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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57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4.07 19:31:52
조회 205 추천 5 댓글 6

다다다다


구두소리가 긴박하게 들리고,


기자 "선배! 특종! 특종!"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중경일보 사무실. 

호들갑을 떨며 뛰어오는 기자에게 선배기자는 핀잔을 주었다.


선배 "야. 사무실에서 뛰지 말라고 몇번을 말하냐?"


기자는 핀잔을 넘겨버렸다.


기자 "그런 건 됐고요. 제가 엄청난 특종 물어왔어요"


자신의 말을 넘기면서까지 급하게 이야기 하는 기자. 

이런 경우는 처음이였다.

대체 뭘 물어왔길래 이러나 싶었다.


선배 "뭔데? 무슨 특종?"


기자는 가타부타 가방을 뒤적이더니 캠코더를 꺼내 영상을 보여줬다.

뜨거운 키스가 담겨있는 영상이였다.


기자 "몰래 찍어서 큰 카메라로는 못찍었는데. 아무튼 대박이죠?"

선배 "이 여자.... 은하그룹 외동딸이네? 근데 왜?" 


기자는 선배의 독촉을 무마했다.


기자 "묻지말고 계속 쭉봐요. 한홍난한테 키스하는 이 여자. 이 여자 자세히 보시라구요"

선배 "음.... 난 고개를 돌리고 있어서 잘 모르겠는데? 왜? 이 여자가 대박이라는거야?"


영상 자체가 홍난을 중심으로 찍혀있었음으로 

그녀에게 키스하는 여자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기자 "네. 대박이죠. 여기 저돌적으로 키스하는 여자. 이 여자 봐봐요"

선배 "누군데 그래? 뒷모습은 이쁘긴 한데..."


영상이 더돌았다. 키스를 마친 여자. 그녀는 돌아섰다. 

그리고 박력있게 차재국에게 말했다.


이연 "홍난이. 내 여자거든. 그러니까 차재국. 헛소리 그만하고 저리 꺼져"


보자마자. 듣자마자. 

단번에 알았다.

여자의 이름이 바로 떠올랐다.


선배 "어... 이 여자..."

기자 "네 . 송이연. 요즘 제일 핫한 배우"


아무리 정치부 기자라고 해도, 걸크러쉬 열풍을 타고 고공행진을 하는 송이연을 모를 수는 없었다.

캠에 찍혀도 그 미모는 바래지지 않았다.

그녀는 잔뜩 화난듯 보였다. 한홍난을 자기 여자라고 소리치는 모습은 아기새를 보호하는 어미새 같아보였다. 


그녀는 한홍난을 데리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를 이해준점장이 쫒아갔다. 

북적이는 인파에 의해 그 뒤를 쫒지 못했는지 캠코더의 영상은 이내 종료됐다.

그렇지만 이미 충분히 뒷 그림이 그려졌다.


선배 "야 이거..."

기자 "특종이죠? 찍자마자 바로 달려왔어요 흐흐흐흐"


웃는 기자에게 선배가 물었다.


선배 "다른 건? 사진이나 뭐 그런거 더 없어?"

기자 "당연히 많죠. 키스가 일어나기 전에 둘이서 한 데이트도 다찍어놨다니까요"


자랑스럽게 대포 카메라를 꺼내는데.

그 모습이 이렇게 이쁠수가 있다니.

이런 특종.

오늘만큼은 후배가 아니라 왕으로 모셔야 할 판이였다.


선배 "야. 기사 작성해서 위로 올려. 정치부여도 제목은 송이연을 중심으로 쓰고. 

      여배우 송이연. 은하그룹 외동딸 한홍난과의 열애 인정 이런식으로. 

      부제는 커밍아웃으로 달고, 속보, 단독입수도 달아놔 오케이?"

기자 "오케이!"


다다다다다닥


영상과 사진, 그리고 정황이 있는 기사가 순식간에 작성됐다.

주욱 한번 읽어보니 아주 좋았다.

둘은 기사를 위로 올려보냈다.


기다리길 잠시. 


상층부에서도 특종이라고 생각했는지 바로 재가가 떨어졌다. 

