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에서 특정 조건을 몽땅 다른 조건으로 바꿔서 보았을 때 예상되는 결과의 차이를 marginal effect라 합니다.

정확한 marginal effect의 정의에 부합하진 않지만, 특정 종류의 직업 또는 학문이 사라졌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생각해 봅시다.

대한민국에서,
청소부가 사라진다면? - 도시는 쓰레기더미가 될 겁니다. 꼭 필요한 직업입니다.
수의사가 사라진다면? - 애완견 키우는 사람들 뿐 아니라 소 돼지 닭 등에도 큰 악영향이 생깁니다. 꼭 필요한 직업입니다.
정치인이 사라진다면? - 나라 운영이 안 됩니다. 모두가 욕하는 직업이지만 분명 민주주의 국가에 꼭 필요한 놈들입니다

그렇다면,
(양)의사가 사라진다면? - 어떨까요?
(한)의사가 사라진다면? - 어떨까요?

일단 저는 현대의학 의사므로, 그냥 의사라 하면 앞으로 "양의사"를 일컫는 걸로 해석해 주시구요.

의사가 사라지면 당연히 큰 재앙이 옵니다.

한의사가 사라지면 과연 우리나라 보건지표에 어떤 악영향이 생길까요?

이런 식의 가정을 하려고 들면, "양의사가 필요 없는건 아니고 당연히 필요한데 우리 한의사도 꼭 필요하고 서로 필요할 때 도우면 되고.." 이런 논리가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한의사가 모두 사라지면 나라꼴이 어찌 될까요? 저 위에 다른 직업군은 그 차이가 확연합니다. marginal effect가 국민편익을 저해하는 쪽으로 크게 나타난다고 전 표현하겠습니다. 따라서 상기 직업군을 없애면 곤란합니다.

한의사가 모두 사라지면 어떤가요?
애초에 한의사가 존재하지 않았던 노르웨이, 영국, 캐나다, 프랑스랑 비교해도 알 수 있겠지만.. 그냥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한의사들이 단체로 10년간 파업하고, 10년간 추가로 한의대 입학을 안한다 쳐봐요. 대한민국 보건지표중 어떤게 문제될까요? 감이 잘 안 오시면 그 자리에 의사나 수의사, 청소부를 대신 놓고 상상해 보시면 쉽습니다.

전 한의사가 없어질 때의 marginal effect는 보건지표가 향상되는 쪽으로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고대 중국인들과 한반도 조상들의 지혜중 일부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일선 한의사들의 처방도 일부 환자에게 효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원화된 체계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참사들- 한의원에 괜히 갔다가 꼭 필요한 진료를 놓쳐서 건강상태가 나빠진다거나, 불필요하고 검증안된 곳에 의료비가 낭비된다거나-을 고려해 본다면, 분명 "한의사가 없어지는 세상"은 국민건강에 plus로 작용하리라 확신합니다.

한의사가 그 존재가치를 스스로 입증하고 싶다면, 제가 위에 떠든게 헛소리임을 보이면 됩니다. 즉 대한민국의 의료이원화 덕분에 환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그 결과 양방에서 못하는 이런 걸 한방에서 "더" 잘 치료해 줬고... 이런 거요.

아래 "의안"글은 그걸 "간증" 즉 치험례보고 수준에서 보이려 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그건 아래 제 글에도 썼지만 가장 유치하고 낮은 수준의 증거입니다.
다시 쓰지만, 증거는 다음 단계를 거칩니다.

1. Meta analysis
2. RCT
3. Cohort study, Case control study... 등등
...
...
N. Case series, Case report
N+1. Expert's opinion

저아랫단계 찌끄러기로 백날 떠들어야 의사들 눈과 귀엔 헛소리일 뿐입니다. "한방으로 루게릭 완치 치험례" 뭐 이런 거면 몰라도, 한방으로 위염 치료 이런건... 그렇게 흔한걸 왜 치험례로만 보입니까? 한의학 돈 잘 벌고 잘 나가고 나라에서 돈 쏟아붇는 동안 대체 뭘 한 거에요?

통계수준으로 보여주세요.
그렇지 않는 이상, 한의사의 존재 이유는 "객관적으로" 없고, 오히려 해악이 더 큽니다.
이원화로 인해 발생하는 해악을 뛰어넘는 수준의, 한의사가 존재함으로 인햐 발생하는 국민건강의 이득을 보여줘야 할 겁니다.
통계화가 어렵다는건 너님들 사정입니다. 귀찮은 거지 불가능한게 아니자나요? 자기들 효용을 뽐내서 보여야 할 건데 귀찮다고 직무유기만 하면 단가요?

쓸데 없이 한의학에 쏟아붇는 돈을, 이미 그 이상의 증거수준으로 입증된 다른 현대의학 치료에 썼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얼마나 국민건강에 이득이 될까요?

한의학이 존재가치를 보이려면, 그런 다른 "입증된 치료"에 비해 더 우월함을 보여야 합니다.

그 우월함이 객관적으로 보여진다면 거기에 박수치지 않을 의사는 없을 겁니다. 여기 한까들도 진심으로 축하하고 같은 한국인으로, "환자를 보는"사람으로 함께 기뻐할 겁니다.

그럴 수 있겠습니까?

DCInside for iPh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