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했다
먹고살자고하는일이고 나는 누구보다 내 일에
자부심이 있었다

컴본갤, 쿨엔조이, 퀘이사존
매일 용팔이라고 비하해도 아무상관없었다
오히려 저런애들한테 바가지를 씌울생각에
매일매일 통쾌했다

최저가로 시비거는새끼들은 거지충새끼라고
비웃어주면됐고
깍아달라고 지랄하는새끼들은 애미애비조차
거지인 병신이라고 생각하면됐다
as해달라고 지랄하는새끼는 그런건 유통사가
하는거라고 잡아때면 되는일이였다

통쾌했다
그리고 모든건 너무 쉬웠다

하지만 쿠팡이 생긴뒤로 용산에 오는 손님들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거지충들은 다 사라지고
어머니 손을 잡고온 중학생
용돈을 꼬깃꼬깃 모아온 초등학생
대학교를 들어간다며 노트북을 사러온 문과생

컴퓨터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뿐이였다

재포장한 8세대 cpu와
드라이기질한 냉납 그래픽카드 피시를 받고도
해맑게 웃으며 감사하다며 가게를 나가는
초등학생의 웃음이 잊어지질않았다

대학교를 들어간다는 문과생에게
한성노트북을 건네며 한국의 애플이라고 소개하고
300만원을 받았다
문과생은 너무나 해맑게 웃으며 대학동기에게
자랑할거라며 가게를 나갔다

갑자기 얼굴에 열이 오르더니
눈두덩이가 뜨거워졌다

빰을 타고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거울을 보니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눈물이 흐르지조차 모르게 무언가에 끓어오른 나는
가게 모퉁이에서 오열 하며 울었다

나는 그날이후로 용산일을 그만두었다

그날의 눈물을 지금에서야 떠올려보자면....
나를 믿는 사람을 속여야 먹고살수있는 직업...

그런 일을 한다는게 얼마나 슬픈일인지
나는 그날 깨달았다

나는 쿠팡친구로 일하고있다
로켓배송을 하며 한국의 새벽을 연다
손이 찍힌 기본어플로 택배가 무사히 도착했다는
문자를 고객에게 보낸 참이다

고객분께서 감사하다며 답문이 왔다
다시 내 눈에 눈물이 흘렸다

하지만 오늘의 눈물은
용산에서 그날의 눈물과는 달랐다
나는 힘차게 쿠팡택배차의 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