재가가 떨어지자 마자 인터넷에 뉴스를 올렸다. 

자극적인 영상과, 신빙성있는 사진들. 기사가 포털을 타고 널리 퍼지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자 "시.... 실시간 검색어 1위...."

선배 "많이 본 기사 순위도 1위다"


둘은 실성한 듯 웃었다.


기자 "흐흐흐흐흐흐"

선배 "허허허허허허"


결재를 맡은 부장이 다가왔다.


부장 "야 오늘 니들 먹고 싶은거 다 먹어. 법인카드로 쏜댄다 오늘"


기자가 깍듯이 말했다.


기자 "옙. 회식장소 예약하겠습니다"


선배가 말렸다.


선배 "앉아있어. 오늘은 니가 왕이니까 내가 대신해준다. 뭐 먹고 싶으십니까? 전하"


선배의 익살을 기자가 받았다.


기자 "김장군! 꽃등심! 꽃등심이 먹고싶구나!"

선배 "알겠사옵니다 전하!"


훈훈한 분위기. 

그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퇴근준비를 했다.



그 시각 외국계 기업 페토. 그들은 비상회의중이였다.

홍난과 이연이 찍은 왕자님 공주님 컨셉의 광고. 그 광고의 기업이 바로 그들이였기 때문이다.

이미 다 찍어버린. 언제 내보낼지만 보고있던 광고가 이렇게 되버릴줄은 그들은 전혀 몰랐다.

싹 다 갈아엎어야 하나 그런 논의를 하고 있었다.


회장 "무슨 일입니까?"


회장이 나타났다. 갑자기 소집된 회의에 뒤늦게 그가 도착한 것이다.

나이가 어려서 존댓말을 쓰는 그. 그런데도 왠지모를 위압감이 느껴진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회장 "무슨 일인데 비상회의씩이나 소집한 겁니까?"


회장이 다시 묻자 이사 한 명이 답했다.


이사 "아 그게...."


그는 회의내용을 모두 회장에게 말했다. 

말하면서도 노심초사했다.

회장이 화낼까봐 다들 두려워하는데....

그들의 걱정과는 달리 회장은 실실 웃고 있었다.


회장 "흐흐흐흐흐흐. 진행하세요"

이사 "네?"

회장 "진행하시라구요. 아니. 아직 광고계약 끝마치지 못했죠? 지금 당장 영상이라도 인터넷에 올립시다. 

      기자들 섭외해서 광고영상이 우리 회사 페이지에 올라왔다고 알리시구요"


그의 파격적인 말에 이사들이 놀랐다.


이사 "네?"

회장 "우리 기업. 안그래도 외국계에, 이번에 처음 들어와서 한국 사람들한테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런식으로라도 알려지면 좋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커밍아웃의 뒷 감당을 우리가 할 것도 아니고 말이죠"


이사가 조심스레 말했다.


이사 "그래도 한쪽이 그.... 은하 그룹 회장의 외동 딸이라는데...."

회장 "그게 뭐요. 계약했으면 광고 무조건 우리건데요 뭐. 그냥 내보내요 광고"

이사 "네.... 알겠습니다...."


이사들은 회의적인 표정을 지었지만. 

그와 반대로 회장은 자신만만했다.



-------------------



아침. 

차회장은 신문을 보고 있었다.


신문 '충격. 탑스타 송이연 커밍아웃!'

신문 '은하그룹의 재녀. 그녀의 수상한 삼각관계!'

신문 '기존의, 연인이라 알려졌던 이해준 점장은....'


1면을 장식하는 하나같이 자극적인 제목들에. 넘겨서 본 내용은 점입가경.

기사들을 볼 때마다 그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차회장 "에잉....쯔쯔"


꾸깃꾸깃


그가 신문을 구겼다.


차회장 "이 놈 이거 안되겠구만..."


왕비서가 물었다.


왕비서 "뭐가 말입니까?"

차회장 "해준이 그놈말이야! 여자나 뺏기고 다니고.... 알아서 한다고 하더니...."


왕비서가 차회장의 말을 정정했다.


