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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계 인생썰]나도 푼다....스압실화.

34살(220.118) 2017.06.25 17:00:01
조회 9486 추천 22 댓글 18

안녕 난 올해 34살 아재야. 사실 글 써본적 한번도없는데 시갤 10년넘게 눈팅만하다보니 글하나 써보고싶어지네....


시계 인생썰 나도푼다.... 시계랑 연관지어서 인생썰풀어봤어 좀 스압인데 실화야


1. 지샥돌핀


내 첫시계다 고3때 처음샀고(수능대비용) 잘 차고 다녔다 이때는 디자인이니 뭐니 그런거 상관없이 시간만 잘나오면된다 하고 차고 다녔었다

아 물론 나 수능볼때는 전자시계말이 많아서 그냥 시계 안차고 갔고 수능장안에 큰 벽시계 기준으로 시험쳤었다 이 시계를 군대까지 가서 줄곧 찼었다

아이러니하게 해군이었지 돌핀이라는 이름답게... 근데 험하게 차고 잘 씻지도 않고 하다보니 녹이 조금 슬어서 상병 휴가 나오고는 버렸다 그리고 시계는 안샀었다



2. 세이코 스누피


군전역을 하고 복학을했다 학교는 그냥 지금은 이름이 바뀐 경X대학교 였다 문과였어

아무튼 복학하고 3개월은 신나다가 그 이후로는 뭐하고 살아야하나 막막하기도 했다 선배들도 취업잘 안된다고 하거나 중소기업들어가서 기까지 빨리는걸

보니 생각도 복잡하고 했다 그래도 난 허영심이 내 안에 내재되어있어서 늘 드라마의 잘난 젊은 사장이 되고싶었다..... 학점 유지나 겨우 하면서 졸업하고

내 생일이 졸업식날이랑 이틀밖에 차이가 안나서 졸업선물이라고 아부지가 시계좋은거 차라고 돈주신거에다가 조금 내돈 보태서 롯X백화점 가서 스누피를 샀다

사기전만해도 고민하고 와 시박시계가 뭐이렇게 비싸냐 했는데 결국 두달 시갤눈팅하고는 스누피에 만족해서 샀다 잘 차고 다녔다 문제는 사람들이 세이코만 보고

20~30만원대 시계인줄 아는게 좀 그랬다 이걸 계속 차면서 이력서도 넣고 하다가 중소기업에 들어가게 된다



3. 론진 하콘청판쿼츠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처음 6개월은 진짜 힘들고 박봉에다가 내가 이러려고 대학나왔나 생각도 들었다 왜냐면 하는일이 정말 대학안나와도 할수있는 일이었거든

인수인계 딱 3일만 받으면 숙련도의 문제일뿐 누구나 다 할수 있는 일이었다 봉급도 처음엔 백만원대에서 6개월지나자 190만원까지 올랐다

양재부근 회사였는데 아이러니한게 여기 회사대표님이 50대였는데 하루는 허름한 옷입고 빨간나이키운동화(아직도 생각난다)를 신은 30대중반정도로 보이는

머리염색하고 껄렁거리는 사람한테 먼저 웃으시면서 악수도 하시고 허허하시길래 뭐지했는데 알고보니 그놈이 건물주라더라 참나 양아치같이 생긴놈인데 저놈은

뭔복으로 이런건물을 가지고있나 싶었다 나중에 소문을 들어보니 건물이 3개인가 더 있다고했다 회사대표는 거의 30년동안 이 업계에서 일해서 회사 차려도 월세

내는 임차인일뿐이고 지금 내 눈앞에서 포르쉐를 타고 가는 양아치같은 30대놈은 건물주라니 정말 아이러니했다 그때 당시 그 건물주가 찬 시계가 서브마리너 청콤이었다

실물로 본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다이버시계는 장난감같다고 생각하다가 막상보니까 생각보다는 나아보였다 하지만 알다시피 시갤질하다보니 갓-서브 외쳐-서브 거리며

