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문신이나 할까 하고 혼자 중얼거림
동호가 놀라서 돌아보면
아니이...평생 안 지워지고 잃어버리지도 않고 좋잖아 ㅎㅎ
하고 씁쓸하게 웃는 진우
며칠전에 잠깐이었지만 기억 잃어서 길 잃어버릴뻔한 적이 있어서 불안해진 거겠지

진우야 이제 괜찮아질거다 그리고 내가 다 기억하면 된다 내가 진우 니 일에 관해선 포토그래픽메모리 아이가~ 하면
어휴 알았다니까아 ㅎㅎ 하고 웃으면서도 씁쓸해보이는 진우

그런 진우가 마음에 걸려서 다음날 미아방지 팔찌랑 목걸이 세트로 맞춰오는데
튼튼해야 한다고 자기 목걸이랑 비슷한 두꺼운 순금으로 해와서 커플템 돼버림
튼튼한 거라고 비장한 표정으로 채워주는 모습에 빵터졌다가
무겁고 아저씨 같다고 괜히 한번 툴툴댔다가
이름: 서진우
보호자: 박동호
위아래로 이름 새겨진 거 보고 우리 계약서 생각난다며 좋아함

근데 익숙하지 않고 불편해서 잘 때나 씻을 땐 벗어놓는데
이러다 이것도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그냥 몸에 새기면 안 되나... 하면
동호가 진우 이름을 자기 몸에 도배하는 건 괜찮아도
자기 이름을 진우에게 새기는 건 왠지 조심스럽고 미안해서
한번 하면 지우기 힘든데 진짜 괜찮겠나 물어보니까
당신은 어떻게 지울 생각부터 하냐고 어차피 우리 종신계약 한 거 아니었냐고
나 기억 잃으면 진짜 모른 척할 거냐고 진우가 울먹여서
결국 손목 안쪽에 내이름: 서진우, 보호자: 박동호, 연락처만 작게 새겨넣음

소독하고 관리해주는데 막상 진우 손목에 자기 이름 있는 거 보니 맘에 들어서
살살 쓸어보면서 웃으면
진우가 어우 아저씨 변태냐고 놀려서
억울한 박동호

진우 기분 좋은 날은 동호 이름 옆에 하트 그려넣고
화나면 개자식...이라고 썼다가 좀 심한가 싶어서 침으로 쓱쓱 지우고 화난 이모티콘 그려넣겠지
낙서 발견할 때마다 귀여워서 아저씨 씹덕사

가끔 동호가 진우 잘 때 진우이름 위에다
어디서 배워온 존잘, 세젤귀, 뭐 이런 단어들 써놓는데
내 손목이 무슨 낙서장이야?! 하고 어이없어 하면서도 지우지는 못하게 하는 진우

동호가 진우야 근데 세젤귀가 뭔지 아나 하고 물어보면
알면서도 모르는척 뭐냐고 물어보고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서진우라는 뜻이지! 하하하
하고 의기양양하게 대답해주는 아저씨가 웃기고 귀엽고
아는 뜻이지만 아저씨한테 직접 들으니 좋아서
오 그런 말은 언제 배웠어? 나보다 젊네~ 하면서 웃음 꾹 참고 맞장구 쳐주는 진우

진우야 아예 이것도 새겨버릴까? 우리 진우 귀여운 건 진리인데..하는 바람에
진우가 아 그만 좀 하라고 질색해서
얌전히 밥먹고 출근하는 박변

근데 박동호 등짝 용 고대로 진우 등으로 옮기면
옆구리랑 어깨까지 삐져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