왕비서 "알아서 한다고 한 말은 그거에 대한 말이 아니였습니다만..."


차회장이 눈치를 주었다.


차회장 "쓰읍...."

왕비서 "....."


왕비서를 조용히 시킨 그가 다시 말했다.


차회장 "그리고 말이야.... 뺏은 상대방이 하필이면.... 첫째 며늘아기일건 또 뭐냐.... 

        남들이 우리 집안을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어? 콩가루집안이라고 비웃고 다니겠지...."


첫째 며늘아기 송이연.

재국과 있었던 그간의 일을 생각하면 미안했지만. 이번 해준의 일은 생각하면 할수록 괘씸했다. 

뺏을 게 없어서 시동생의 여자를 뺏다니. 

말이나 될 법한 소리인지 몰랐다.


차회장 '그것도 여자가 여자를....'


정말.

어쩌다 이렇게 꼬였는지 모르겠다. 

첫째 며늘아기와 꼬인 일들은 이혼하고 나서 모두 끝났다고 여겼는데....

또 다시 이렇게 꼬여올 줄은 몰랐다.

그의 입에선 한숨만이 나올 뿐이였다.


차회장 "에휴...."


왕비서가 물었다.


왕비서 "점장님... 괜찮으실까요?"

차회장 "그 못난 놈이 괜찮든 말든! 에잉..."


말은 했지만. 

표정이 좋지 않은게 차회장도 해준을 걱정하는 듯 보였다.


그르륵 그르륵


못다한 말이 있는지.

그의 손엔 호두알이 굴려지고 있었다.



----------



연정 "저 앞에 있는 거.... 어떻게 못치우니?"


은하 그룹 회장실. 1층에 몰려온 기자들을 내려보면서 연정이 짜증을 냈다.


비서 "아까부터 가라고 하고 있습니다만.... 엄청 끈질겨서요.... 안끈질기면 기자가 아니겠죠.... "


비서에 대답에 연정이 한숨을 쉬었다.


연정 "에휴...."


저놈의 기자들. 대책이라고 해봤자.

그저 가만히 있는 것 밖에 없었다.

해명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장 자신도 어제 저녁에 기사를 보고서야 안 사실인데.

달리 할 말이 있지 않았다. 


으드드득


거기에 딸내미라는 애는 저녁동안 계속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았다. 

그래서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 할 수도 없었다.

맞는지 아닌지 알아야 뭘 어쩔텐데.... 

가슴이 답답했다.


연정 "지 필요할때만 연락하고 진짜.... 보는 눈 때문에 쳐들어갈수도 없고..."


참 지지리도 말 안듣는 자식이였다. 그러면서도 말썽은 다 부렸다.

자식농사는 고생이라더니. 자신의 자식농사는 보통 고생이 아니라 생고생이였다.


연정 '아니. 얼마전까지 이해준이라는 그 노마랑 잘 나가더니. 왜 갑자기 삐딱선을 타는거래?'


입에서 장탄식만 나왔다.


연정 "홍난이 걔는 어쩌다가..."

비서 "뭐.... 사랑에 이유가 있겠습니까.... 어쩔수 없는게 사랑이니까 다들 지지고 볶는거죠"


비서의 현묘한 말이 들렸지만.... 

연정은 귓등으로 들었다.


연정 "다리몽둥이를 뽀샤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내 옆에 앉혀놨어야 했는데.... 아이구야...."


뒤늦게 한탄을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일은 이미 일어났고. 

이런식의 현실도피는 좋지 않았다.

고개를 책상에 쳐박은 연정. 

비서가 넌지시 물었다.


비서 "과거 이야기야 해도 아무 도움도 안되구요.... 그래서.... 앞으로 어쩌시려구요?"


연정이 고개만 돌려서 비서를 올려봤다.


연정 "일단 이연인지 뭔지하는 걔부터 조사 붙이자. 걔 성격이 어떤지라도 알아야 나중에 봤을때 대비를 하던가 하지..."

비서 "참.... 뒷조사 좋아하십니다...."


연정이 당당하게 말했다.


연정 "사람 보는데 미리 알고가면 얼마나 편하니? 군말 하지말고 조사해"


비서가 대답했다.