어느덧 다이버에 미치기시작했다 처음에 말했듯 급여가 인상되어 190만원이 조금 넘는 그달... 나는 론진 하콘을질렀다... 건물주 섭마청콤을 잊지못해 꼴에 청판을 샀다

오토는 무겁기도하고 불편해서 그냥 쿼츠로샀다... 오토는 이미 경험해봤는데 불편했기에



4. 태그 아쿠아300 청판 오토


론진은 2년동안 잘찼었다. 그러다가 이직을 하게되어 회사는 양재에서 강남으로 옮겼다. 아 그런데 강남이나 양재라고 해서 다 메이져회사만있는게 아니라 정말

듣도보도못한 중소기업이 골목골목에 진짜 많다... 오피스텔건물같은거도 회사처럼 쓰고있는곳도많고... 아무튼 강남에 모 중소기업으로 갔는데(경력직해준다고

해서 갔다) 월급겨우 210만원에다가 일하는 업무량은 양재회사랑은 비교도안되고 슬슬일하는거에 대한 권태기도오고해서 한달만에 관뒀다 그리고 그냥 놀았다

푹쉬었다 그동안 모은돈하고 퇴직금해서 해외여행을 다녔다 정말 내인생 최고의 휴양기였다(유럽2달+동남아2달+일본2달)

그러다가 마지막 일본에서 중고시계점에 갔다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중고시계 시장이 크고 잘되어있다 단 가격흥정은 잘 안된다.... 아무튼 거기에서 태그 아쿠아

300청판을 보고 결국 차고있던 론진도 처분함과 동시에 태그도 중고로 샀다..... 참고로 시계팔때는 똥값이다 나야 급해서 그냥 바로 중고점에서 바로 내꺼 풀러주고

거기 매물 집어왔지만... 아무튼 실사용기간은 몇달안된다고했고 상태도 좋았다 이걸 차고 생활하다가 귀국할때는 시계만 차고왔다 박스는 다 버림(왜그랬지 후회중)

한국에 다시 돌아왔는데 남은건 얇은지갑과 얇은통장이다 게다가 나는 삼형제중 첫째 장남이었기에 마냥놀수는없었다(동생들은 다 체대나와서 학원에서 선생을 하고있다)

우리집에서는 아버지가 조명관련업을 하고계셨는데 너 맨날놀지말고 이거 배우라고 하셔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5. 오메가 피오


일을배우며 하는데 진짜 힘들었다 뭐가 힘드냐면 일자체도 물론 육체적으로 힘들긴하지만 그거 말고도 일하는 업계의 사수이자 대표이자 스승이 아버지라는 사실이 좀 힘들었다

회사일을 할땐 솔직히 사람이 100% 일만할순없고 중간에 농땡이 치거나 뺑끼를 부리는데 이거뭐 아버지랑 같이 일하며 일을 배우다보니 뺑끼도 쓸수없고 회사일은 끝나고

집와서 오늘은 회사 쉬어요 하거나 퇴근이에요하고 빈둥거리면되는데 조명은 밤에도 일이있고 하여간 사수가 24시간 붙어있다 생각하면된다 스트레스가 많았다

조명설치도 직접 같이 나가서 하다가 철골에 시계 긁혀서 유리에 기스난후로는 시계 애정도 식어서 시계를 그냥 중X나라에서 팔아버리고 맨손목으로 다녔다 우울증에도 걸렸다

우리집은 아버지, 나, 동생두명 이렇게 사내남자만 4명이라 (어머니는 내가 중학생때 이혼해서 지방에 계심) 집 분위기도 딱딱하고 아버지랑 일을 다니다가 집에 같이와서

역시 같이 있다가 다음날 또 나가고 이런반복이 너무싫었다.... 아버지는 조명관련 작은 중소기업을 가지고계셨는데 직원이 총 10~12명정도되었고 그중 사무직원, 택배직원,

엔지니어 등등으로 구성이 되어있었다...(택배로도 다른업체에도 물건 보내고 그랬다) 나는 일단 그중 엔지니어일부터 조금씩 배웠었다 중간은 생략한다.....

