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 비밥』의 스파이크, 구 자 형
모처럼 스케쥴이 비었다며 흔쾌히 집으로 초대해 주신 구자형씨.
초인종을 누르자 가장 먼저 들려온 것은 개 짖는 소리.
구자형씨 댁에서 가장 열렬하게 환영을 해준 건 다름 아닌 올해 나이 13살의 쌘돌이였다.
이번 달에는 쌘돌이의 아버지 구자형씨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프로필>>
생년월일 - 3월 21일(음)
혈 액 형 - O형
취 미 - 모든 보는 것, 듣는 것, AV(덕분에 돈이 많이 들었음)
형제관계 - 3남 중 차남 가족관계 부인, (날)쌘돌이
성우데뷔 - 1992년 KBS 23기 성우
출신학교 - 숭실대 철학과
주요 출연작>>
젝스 in 「건담 W」 / 제로스 in 「마법소녀 리나」 백구 in 「하얀마음 백구」 / 웅&오박사&해설 in 「포켓몬스터」 정대만&양호열 in「슬램덩크」 / 베베파우 in 「바스토프레몬」 양전 in 「봉신연의」 / 나레이션 in 「꼬꼬마 텔레토비」
성우 종합 홈페이지 제작 중
뉴타입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을 들려주세요
구자형 요즘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녹음엔 SBS의 「춤추는 빅베어」와 「포켓몬스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완성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만, 요 몇 달 동안 KBS 성우 홈페이지 제작 일로 바빴습니다. 성우 협회의 저작 인접권 관련 일 때문에도 바뻤구요.
뉴타입 홈페이지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구자형 KBS 성우들의 목소리 샘플과 프로필을 제공하는 홈페이지입니다. 방송국이나 프로덕션의 PD와 같은 현업인들을 대상으로 성우 캐스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이 홈페이지 제작의 기본 목적입니다. 그리고 넓게는 성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소통의 창구역할을 기대하고 있어요.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많은 성우들이 '적극적인 자기 PR'에 대해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150여 명의 성우들이 기꺼이 목소리 샘플 녹음 작업에 참여해 주셨죠.
뉴타입 그런 게 생기면 국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시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애니메이션 PD들 중에 국내 성우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캐스팅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종종 뵈었거든요.
구자형 사실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국에서 PD가 캐스팅 하는데 성우 개인의 대중적인 인기나 지명도를 갖고 캐스팅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게임 같은 경우, 대중 인지도에 의해 섭외가 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거의 드문 경우고, 그 경우도 대중이라기 보단 소수 마니아라고 해야 할 것 같구요. 아직까지 캐스팅은 목소리나 연기력 같은 성우 개인의 능력, 그리고 그것을 개별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PD들에 따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의 성우는 아직까지 인기에 좌우되는 가수나 탤런트 같은 엔터테이너라고 보기 힘들죠. 사실 일본의 경우, 성우의 지명도를 통한 수익 창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캐스팅이 어느 정도 시청률에도 영향력을 갖고, 성우 개인 음반도 만들고, 무대 이벤트도 할 만큼..... 수요층이 있으니까 성우 매니지먼트도 가능하고, 홍보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또 인지도가 넓어지기도 하고...
뉴타입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되기 힘들까요?
구자형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환경이 일본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그런 엔터테이너로서의 성우를 지향해야 할지 여부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성우들도 제각각 생각이 다르구요. 무엇보다 국내 성우의 인지도는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뉴타입 그래도 우리나라에 성우 팬클럽도 생겼었다는 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구자형 글쎄요. 저도 '달빛마을'이라는 통신 동호회가 있었는데요. 그게 다 요 몇 년 사이 애니메이션 붐이 일면서 생긴 거잖아요? 「세일러문」이라던가, 「슬레이어즈」라던가. 그런데 현재 팬클럽 활동이 미비하게 된 것은, 그 이후에 뒷받침 도리 만한 작품들이 없었다는 것도 문제지만, 개인적으로는 성우들이 팬클럽의 회원들에게 이야기 거리를 주지 못한 것도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한 문화현상에 성우들이 잘 적응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죠. '성우'라는 이름의 종합 선물 세트
뉴타입 녹음은 어떤 쪽 일을 주로 하시는지?
구자형 오락 프로그램, 홈쇼핑 광고 멘트를 빼고는 다합니다.(웃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영화 더빙을 많이 하고 싶은데, 요즘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줄어서 아쉽습니다.
뉴타입 더빙 영화의 수가 적어졌다는 말씀이신가요?
