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고라쿠엔 홀에서 나카무라 신스케가 신일본 프로레슬링 마지막 시합을 펼쳤다.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신일본 탈단을 발표하면서 나카무라는 고개를 숙였다.

세계최대의 프로레슬링 단체은 WWE로 간다는 힘든 결정을 내린 나카무라

신일본이 힘든 시기를 보낸 암흑기에 데뷔하여

신일본을 다시 끌어올린 1등 공신이자 슈퍼스타가 되었던 나카무라

이제 더이상 신일본은 자신이 없어도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뒤를 맡길 후배들은 많다.

그러니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탈단이었다.

메인 이벤트가 된 송별시합은 

나카무라 & 오카다 카즈치카 & 이시이 토모히로 팀 vs. 타나하시 히로시 & 고토 히로키 & 시바타 카츠요리 팀의 6인 태그매치. 

CHAOS로서 함께한 동료들이 나카무라와 함께 링에 오르고

나카무라와 가장 인연이 깊은 라이벌들이 반대편 코너에 오른다.

나카무라의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티켓 쟁탈전은 매우 격렬했다.

옥션 사이트에서는 파격적인 가격이 붙고, 당일 입석표를 구입하기 위해 300명이 넘는 팬들이 줄을 섰다. 

준비된 티켓은 규정에 따라 200장이었으니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눈물을 삼켰다.

초만원의 열정적인 관객들이 나카무라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게 되었다.

나카무라의 '프로레슬러로서의 인연'들이 차례대로 등장했다.

때로는 동료로서, 적으로서, 라이벌로서 나카무라의 프로레슬링 인생을 빛내줬던

인연의 남자들이

그리고 나카무라의 테마곡이 울리기 시작하자

모든 관중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신스케!!!! 신스케!!!!! 신스케!!!!!!!"

엄청난 신스케 콜이었다.

평소의 조용한 일본 관중들이라고는 생각할수 없을 만큼 

나카무라의 등장에 모두가 가만히 있지 못했다.

신일본에서의 마지막 등장을 선보이는 나카무라!

가볍게 입장로를 달릴 생각이었지만 주위가 나카무라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나카무라의 가슴이 격하게 벅차올랐다.

평소보다도 더 고조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정이 깊은 CHOAS의 멤버들과 포토타임을 가지는 나카무라 

드디어 시작이다.

나카무라의 신일본 마지막 경기가.

긴장 하며 반대편 코너를 바라보는 나카무라가 

'역시 왔구나' 하고 씨익 웃었다.

나카무라를 상대하기 위해 나온건 평생 최고의 라이벌 타나하시 히로시!!!!

?????????

근데 고토가 코너로 타나하시를 말린다.

엄청나게 폭발적인 야유가 터졌다.

"훗, 그럼 내가...?"

은근슬쩍 상대하러 나오는 시바타 카츠요리

언제나 조용히 고고하게 있던 시바타도 누구보다도 나카무라와 마지막으로 싸워보고 싶다는 기분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런 시바타도 코너로 보내는 고토

"오카다 너 나와"

장내에 엄청나게 폭발적인 야유가 터졌다.

나카무라의 마지막 경기인데도 분위기를 못읽고 

자기 하고 싶을대로만 하는 고토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이것이 '고토 히로오키'라는 남자가 걸어온 삶의 방식이었다.

주위가 뭐라 하든 상관없다.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언제나 목표가 생기면 그 하나의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나갈뿐.

주위가 어찌됐든 나카무라가 어찌됐든 고토의 적은 오카다 한명 이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 

이것이 고토의 프로레슬링이었다.

그리고 오카다가 고토의 마음을 받아주기 위해 코너에 선다.

나카무라의 송별 시합이기 이전에 

이 시합은 오카다의 타이틀 매치 전초전이기도 하다.

일단은 이 시합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링이 울렸다.

고토에게 분노하는 관중들은 우렁차게 '오카다'콜을 외쳤다.

고토는 순식간에 공공의 적이 되어있었다.

고토의 강렬한 공세에 관중들은 엄청난 야유를 보냈다.

엄청난 야유가 들려오자 고토도 당황했는지 주위를 둘러보며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방심하다 오카다에게 반격당하는 고토

양쪽이 태그 하고 

이번에는 네버 무차별급 챔피언 매치의 전초전으로서 

이시이와 시바타가 들어온다.

이번에도 뜨거운 정면 승부를 벌이는 두 사람

그리고 타나하시가 시바타와 태그해 들어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관중들이 뜨거운 '신스케!'콜을 보냈다.

타나하시의 상대는 이 사람 밖에 없다 라는 듯이

모두의 소원대로 드디어 나카무라가 태그한다!

엄청나게 뜨거운 신스케 콜을 받으며 들어오는 나카무라

타나하시도 신스케 콜을 유도하며 

관중들을 고조시킨다.

타나하시와 나카무라.

암흑기 시절부터 시작한 13년간 

신일본을 지금의 위치로 이끌어준 운명의 라이벌

두 사람이 서로를 도발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시바타와 함께 나카무라를 공격하는 타나하시!

공교롭게도 신 투혼 삼총사 세사람이 모두 링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카무라와 대치하는 시바타.

나카무라와는 신예 시절부터 사이가 좋지 않기로 유명했고, 과거 시바타가 신일본을 탈단한 이유 중 하나가 나카무라의 존재였다.

그런 앙숙이었던 두 사람이 대치 하자 긴장된 분위기가 흐른다.

그런데...?

나카무라의 도발 포즈를 따라하는 시바타!!!

