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입대할 적만 해도 이xx 대선후보 사건이 터지지 않아

지금보다 공익,면제 비율이 높았을때 였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난 상근 대상이 되었지만 기어이 상근을 포기하고 현역으로 갔다오.

군생활 힘들고 고달프지만 견디어 내겠다는 신념과 남들 앞에 자부심을 가지며
당당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런데 그 포부는 전경차출로 인해 산산히 부서지고
허접한(?) 지방의 전경대로 갔수다.

90년대 중후반에도 구타 가혹행위는 상당했지만
전경, 의경은 도가 지나칠 정도였고....

그래 다 좋다. 남들 다 겪는 일 못 견딜게 뭐냐? 하고 버텼소.


전경 뽑힌 사람들 중에 나 처럼 현역 전방부대가서 고되지만 멋지게 생활해 보겠다는
결심하고 입대했던 사람들이 꽤 있었다오.

물론 전경이 더 편하다 좋다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대원들도 있었고....

허나 난 전경으로 오고 싶은 생각 전혀 없었소.
휴가나올때 당당하게 군복입고 부모님 앞에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전경이라니.....


초반에 선임들에게 시달렸으나 지방 경찰서로 발령받아서
한결 수월해진 군생활을 하다가 전역하게 되었고......


솔직히 전역하고 10여년이 흘렀지만
개구리 복을 입으며 국방부 소속 군인으로 복무하지 못한
한(恨)이 아직도 있다오.

나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었지만
전경 생활이 별로 큰 자부심이나 긍지를 심어주지는 못했소.

난 그저 당당한 국방부 육군 예비역이 되고 싶었을 뿐.


자원자들에 의해 편성되는 의경이 있었음에도
왜 전경을 뽑았어야 했는지 지금도 국가가 원망스럽다오.

전경이라는 이유로 색안경 끼고 바라보던 사람들도 여럿 있었고
멍청하거나 문제 있는 사람들만 뽑아서 전경보낸다고 놀리던 친구들도 있었고
그때마다 난 너무 억울한 생각도 들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흘러 그저 웃어 넘긴다오.

하지만 나처럼 정신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나의 출신이 역사속으로 사라지지만 전경이 폐지되길 간절히 바랬소.

내가 당한 억울함을 누군가 또 다른 사람들이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없어져야 한다고
기원해 왔수다.

물론 폐지 사유가 다르긴 했어도 전경 폐지는 정말 잘 된 일이라는 생각만 드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