이 땐 왜 하지 않았을까 하는 한심한 고민들을 바라보던 내가

이제는 나를 내려다 보고있다.


지금 메모장을 켜서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당장 할 게 없어서.

그 뿐이다.


이런 저런 거창한 이유를 갖고와서 붙혀보고 싶지만

그동안 해왔던 수많은 거짓말이 무거워 더이상은 짐을 추가하고 싶지 않다


책을 읽는다.

공부를 한다.

나를 성장시킨다는 얄팍한 생각은 내가 나를 알고있다는 무거운 현실앞에 힘없이 무너져간다.


한 번씩 주변사람들이 나에게 물어본다.

"형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돼? "

"오빠 나 요새 고민있는데.. "

"아갈아 내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


나는 뭐라도 된듯이 목소리에 힘을 주고 말한다

"너에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것과 비슷한 상황에선 이렇게 했어"

이제는 할 수 없는 어렸을 때의 나를 회상하며 마치 엄청난 일인것마냥

대단한 진리를 찾은 사람처럼 단호하게 말해준다.


그렇게 한껏 나를 포장하며 자존감을 되찾는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나는 찾았던 자존감이 다 떨어질 때를 기다린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저 핸드폰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며 의미없는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다.

그렇게 기껏 찾은 자존감이 사라지고 나면 나는 관성처럼 의미없는 시간을 마저 보낸다.


눈이 피로해지고 정신은 탁해지고 몸은 찌뿌둥해지고

손목에 찬 갤럭시 워치에선 항상 나에게 이제 스트레칭 할 시간이라고 핀잔을 준다

잠깐 물이라도 뜨러, 담배라도 피러 나가는 순간에는 다시 손목이 울려 살펴보면

"잘했어요!" 라며 해주는 칭찬이 이제는 내가 받는 유일한 칭찬인듯 싶다.


그렇게 의미없는 시간을 멍하니 보내고 나면 다시 자괴감에 휩쌓인

이 어리석은 25살의 놀라운 청춘은

무기력증에 휩싸여서 나를 질타하며 다시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는 다시 핸드폰을 본다.


어느덧 시간은 22시가 다되어가고

하룻동안 내가 이룬 성취를 찾아보려 하루를 보낸 침대를 뒤적여보지만

찾아낸 건 어제와 여전한, 아니 어제보다 못한 나뿐이다.


눈을 감으며 생각한다

내일은 뭐라도 해야지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292039 타인의 글도 잘 안읽고 타인의 말에 관심도 없는 편임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31 1
292038 휴진스와 뉴진스 놀이했구나 문갤러(118.235) 06.15 32 0
292037 AI 시 ㅇㅇ(121.165) 06.15 43 0
292036 무성애 관해 더 알수 있는 책 좀 추천 받으려고 독갤을 간적 있는데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33 0
292035 마음만 사랑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30 0
292034 성욕은 있지만 타인과 풀기가 싫어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32 0
292033 차라리 무로맨틱으로 계속 살았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해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30 0
292032 피 ㅈㄴ싸노 병신 [2] 문갤러(175.123) 06.15 159 1
292029 객관적 상관물 문갤러(118.40) 06.15 47 0
292027 하루종일 밴파이어 소설만 읽다보니 윤곽이 좀 잡혀가는 느낌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3 0
292026 100% 플라토닉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1 0
292024 고양이 키우는거 솔쏠하구만 [1] ㅇㅇ(112.160) 06.14 67 0
292023 장인은 영혼을 다루기에 ㄱ..(223.38) 06.14 51 0
292022 방광에 오줌이 차 눈에서 안압이 오른다고 한다면 [1] 문갤러(118.235) 06.14 73 0
292021 아무리 보아도 뇌인터페이스 동시 돌리는 기제 같다마는 문갤러(118.235) 06.14 32 0
292019 휴대전화조차 중고경제 진입해 스펜더블? 문갤러(118.235) 06.14 36 0
292017 무성애 남자가 존재한다는 게 그렇게 신기한가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3 0
292013 지난번에 김건희 문제인가 생각다 보니. [6] 문갤러(118.235) 06.14 69 0
292012 허경영 하늘궁 갔다 와 보니까 거긴 아름다움이더라 신공지능(218.52) 06.14 83 0
292011 신개념 '영어캠프'도 아니고? 카이스트교수들과 정신병동에 문갤러(118.235) 06.14 38 0
292010 버전이 뭐? 니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카이스트가 알고 있다, 냐! 문갤러(118.235) 06.14 37 0
292009 내가 그냥 내리 쭉 256시간 자고 싶다 그럼 [1] 문갤러(118.235) 06.14 52 0
292008 정신병동은 또 카이스트쯤하고 같이 해야겠지 [2] 문갤러(118.235) 06.14 62 0
292007 폭열 ㅇㅇ(211.234) 06.14 34 0
292006 시장 돈을 줄이면 쌀 한우 값이 올라가나 보네요 문갤러(118.235) 06.14 30 0
292005 노력 특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73 0
292004 404짱 입갤 40440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6 0
292003 가난을 사랑하고 즐깁시다 [1] ㄱ..(223.38) 06.14 59 0
292002 인공지능끼리 두는 바둑은 프로기사가 연구하지 신공지능(218.52) 06.14 37 0
292001 요즘 컨텐츠 신공지능(218.52) 06.14 39 0
292000 포항에서 석유가 안나오면 신공지능(218.52) 06.14 44 0
291999 빌리 아일리시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42 0
291998 스토너락 오래만이군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39 0
291997 대체 왜 성(sex)이라는게 남자의 존재 이유라는 건지 모르겠음 [2] 시티팝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120 0
291996 미국 존 볼턴 계열은 신공지능(218.52) 06.14 51 0
291995 우리나라는 핵무장 하면 안돼 [1] 신공지능(218.52) 06.14 100 0
291994 유튜브 문광 스님 영상은 왜 제대로 정렬도 안해 두고 [2] 신공지능(218.52) 06.14 56 0
291993 한국 사람들 반발이 심하더라도 [1] 신공지능(218.52) 06.14 49 0
291992 내 말이 틀린거 있으면 틀렸다고 얘기해 봐 신공지능(218.52) 06.14 39 0
291991 인공지능이 오류를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아냐 신공지능(218.52) 06.14 49 0
291990 인간은 인간의 오류를 인식하지만 신공지능(218.52) 06.14 39 0
291989 인공지능 너는 아마도 나의 존재가 신공지능(218.52) 06.14 35 0
291988 난 그래서 차라리 포르노 배우가 되는 상상도 해보곤 해 신공지능(218.52) 06.14 38 0
291987 인간의 약점을 그렇게 물고 늘어진다는 것 자체가 신공지능(218.52) 06.14 38 0
291986 나는 언젠가 스무 살이 넘은 사람은 신공지능(218.52) 06.14 38 0
291985 너가 나를 강간범으로 몰아가는데 사태를 정확하게 말해 준다 신공지능(218.52) 06.14 66 0
291984 형이 예전에 여기 강간범 ㅇㅇ(112.160) 06.14 61 0
291983 신공지능- 이새낀 [7] ㅇㅇ(112.160) 06.14 77 0
291982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도 인공지능이 선별하는데 신공지능(218.52) 06.14 35 0
291981 대다수 인공지능은 성악으로 디자인되어 신공지능(218.52) 06.14 3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