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라남도 목포가 고향이다. 부모님들을 등지고 어린 나이에 상경하여 87년도 부산 아시안 게임 다음해, 올림픽 쌍팔년도에 군대를 제대하고(철원서 군악대 근무), 사회에 나오니 막막했다(내 나이가 짐작이 갈 것이다. 형님내지 선배로 예우 바람), 남들 다 가는 대학도 사정상 못갔고 그렇다고 기술도 없기에 살기가 막막했다. 나보다 먼저 서울에 올라와서 현재는 리쯔 모모라는 으리으리한 호텔 라이브 바에서 재즈 밴드를 하시는 우리 형님에 비하면 난 정말 쓰레기다. (형님은 과거 이태원의 모 클럽에서 타악기 주자 '유복성'씨의 눈에 들어 그 분과 협연도 하신 분이다.)

제대한게 쌍팔년, 그 때를 회상하면 대단했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경비초소 근무요원, 공장서 야매로 물건 팔기, 사이나 정제공장('사이나'= '청산가리'의 울 고향 향토언어)에서도 일했고, 심지어는 공구리판에서 공구리 밟아주는 일도 하면서 연명했으나 힘들었다. 한 때는 주위의 권유로 증권시장에 코묻은 돈으로 께임 좀 했다가, 대박 맞아서 떵떵거리고 살기도 했으나, 역시 찌질이적인 투자로 인하여 다 말아먹고 금새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러다가 내 인생의 판로를 바꾼게 알던 형님의 주선으로 미8군 클럽에 취직이고, 마치 신중현 선생의 과거처럼 어깨넘어로 그들에게 여러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접하면서 오늘날 나의 뼈와 살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결국 나는 판돌이 일명 디제이라는 직업을 가지게 고 그 짓 하면서 여지껏 살아오는데, 최근에 삑사리(클럽에서 해고)가 나면서 찾은 곳이 이 곳 영갤과 소도이다.
  
영갤을 보면 많은 이들이 대인 기피증적인 성향으로 영화와 친해진다는데, 난 반대다. 대인 친화증적 성향이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난 늘 왕따이고, 닌자 거북이같이 기괴한 외모 덕에 또 뭔가가 무시당하는 내 행동덕에, 그래서 여지껏 장가도 못간 이유이고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온 거다. . 그러한 왕따이길래 유일한 나의 친구는 음악과 영화였고 음악과 영화만이 내가 살 길이었다.

하여간 다른 친구들은 다들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지만, 몇달전까지 파주의 한 클럽에서 디제이로 먹고살던 내가 해고당하면서, 막막했고 난 소도와 영갤을 우연히 알게되어 이곳에 보따리를 피고 살게된다.  나같은 사회 부적응자들만의 이런 옹기종기하면서 소박한 웹라이프를 공유하는 이 곳이 너무나 사랑스럽기에다.(물론 안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게시글을 봐라 거의 대부분 대인 기피에,  나같은 사회부적응자같은 문제있는 사람들 투성이다.- 동족의식까지 느끼게되면서 난 영갤과 소도의 죽돌이가된다.)

지금 오후 12시. 백수인 내 삶을 한탄하며 밤새 카세트 테이프 더블데크를 이용해, 음악을 만들었다. 예전에 청계천 상가에서 산 줄 하나 빠진 줄 5개짜리 일렉기타를 딩딩거리면서, 더블 데크를 이용해 테이프 두개로 믹싱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전자음을 입혀야 하기에, 그거랑비스무리한 효과를 내는  '멜로디온'을 불며 기타 소리위에 입혔다. 나름대로 만족이다. 여러분들이 생활할 점심시간에 난 이제 잠자리로 간다..

(오늘 왠지 멜랑꼴리하게 꼴려서 제 푸념과 인생에 관한 자서전 비스무리한 걸로 걍 써보고갑니다. 허접한 제 푸념 읽어주져서 감사해요)

출처: 영화/음악웹진 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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