아무튼 일을배우다가 조명가게를 하나 내었다 처음엔 그냥 네X버 같은데에 올려서 일반 구매자들이 구매하면 택배로만 보내는 걸로 했기에 경기수도권에 오피스텔 하나 

빌려서 거기에다가 사무실 차리고 사업자도 내고 했다... 알바도 구해서 같이 일했다 처음엔 매출이 적었는데 1년지나니까 고정 구매자가 늘어서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다.... 조금하다가 그냥 사업체를 다 팔아버리고 정리했다 뭔가 인생이 허했다 뭘해도 즐겁지가 않았다 그래서 롤렉스매장이나 들렀다 섭마...청콤....

비싼것도비싸지만 웨이팅을 해야한단다.... 2달걸린다길래 왜이렇게 많이걸리냐하자 검판은 1년이나 걸린다고 하길래 놀라면서 그냥나왔다....그리고 옆에 오메가에서

충동적으로 피오를 사게된다... 이제 작년이다.... 단단하고 좋아보이고 내가 덩치가 좀있는편이라...(188에 몸무게 80대) 내손목에 섭마는 작을거야 라며 자위를 하며

말이다...



6. 섭마 청콤


결국 우여곡절끝에 아버지 회사를 거의 물려받게되고(아버지는 거의 관리만하시고 내가 일을 다 하게됨 명함에도 이제 내 직함은 대표)

일을하는데 뭐 별로 인생이 재미가없다.... 매달 월세만 2천만원씩 내야하는데 건물주만 좋은일 시키는것같다(여기 건물주는 나이가 40대중반 그래도 여전히 내눈엔

건물주치고는 너무 젊다) 요즘은 작은 매장들도 개업하고 폐업하고를 많이해서 조명계에서는 일이 많은 시즌이긴한데 직구도 늘고 경쟁업체들도 많이 늘고 뭐 그래서

딱히 시즌인 철이 없어지고 있다 나도 다 정리하고 다른걸 하고싶은데 아버지께서 해두신 회사라 이걸 처분도 못하겠고 정말 복잡하다....

양재랑 강남에서 했던일은 사실 웹디자인쪽이었다... 디자인하는것도 좋아하고 뭐 그렇다... 어렸을때부터 꿈도 만화작가였다... 뭐 어쩌다보니 미대는 못가고 그냥

저냥 문과로 와서 대학도 그렇게 졸업했지만 그렇다고 이제 내나이 34살에 나 이제와서 미술할래 하악하악거릴수도 없는 노릇이고.... 괴롭다

게다가 그나마 돈만 보고 있었던 이 업계도 뭔가 회의감이 들고 내가 가져가는것의 몇배를 건물주는 그냥 가져가니(건물을 소유하기까지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그 나이에 시세 몇백억 건물주라면 상속이지 싶다...콧대도 높고 우리같은 임차인이랑은 말을 잘안하고 맨날 해외 놀러다녀서 얼굴보기도 힘들어서 못물어봄)

박탈감이 크다.... 게다가 아버지 회사가 가지고있는 빚도 고스란히 내가 짊어지게 된터라 이거원 이도저도 못하고 그냥 숨만쉬고 살고있다 연애는 중간중간

조금씩했지만 채 일년을 못가고 다 끝났다.... 지금은 솔로다 그냥 혼자 살고싶다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친구놈들은 결혼한애들은 애기보는 재미에 카톡에

아기사진으로만 도배하질않나 결혼안한놈들은 일만 하거나 아직도 취업준비...중이거나 해서 연락도 쉽지않고 ... 아무튼 결론은 인생이 재미도없고해서 

섭마 청콤 웨이팅 걸어놓고 왔다 피오는 이미 팔았다 맨손목의 미학으로 청콤이 올때까지 기다려야 겠다.... 인생썰 더 쓰려했는데 시계썰이 끝나서 뭐 없네....

그냥 나이값못하는 아재가 어깨짐이 무겁다 털어놓지도 못하고 제2의 사춘기가 와서 그냥 글하나 싸고 간다고 생각해... 밤엔 날이추워 이불들덮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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