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랑 비슷한 부류였다
내력 좀 얘기하면 고딩때 공부 쬐금 잘하는 편에 속했어
모의고사 보면 반에서 10등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으니깐
수학은 누구보다도 자신있었고 나만의 성지였어
그런데 지방대 장학금 받고 가서 학점 1.7받고 타락의 시작이었지
그땐 무조건 놀았어 무조건
그리고 1년 하다가 휴학 했는데
집에서 맨탕 놀았어 반년을...
너 아버지에게 맞아봤니? 집에서 쫓겨나봤니?
돌같은 밥?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결국 군대는 보충역이라 못 가고 특례 들어갔는데
그때부터 아버지랑 화해하기 시작했어
지금은 아버지 회사를 나한테 물려줄 생각 할 정도로 ㅎㅎ
얼마전엔 전자사전까지 생일선물로 하시더라고
집에 와서 눈물이 핑 돌더라
물론 지금도 아버지는 나에게 나태하다느니 허무맹랑한 생각만 한다느니 잔소리는 하시지
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기대이고 사랑이다
아버지가 너에게 하는 이야기는 세상을 먼저 살아간 사람으로서 하는 충고와 같은거야
그런 충고를 누가 너에게 해주겠니
길거리 지나가는 사람이 너에게 해주겠니
학창시절 선생님이 너에게 해주었니
니 친구가 그런 이야길 해주겠니

잘 생각해봐라
면접 멋지게 보고 와서 회사 취직하면 아버지 태도가 얼마나 달라질지
물론 니가 생각한 범위보다 확연히 작을수도 있겠지
그럼 그 때 가서 다시 생각해보고 자살을 하던 반항을 하던 절망을 하던 마음대로 하란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