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는 공익근무요원이 한 명 있다.

원래 두명이었는데 한 명은 도저히 못있겠다며 뛰쳐나갔다고..

공익으로서 하는일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평판은 매우 좋지 않은것같았다.

일을 시켜도 매우 비협조적으로 나오는데다가 억지로 시켜봐야 대충대충 해치우고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그냥 놔둔다는 식이다.

 평판을 잘 믿지않지만 주변사람에 관심이 많은 성격이 아니므로

그냥 그러려니 하고 거의 엮이지 않고 있었다.

5월달에 들어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어쩔수없이 일손이 부족하게 되었다

남에게 부탁하긴 싫지만 도움을 청할 사람이 공익 뿐이라 어쩔수없이 부탁을 하게되었는데

시작부터 매우 날이선 반응을 보여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내가 나이가 한참 많으므로

이야기는 해 볼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정색하고 나와서 이야기좀 해보자고 불러내서 캔커피 하나 쥐어주었다.

여차저차 이야기를 해보니 공익은 입장은 - 주변사람들이 자꾸 자길 무시하고 하인 대하듯이 하는게 꼴보기 싫다는것이다.

그 사람들이 자길 먼저 그렇게 대했으므로 자기도 그렇게 대하는것이고, 그런 사람들과는 엮이기 싫다는 것.

아마 그럴것이다. 군인도 반 노예대하듯이 비하하는게 일상인데 공익이면 오죽하겠는가. 아무리 그러면 안된다고 스스로 생각하더라도

어쩔수없이 나오게 되는 말과 행동에서 피해의식이 생기지 않을수가 없을것이었다.

빨리 일을 끝내기 위해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듣다보니 처음부터 뒤틀린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쩌든지 말든지 모르겠지만 난 그러지 않겠다고 대충 마음을 가라앉혀주고 간단한 일 몇가지만 도와달라고 하니 똥씹은 표정으로 마지못해 알았다고했다.

단순 작업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몇가지 일을 던져주고 퇴근할때쯤에 확인을 해보니 속도는 느리지만 어쨌든 결과는 잘 나오도록 하고있었다.

이만하면 된것같았다. 

그 뒤로 다시 부탁한적은 없지만 어느정도 인사는 하고 잡담은 나누는 사이가 됐다. 나이나 인적사항같은걸 어느정도 파악하게 되었는데

사고방식이나 말 하는걸 듣고있자니 쓸대없이 날이 서있고 주변에 적대적인것 같아서 좀 답답하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앞서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남의 인생에 훈수를 둬줄 처지는 아니기에 잠자코 듣고만 있지만 친해질수록 별로 이야기가 하고싶지 않아진다.

나도 곧 이사람을 무시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