비서 "네. 알겠습니다"

연정 "그리고 홍난이 옆에 파파라치 잔뜩 붙을텐데 그놈들은 다 치워버려. 

      어차피 내 딸인거 이제 다 아니까. 은하 이름 대면서 치워버리라고"

비서 "네. 알겠습니다"

연정 "어. 그리고....."


말하다가.

그녀는 홍난에게 이미 자신이 직원들을 몇 붙였던 것을 기억해냈다.


연정 "그런데 홍난이한테 붙였던 애들. 걔들은 뭐한거야? 일을 하는거야 마는거야?"

비서 "회장님이 알아보라 시키신 게 이해준 점장 관련된 것 아니였습니까? 그래서 보고를 안했다고..."


뭐? 보고를 안해? 

연정이 화를 냈다.


연정 "콱! 이것들을 그냥.... 아 뒷목...."


비서가 부축했다.


비서 "괜찮으십니까?"

연정 "후우... 괜찮아. 후우...."

비서 "오후... 스케쥴.... 취소할까요?"

연정 "됐어... 별일 아니니까. 근데 뭔 스케쥴인데 그렇게 쉽게 취소한다 만다 하는거야?"

비서 "아 그게.... 사실 취소하기 힘든건데.... 저희 그룹 지금 사정상..... 소곤소곤"


비서의 말. 

연정의 표정이 구겨졌다.


연정 "아... 망했네...."


그녀는 실이 끊어진 듯 의자에 묻혀버렸다.




---------------------------



제길 "축하하요"


이연의 집. 스케쥴이 있어서 승재와 제길이 와있었다.

축하하는 제길에게 이연이 물었다.


이연 "뭘 축하하는데?"

제길 "뭐긴~ 성공하셨잖소. 홍난누이 꼬시는 거. 축하하요! ㅎㅎㅎㅎ"


다 알고 있었단 말투로 말하는 제길.

이연이 놀랐다.


이연 "너희들... 알고 있었니?"


제길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제길 "야. 알고 있었슈. 그렇게 티가 나는디. 맨날보는 우리가 모르는 게 더 말이 안되죠잉"


승재도 동의했다.


승재 "네. 알고 있었습니다"


승재까지 알다니....

이연이 멋쩍은 듯 쓴웃음을 지었다.


이연 "그... 그렇게 티났니?"

제길 "야. 홍난누이는 몰라도, 이연누님이 홍난누이한테 빠져 있던건 진작에 알았슈. 

      그라서. 홍난누이는. 누님한테 마음 있대요?"


이연이 화사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연 "응.... ㅎㅎㅎㅎ 마음 있대 ㅎㅎㅎㅎ"


제길이 눈을 가늘게 떳다.


제길 "언제 꼬셧슈? 그 외박했던 날? 그 때 만리장성 쌓았슈?"


이연이 쿡쿡 웃으며 말했다.


이연 "음음.... 그 날 엄청난 일이 있었지 ㅎㅎㅎㅎ. 그리고 어제까지 해서... 살살 꼬시니까 

      넘어오더라고 ㅎㅎㅎㅎ"


이연의 의기양양함에 제길이 기겁했다.


제길 "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드만.... 아주...."

이연 "뭐. 어쩌라고. 나니까 꼬신거지. 너희들은 홍난이 어림도 없거든!"

제길 "자신감 보소...."


투닥대는 둘.

옆에서 승재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승재 "근데 그래도 괜찮은 겁니까? 오면서도 들었지만... 사람들 시선이...

이연 "아 됐어. 좋은걸 어떻해. 난 홍난이만 괜찮으면 아무 문제없어. 

      차재국 그인간이랑 이혼할때도 욕 엄청나게 먹었는데 이정도야 가볍지.

      내가 사랑하겠다는데! 지들이 어쩔꺼야!


그녀는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제길이 은근히 물었다.


제길 "기사 보니까 누님이 홍난누이 끌고 어디론가 갔다드만, 점장인지 머시긴지도 따라갔고. 어디갓었슈?"

