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읽어본 사람들은 후반부를 주의깊게 읽지 않아서 위의 마지막 황제 고귀향공 '조모'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마의가 고평릉 사변을 일으킨 이후 위나라의 권력은 사마씨에게 넘어가서 그의 아들인 사마사, 사마소로 이어지게 되고, 사마소 시대에 위의 새로운 황제로 즉위한 사람이 조모이다.

그런데 고귀향공으로 불리는 것에서 볼 수 있듯 그는 시호가 없다. 아주 어린 나이에 죽었기 때문이다.

조모는 어렸을 때부터 카리스마는 조조와 같고 학식은 조식과 같다하여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다. 그리고 10대의 어린 나이에 황제에 즉위하여 그가 성년이 되어가자 사마씨에게 반기를 든다.

그런데 그가 황제이다 보니 아무리 허수아비라 한들 누가 함부로 나서서 그를 죽이지 못했다. 사마소의 신하 가충은 자신의 부하인 성제를 시켜서 그를 살해하는데, 성제가 망설이자 가충은 그를 부추겨서 황제를 죽이게 한다.

황제가 죽자,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사마소와 가충은 자기들이 부추긴 주제에 성제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그의 일족을 멸해버린다. 성제는 결국 이용만 당하고 버려진 것이다. 다른 역사에서도 이런 종류의 토사구팽 사례는 매우 많다.

지금 한국의 인싸호소인과 장X의 신 사태를 보면서 나만 이 일화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일부러 나서기 좋아하고 철없는 자에게 완장을 채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원한을 사게 한 다음에 결국 그 완장찬 녀석을 방패막이로 내세워서 자기는 슬쩍 빠져버리는 방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