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형제자매’, 그리고 ‘시누이’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고 ‘변형된 가족 문제’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자신의 출생비밀을 모르던 친형제와 친자매가 주축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가는 경우로 SBS ‘일지매’와 ‘애자언니 민자’를 꼽았다.

‘일지매’에서 일지매(이준기)와 시후나장(박시후)은 피를 나눈 형제였고 신분상승을 도모했던 시후는 어머니 단이(김성령)으로부터 자신의 출생비밀을 알고 결정적인 순간에 “나도 이원호의 아들이다”라며 일지매를 도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가족애를 보여줬다.

‘애자언니 민자’에서도 친자매를 통한 복잡한 가족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민자(차화연)와 애자(이응경)가 친자매일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채린(소이현)과 세아(송이우)가 친자매로 밝혀졌다. 25여 년 간 민자의 딸로 살아온 채린은 결혼을 앞두고서 이종사촌인 세아 때문에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아는 듯 했지만, 결국 알고 보니 애자의 딸로 밝혀진 것.

전혀 피가 섞이지는 않았지만 친형제처럼 가까운 인연에서 점차 앙숙으로 변하는 구도는 SBS 월화드라마 ‘식객’이 대표적이다. SBS 아침드라마 ‘며느리와 며느님’과 수목드라마 ‘워킹맘’, KBS 2 수목드라마 ‘태양의 여자’ 등도 이에 해당한다. ‘태양의 여자‘는 서로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피가 섞이지 않은 두 자매의 이야기이다.

‘며느리와 며느님’에서 이순정(문정희)과 김주리(김연주)는 동서사이로 등장한다. 주리는 부족함이 없는 집안에서 자라 승부욕도 강한데, 판사 마강민(정찬)을 만나 결혼하면서 고등학교 동창이자 앙숙인 순정과 동서 사이로 만나 신경전을 벌인다.

또 ‘워킹맘’에서는 직장 선후배 가영(염정아)과 은지(차예련)가 자매가 되는 사연이 있다. 가영과 은지는 부모님의 재혼으로 직장 선후배가 아닌 자매로서 만나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SBS 김영섭 책임프로듀서는 “극중 주인공들의 관계에 따라 생겨나는 에피소드들은 모두 다 큰 틀에서 보면 드라마의 영원한 소재이자 최고의 화두인 가족이야기이다. 최근 전통개념의 아버지, 어머니 혹은 형제 자매가 아니라 변형된 새로운 가족이라는 개념이 드라마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극중 긴장감 역시 새롭고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