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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1 오프닝 나레이션 + E12 감정연기 위주)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 82년

초로 계산하면 대략 26억초

나의 기대수명은....

6개월,

대략 1600만초

내가 죽으면... 울어줄 사람은 있을까

그동안 난... 뭘 하고 살았지?

나에게 조금의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이렇게 헛되게 살진 않았을텐데...

나에겐 1600만초의 시간이 다시 생겼다

그 시간 동안 난,

뜨겁게 불태울 것이다

- 상무님이 나 이렇게 도와주는거 지은이도 고마워 할 거예요

- 고마워서 그랬어,

  불쌍해서도 아니고
  미안해서도 아니고

  고마워서 그랬다고
 
  내가 당신 신경쓰고 도와준거....

- 왜 고마운데요?

- 당신이 나 살려줬잖아,

그리고

  당신 덕분에 인간답게 산다는게 어떤건지
  조금 알게 됐어

- 시계 다 고쳤어

이제 시간이 멈추는 일은 없을거야

- 고마워요

- 고맙단 말 하지마

- 갑자기 인터뷰를 수락한 이유가 혹시 있습니까?

- .....생일 선물을, 준비못했거든요

- 설지은씨 사망 현장에 계셨다고요?

- 네, 맞습니다

- 그 날일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그 날... 그 날 술 많이 마셨습니다
  잊고 싶은게 있어서요

아니, 그렇게라도 잊고 싶었습니다,
아니면 제가 견딜수가 없을 것 같아서요

그렇게 호텔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고
정신을 차렸을 땐...

- 한 사람이 죽어 있었습니다

- 그 여자가 설지현씨 동생인가요

- 네

그 날, 호텔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죽게 됐는지도

제가 술에 취해서 기억을 못하는 시간 동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걸 잘....

그때 그 기억을...

기억을 찾으려고 아무리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해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

어쩌면...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엄청 간절하게
외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어쩌면.... 어쩌면,

술 김에...

아니,

제가... 제가 죽였을지도 모릅니다

잘 모르겠어요,
나도 나를 잘 못 믿겠어요

말해야겠다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가 혹시 설지현씨 때문인가요

...............

아니요

언젠가는 죽는데

사는 동안 만이라도,

살아있는 동안 만이라도 좀...

인간답게 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