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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손 - 1

뿌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12 16:38:47
조회 70 추천 2 댓글 0

 불길이 희미해진 벽난로를 사이에 두고 화이트 씨는 인도에서 오랜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모리스 대령과 마주앉아 탁자 위에 한 줌의 치즈와 수 년동안 쌓인 이야깃거리들을 안주로 삼아 좋은 포도주 두 병을 벌써 대부분 비워냈다.


 "꽤나 인상적인 나라로군요. 인도라는 곳은"


 "야만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곳이지요"


 "와인은 얼마든지 있으니 필요하면 말만하시오."


 "고맙소"


 모리스 대령은 벽에 걸린 그림이며 그 위에 걸린 화려한 박제들이나 바닥에 깔린 호피 등을 눈으로 훑으며 화이트 가의 화려함에 놀라움을 금치 않았다.


 "이제와서 보니 그 동안 꽤나 부를 쌓으셨습니다. 화이트 씨"


 화이트 씨는 자세를 편히 고쳐 앉으며 한껏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모리스 대령이 인도에서 보물을 찾으시는 동안 저도 꽤나 노력했답니다. 이제 저도 지역사회에서 꽤나 유명인이 되었지요. 아들도 육가공공장에 취직해서 젊은이답게 힘든 노동도 참아내며 제 역할을 하는 데 힘쓰고 있고 아내도 아직 아름다움이 만개한 꽃과 같으니 앞으로 몇 년간은 고민 거리가 있을 수가 없소."


 그 말을 들은 모리스 대령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다.


 "사실은... 제가 인도에서 찾은 것은 보물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모리스 대령과는 반대로 화이트 씨는 솔깃해지는 이야기에 얼굴에 화색이 돌며 기대감에 부푼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도대체 무엇이오?"


 모리스 대령은 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탁자에 내러놓고는 천천히 열었다. 그 안에는 작은 원숭이의 손이 있었다.


 "이 것은 원숭이의 손입니다. 이 것은 이야기 속의 요슬램프처럼 가진사람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답니다. 그러나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이 아주 기괴하고 끔찍하여 이 것을 처음 소유한 파키르인의 세번째 소원은 그 자신의 죽음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사실은 말씀드리기 꺼려졌지만 화이트 씨께서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신 다는 것을 알기에 일부러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화이트 씨, 이 원숭이 팔은 분명히 세 가지의 소원을 확실히 들어줍니다만... 오, 화이트 씨. 이 것이 가진 저주는 우리 눈 앞에 있는 이 붉은 와인보다도 더욱 실재합니다."


 "그거 참 재미있는 이야기로군요. 모리스 씨 만약에 이 원숭이 손을 제게 판다면 얼마에 파시겠소?"


 "아아, 화이트 씨. 우리의 우정이 깊은 지가 몇년입니다. 만약 지니의 요술램프를 내가 가졌다 하더라도 당신에게는 거저 드릴 수 있소. 그러나 이 저주받은 손은 지금 당장 없애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지 마시고 내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소."


 화이트 씨의 손이 상자에 다가가자 모리스 대령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상자를 낚아챘다.


 "화이트 씨께서는 제게 선택지를 주지 않으시는군요. 이런 저주스러운 물건이 소중한 친구의 삶을 망치게 두지 않겠습니다."


 모리스 대령은 상자를 벽난로 속에 던져넣었다. 그러자 화이트 씨는 바로 일어나 불쏘시개로 상자를 불구덩이 속에서 급히 건져냈다.


 "아아, 화이트 씨 제발 잘못된 선택은 하지 마시길"


 "걱정 마시오. 소원같은 것은 빌지 않을테니. 이미 이렇게도 가진 것이 많은데!"


 "그렇게까지 원하시니 어쩔 수 없군요. 하지만 반드시 기억하시오. 그 어떠한 소원도 원숭이 손에 빌어서는 안됩니다."


 모리스 대령이 금새 떠날 채비를 하자 화이트 씨가 말렸다.


 "아직 여로가 가시지 않았을 터인데, 오늘 밤은 묵고 가시오. 미리 자리도 준비해두었소."


 그러자 모리스 대령이 말했다.


 "소중한 친구에게 중요한 경고를 하나 하겠습니다. 원숭이 손에 저주가 들었다고 했을 때 나는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았소. 사실, 나는 그 저주가 아직도 두려운데 그 저주로부터 안전할 방법은 이미 소원을 모두 쓴 내가 그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으나 이미 당신이 그 것을 가졌으니 나는 어쩔 도리가 없소. 부디 화이트 씨께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빌 뿐이오. 그리고... 제발 내가 머무르게 해달라고 그 저주받은 손에 대고 빌지는 말아주시오."


 그렇게 말하고 모리스 대령은 황급히 떠나버렸다.


 "정말로 그 놈의 물건에는 지독한 저주가 걸려있나 보군!"


 떠나는 모리스 대령을 뒤로 한채 화이트 씨는 소파에 앉아 상자 안에 담긴 원숭이 손을 밤새도록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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