이연 "어디가긴. 집에 왔지. 따라온 이점장이랑 홍난이 두고 싸우다가... 결국엔 내가 이겼고...."


승재가 물었다.


승재 "이기다뇨?"

이연 "아니... 이점장 걔가 홍난이가 내 집에 있는게 공평하지 않다고 하면서 홍난이 호텔로 돌려보낼라고 했는데.... 

      홍난이가 나랑 사는 게 좋다고 거부하더라 ㅎㅎㅎㅎ 그래서 걔 아무것도 못하고 갔어"


승리의 미소를 짓는 이연에게 제길이 물었다.


제길 "점장 가고 나서는 머했는디요?"


음흉함이 가득한 눈이였다.

그러나 이연은 제길을 구박하지 않고 순순히 질문에 답했다.


이연 "뭐하긴... 아무것도 안했다.... 홍난이.... 혼란스러웠는지.... 바로 가서 자드라....

      일찍 잤으니까.... 홍난이답지 않게 일찍 일어났지...."


아쉬운 모양이였다. 

에휴....

그녀는 부엌을 쳐다봤다. 

요리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



홍난 "언니~ 밥 다됐어요~"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밥과 음식들.

맛있는 밥을 다 지었다.

맛보기로 한 입.



크흐흐

맛있다.

내가 했지만 정말 맛있다. 

누구든 맛보면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맛있었다.

흐뭇한 웃음이 지어졌다.


홍난 "내 솜씨. 알아줘야 한다니까 ㅎㅎㅎㅎ"


식탁에 음식들을 하나씩 놓았다.

그리고 수저를 하나씩 놓으려는....


제길 "흐미... 아침부터 진수성찬을 다...."

승재 "많이도 했네...."


제길이와 승재가 왔다.

내가 지은 밥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홍난 '먹으면 깜짝 놀랄거다 ㅎㅎㅎㅎ 그런데.... 언니는?'


언니가 보이지 않았다. 

왜 안온거지? 

수저를 마저 놓으며 둘에게 물었다.


홍난 "언니는 어디가고 니들만 왔어?"

제길 "전화와서 전화받으러 갔쇼. 그래서 우리 먼저 먹을라고"


빨리 안오면 밥 식는데.... 


홍난 "식으면 맛 없는데...."


의기소침해졌다.

그 사이 제길이가 손으로 오이소박이 하나를 집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찰싹


제길 "아야..."


나는 엄포를 놓았다.


홍난 "내려 놔. 언니랑 같이 먹어야지!"

제길 "요거 하나만 먹으면 안될까요?"


찌리리릿


안돼! 당연히 안되지!

노려보면서 구박하려는데 승재가 말렸다.


승재 "그래. 이미 제길이 손에 닿았는데. 그냥 먹게 해. 내려놓는게 더 더럽겠다"

홍난 "그...그런가?"


확실히.... 저게 언니 입으로 들어간다고 상상하면..... 으....

그냥 먹게 하는게 낫겠다 싶었다.

내 얼굴이 찌푸려지던 말던. 

제길이는 오이를 맛있게 먹었다.


제길 "짭쪼름하니 맛있네 ㅎㅎㅎㅎ"


그 모습에 짜증이 난다.

언니한테 처음으로 먹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홍난 "에휴...."


의자에 걸터 앉아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남자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왠지 날 불쌍하게 보는 느낌이였다.


홍난 '왜... 왜 이래 얘들.... 내가 뭐 잘못했니?'


부담스럽게시리....

내가 물었다.


홍난 "뭐...뭔데 그렇게 봐?"

승재 "아니... 괜찮나 싶어서..."

홍난 "뭐가?"

승재 "한숨이 깊어 보이는게....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제길 "야. 아무것도 아닙니다잉"


그 말을 하고는 나에게서 불쌍한 시선을 거뒀다. 


홍난 "뭔데? 왜 말을 하다 마는데?"

승재 "아무것도 아니야"

홍난 "참나...."


얼빠진 나에게 제길이가 쑥 하고 다가왔다. 

뭐야? 이 자식... 왜.... 왜 다가 오는거야?

제길이가 말했다.