구자형 예, 일반적으로 성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화 프로그램이 많이 줄었습니다. 영화 판권 가격이 높아진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방송 편성에서 더빙 영화수 자체가 줄어서겠죠. 지금은 과거에 비해 외화 시청률이 안나온다고 하더라구요.
뉴타입 외화 시청률이 줄어든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구자형 시청률이 떨어지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그 중 하나가 자막 문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20여 년 동안 비디오 테이프나 케이블 방송들을 통한 자막 문화에 익숙해져 있어요. 성우들을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노인이나 어린이 같이 자막 읽기 힘든 분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은 더빙 영화 보기 싫다는 사람이 아주 많아요.
뉴타입 원작 감상에 방해가 된다는 이야기죠?
구자형 하지만 그것도 어떻게 보면 넌센스죠. 그럼 자막 보는 것 때문에 화면 제대로 못 보는 것은 어떡합니까? 또 자막은 일상어를 압축해서 집어넣는 것이다 보니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그걸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뉴타입 독자분들 중에 있나요? 애니메이션을 우리말로 하지말고 일본어로 방송하라! 고 하는 분들이요. 아! 돌 날라 오는 것 아닌가? 다른 이야기할까요?
뉴타입 네(웃음). 하시는 일 중에서 연기 면에서 라디오 드라마, 외국 작품과 한국 창작물 녹음 중 어떤 작업이 제일 편하신지?
구자형 글쎄요. 사실 일할 때는 '분야'보다는 '시스템'이나 같이 일하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내용을 얼마나 재밌게 썼느냐, PD가 얼마만큼의 어레인지 능력, 통솔력을 갖고 있느냐, 같이 일하는 성우와 얼마나 호흡이 잘 맞느냐....이런 것들이 좋으면 시스템과 분야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아요. 좋은 사람과 일 할 때 제일 편하죠.
뉴타입 연기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다는 말씀?!
구자형 물론 특성은 있어요. 라디오 드라마 같은 경우는 스스로 설정을 하고 모든 상황이나 느낌을 목소리만으로 표현해내는, 창의력을 요하는 작업이라는 면에서 가장 어렵죠. 하지만 내가 한 것이 나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로 완성된다는 점에서 성취도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뉴타입 외국 작품과 국내 작품 중 더 쉬운 쪽은?
구자형 역시 옵티컬(기존에 녹음되어 있는 소리..예를 들면 일본 성우들의 더빙)이 있는 외국 작품 더빙일까요. 사실 녹음할 때 옵티컬 없이 더빙을 한다고 하면 더빙물이나 창작물이나 다를 게 전혀 없죠. 단 옵티컬이 있으면 성우들이 감을 잡기도 편하고 사운드의 볼륨도 참고할 수 있어서 시간 낭비가 많이 주는 거예요. 제가 봤을 때 옵티컬이라는 건 모스부호나 매한가지거든요. 뉴타입 언뜻 생각하기엔 연기할 때 옵티컬의 영향이 클 것 같은데 아닌가 보군요. 구자형 생각해 보세요. 「슬레이어즈」시리즈에서 저는 제로스를 했었는데, 제가 일본의 제로스 성우와 목소리나 말투가 비슷한가요? 그건 아니거든요. 그냥 제 나름대로 인물을 파악해서 연기를 했던 거죠. 사실 처음 제로스를 맡았을 때, 그 캐릭터에 대해서 받은 정보라곤 그림 한 번 본거 밖에 없었어요.
뉴타입 그럴 땐 어떤 식으로 캐릭터 파악을 하시는지?
구자형 저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과 캐릭터라고 생각되면 직접 찾아봅니다. 예를 들어, 「봉신연의」라는 애니메이션을 한다고 하면, 원작인 만화책 「봉신연의」를 먼저 읽는다던가....미리 준비해주는 PD가 있으면 정말 고맙고요.
뉴타입 원래 만화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구자형 좋아하죠. 요즘엔 만화만 자꾸 봐서 그런지 그림 없는 책이 잘 안 읽히더라구요. 「소년 탐정 김전일」같은 건 서른 번도 더 본 것 같아요. (웃음)
뉴타입 그럼 좋아하는 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면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도 하시겠어요?
구자형 음....저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를 좋아해서 그 작가 원작의 애니메이션엔 꼭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어요. 「몬스터」의 닥터 덴마와 요한은 1인 2역을 하고 싶을 정도로 둘 다 욕심이 납니다.(웃음) 아무래도 원작을 다 봤으니까 그 사람들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느낌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오디션」의 황보래용이나 류미끼 같이 이제껏 해볼 기회가 없었던 특이한 역도 해보고 싶네요. 아!「호텔 아프리카」의 엘비스도요. 물론 애니메이션이 나온다면의 이야기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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