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총선에 나왔잖소 광고까지 나오더라고 -_-;; 선관위에서 해산명령 떨어져서 해산된거요? 자진 해산이요? ---------------------------------------- 한국기독당 창당에 기하여 참 세월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지난 날 정치를 이야기하면 사탄에 놀아나고 있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떠들던 자들이 이제는 "소금처럼 온 몸을 던져 한국을 지키겠다"며 한국기독당이란 걸 창당했다. 알 만한 사람은 그들이 누구인지 다 아는 창당 핵심인물들이 "신령한 사람은 정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악마의 계략"이라고 말하는 걸 보니 참 세월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지난 날 유신정권에, 광주 학살정권에, 속이구 정권에, 삼당 야합 정권에 빌붙어 축복의 기도를 일삼으며 떡고물 주워 먹던 인간들이, 민족과 민중의 쓰라린 고통에 동참하며 몸을 던지던 진보적 그리스도인들의 정치참여에 진저리를 치며 공산당 운운하던 자들이, 교회는 정치와 분리되어야 한다던 자들이, 이제 목사 은퇴할 날 가까우니 늘그막에 "좌익이 나와서 한국정치 70%를 장악할 것"이라느니 "교회가 예산을 세워 정치권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느니 별 잡소리를 내뱉으며 정당을 만들었다. 기실 나는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를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 역시 정치든 경제든 참여의 정당성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치현장이 목회현장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리스도인의 메시지는 어느 현장을 막론하고 제한없이 들려져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가 하나님께 진실한가와 더불어 얼마나 인간에게 다가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어차피 정치란 인간의 일이기에 말이다. 모름지기 하나님 없이 인간이 어찌 존재할 수 있으며, 인간 없는 하나님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나님은 인간과 더불어 살기를 즐겨하지 않으시던가? 이런 점에서 보면 한국기독당이 내건 헌법 준수, 국민 삶 향상, 자유민주주의 이념 수호, 한미동맹 강화, 국민화합, 국민통합이라는 슬로건은 얼핏 정강정책의 구색은 맞추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들의 대변자였던 한나라당이 뿌리뽑혀 가는 이 마당에 수구 냉전의 분열세력이 또 하나 이 땅에 목을 내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긴 얼마전 효순이 미선이 추모에 대하여 별 해괴한 소리로 음해하다가 기도회니 뭐니 모여서는 "이 나라가 망하지 않도록 미군이 철수하지 않게 도와달라" 기도했던 그들이기에 하나님보다 미국을 의지하려는 심사야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 거짓 신앙으로 국민이 화합될 것이며, 국민이 통합될 수 있다고 믿는 걸 보니 그들의 수가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다만 초대교회의 그 피어린 물고기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턱 없는 그들이지만 기왕에 정당 깃발에 새겨놓았으니, 환골탈퇴하여, 큰 물고기 따라 죽으러 가는 작은 물고기로서 십자가 지고, 멍에를 메고 민족의 험로에 나설 것을 기대는 해보련다. 허나 무식이 극에 달해도 분수가 있지 정당을 창당하며 스톨을 장로에게 주었다는 데에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스톨이 무슨 멋내고 광내라고 걸치는 건줄 아는 정도의 목사들이니 내가 가서 일러줄 수도 없고! 한국에 정당 수가 수십여개가 되니 그 중 하나로 명부에 올라가 총재니, 고문이니 한자리씩 해먹으면서, 교회들이 헌금으로 정치자금을 내야 한다고 부질없이 강변할 터면 애초에 기대를 버릴 일이다. 행여 일말이라도 먹고살 궁리가 심사에 배어있다면 일찌감치 깃발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 이름 팔아서 명예를 사고, 예수 이름 팔아서 권력을 사려한다면 이는 한국기독당 뿐 아니라 이 나라 모든 그리스도인을 욕보이는 형국이 될 터이니 제발 교회에서 하던 버릇, 정치판에설랑 꿈도 꾸지 마시라. 기독교 이름 팔지 말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똑똑한 정치 한번 해 볼 요량이면 기대 못할 일 아닐 터, 노파심에 한마디 덧붙이노니 한국기독당이여 다시는 예수 이름으로 당을 짓고, 편을 갈라 민심을 쪼개놓지 말지니라. 2004. 3 25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주님의교회 목사 박찬희 --------------------------------------------------------------------------------- 그래도 기독당 총선에서 비례대표에서 1.1% (228,837표) 얻었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