제길 "그래서. 어땟슈?"


음흉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홍난 "뭐.... 뭐가?"

제길 "뭐긴. 키스말이요 키스!"

홍난 "키...키스가 뭐!"

제길 "그라지말고~"


제길이가 계속 물었지만. 

나는 대답을 피했다.

말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웠다.


제길 "에헤이! 솔직하게 말해보슈. 스타중의 스타. 이연누님의 입술이 어땠냐고요"

홍난 "자꾸 부.... 부끄럽게 그런 건 왜 물어봐!"

제길 "아이~ 그라지 말고~ 얘기좀 해보쇼. 부드러웠슈?"


으... 집요한 자식...

자꾸 묻는 게 대답하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을 기세였다.

진짜....

살짝. 아주 살짝만 대답하기로 했다.


홍난 "그게... 말랑말랑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하고...."

제길 "또또또? 좀더 말해보슈"


찰싹.


제길 "으먀마마마마....."


언제 왔는지. 언니가 제길이의 등을 때렸다.

ㅎㅎㅎㅎ 꼴 좋다.

언니가 제길이에게 윽박질렀다.


이연 "우리 홍나니 왜 괴롭혀!"

제길 "아니 고것이 아니라.... 키스 물어보고 있었는디...."


언니가 제길이를 무시했다.


이연 "아이구 우리 홍나니. 부끄러워서 혼났지? 이런 파렴치한 놈한테는 일일히 대답해줄 필요없어요"


나를 쓰다듬었다.

히히히히.... 좋다....

절로 웃음이 나왔다.


제길 "묘하게 날카로운디? 평소의 이연누님이였으면 분명히 홍난누이 대화 엿들으면서 킥킥킥 웃었을건디?"


의외로 날카로운 판단이였다. 듣고보니 맞는 말 같았다.

내가 봐도 언니는 엿듣기를 좋아하는 타입인데....

언니가 날이 서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제길 "무슨 전화 받고 왔길래 신경이 날카롭게 섯슈?"


언니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이연 "차재국 그 인간 전화. 아침부터 구질구질하게 전화하잖아...."


명백히 싫은 표정으로 보였다.


나도 싫었다.

나에게 수치를 안겨주려던 사람.

첫 대면땐 그럭저럭 점잖은가 싶더니. 두번째 만남부터는 본색을 드러낸 나쁜 인간.


홍난 '생각만 해도 열받네....'


표정이 안좋아지는 나를 의식했는지. 

언니가 크게 밥을 떠먹었다.

토닥토닥 내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이연 "음 맛있다. 우리 홍나니! 결혼하면 틀림없이 참한 색시될거야 ㅎㅎㅎㅎ"


색...색시라니.... 그 무슨 말씀을....


홍난 "아하하하...."


제길이가 태클을 걸었다.


제길 "누가 데려가는디요?"


언니가 당당하게 말했다.


이연 "누구긴. 나지. 홍나니 내 색시할거야 ㅎㅎㅎㅎ"


그리고 나를 안았다.


홍난 '그... 그렇게 대놓고 말하면 어... 어떻해요....'


내 얼굴이 빨개지는게 느껴졌다.

별로 덥지 않은데도 이상하게 땀이 났다.


홍난 "아... 덥다 더워...."


부채질을 하며 언니에게서 벗어났다.


제길 "어마어마.... 이거이거... 홍난누이는 맘에 있고?"

홍난 "그.... 그게...."


대답을 못하겠다. 언니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제길이는 이미 내 대답을 들은 듯 말했다.


제길 "아이구 아이구... 아주 배배 꼬는구만.... 쌀이 익어서 밥이 됐네 엉?"


승재가 제길이를 떄렸다.


제길 "으이이이.... 와 따려!"

승재 "조용히 밥이나 먹어라"


의외의 포스. 눌려버린 제길이는 밥을 먹었다.

먹으면서 꿍시렁꿍시렁거렸다.


제길 "어쩌다가 이 제갈길이가 동네북이 됐는지...."


그 모습. 

약간은 처량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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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3월 7일이였으면 좋겠다.

한달이 왜 이렇게 빨리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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