나카무라의 고별 매치는 시바타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시바타가 강렬하게 나카무라의 마지막 경기를 빛내기 위해 특별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시바타의 마음에 바로 되갚아 보답하는 나카무라!

CHAOS의 동료들이 긴밀한 유대 관계를 보여준다.

경기가 뜨겁게 흐르는 와중

또다시 고토가 나온다.

고토가 나오자 마자 엄청난 야유를 보내주는 관중들

고토가 무엇을 하던 간에 관중들은 엄청난 야유를 보냈다.

고토가 반격 당하자 겨우 환호를 보내는 사람들

이번엔 나카무라가 들어온다.

데뷔 동기인 고토와 나카무라의 마지막 모습!!

고토가 나카무라에게 반격하자 관중들은 또다시 엄청난 야유를 보낸다.

그리고 고토가 타나하시와 태그한다.

그리고 타나하시가 두번째로 나카무라와 대치한다.

나카무라를 바라본채 시합 도중임에도 타나하시가 무언가 말을 건냈다.

"나카무라. 힘내서 다녀와라!"

평생을 함께한 최고의 라이벌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아 

타나하시가 강렬하게 따귀를 날린다!!!!

그런 타나하시의 마음에 나카무라가 응수한다!!!

역시 라이벌 답게 뜨거운 시합을 보여주는 두 사람.

나카무라가 타나하시에게 보마예를 준비한다!!!

하지만 시바타가 드롭킥으로 컷!!!!

고토가 나카무라를 잡자 엄청난 야유가 나온다.

고토의 우시고로시!!!

그리고 타나하시의 하이플라이 플로우!!!

하지만 나카무라가 무릎을 들었다!!!

다시한번 보마예를 준비하지만

타나하시의 슬링 블레이드 반격!!!!

이시이와 시바타가 나카무라와 태그하여 들어온다!!!!

매섭게 이시이를 몰아붙이는 시바타!!

하지만 CHAOS가 반격한다!!

CHAOS가 척척 맞는 호흡을 보이며 훌륭한 연계를 보인다!!!

하지만 힘을내서 시바타가 반격하여 고토와 함께 이시이를 공격!!!

오카다가 들어오지만 타나하시에게 드래곤 스크류를 당한다!!

하지만 나카무라가 들어와서 어떻게든 반격!!!

6명 모두가 링 위에서 쓰러졌다!!!

하지만 힘을 내서 이시이를 제압하는 시바타!

이시이를 마무리 지으려고 하지만

오카다의 드롭킥!!!

그리고 나카무라의 보마예!!!!!!!

나카무라가 이시이를 일으켜주며 어시스트 한다!!!

마무리 짓는 이시이의 수직 낙하 브레인 버스터!!!!!

이시이의 핀폴로 나카무라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

자신의 마지막 경기임에도 자신이 떠난 뒤를 생각하는 나카무라는

자신이 아닌 이시이를 위해 마무리를 양보했다.

분이 풀리지 않는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오카다를 짓밟고 퇴장하는 고토

혼란스러운 순간에 

원래 나카무라의 벨트의 도전자가 되려고 했던 

케니 오메가가 등장했다.

자신과 타이틀 매치를 하지 않고 신일본을 떠나는 나카무라를 비난하는 케니 오메가.

그 순간 타나하시가 케니의 앞을 가로막았다.

"셧업!!!!!!!!!!!!"

케니의 말을 가로막은 타나하시에게 

관중들이 뜨거운 타나하시 콜을 보낸다.

"잘 들어라, 설명해 주지."

"슬프게도 나카무라는 오늘 마지막 시합이야. 알겠지!?"

"그러니... 인터콘티넨탈 타이틀!! 나 밖에 없잖아!! "

타나하시가 공석이 된 벨트의 타이틀 매치에서 

케니 오메가를 상대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타나하시의 어깨를 감싸며 

나카무라가 타나하시에게 자신의 뒷일을 맡겼다.

이미 서로 말하지 않아도 모든것을 알수 있는 라이벌이었다.

손짓 하나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타나하시가 나카무라의 마음을 전달받은채 퇴장했다.

그리고 소중한 CHAOS의 동료들인 오카다, 이시이와 포옹을 하는 나카무라

그리고 링위에 홀로 남은 나카무라가 관중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다.

"뭔가 말하는게 좋을까........."

"어떻게 할까나!!!!!!!!!!!!!!!!"

"신일본 프로레슬링, 싸웠던 선수들, 동료들, 그리고 응원해주신 여러분,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고, 단련해 왔던 나카무라 신스케를, 아직 본 적 없는 세계에 맞부딫혀 가겠습니다!!"

"레슬러로서 살아가는 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

"그러니! '이걸로 작별'이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이상입니다......"

"거짓말이다!!!!!!!!!!!!!!!!!!!!!!!"

"너희들!!!!!! 뭘 말할지 알고 있겠지!!!!!"

"대답은 이거다!!!!!!!! 이야오!!!!!!!!!!!!!"

나카무라의 당당한 마이크웍을 보면서 해설자가 외쳤다

"나카무라 신스케는 나카무라 신스케입니다!!"

"어디에 있어도!!! 어디서 싸워도!!! 나카무라 신스케는 나카무라 신스케입니다!!!"

신일본에서 자란 나카무라 신스케가 

신일본을 구해준 나카무라 신스케가 

이제 세계로 뻗아나가고 싶다고 하고 있다.

그동안 신일본을 위해 모든것을 바쳐서 뛰어왔던 그런 나카무라를 모두가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나카무라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고 

관중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퇴장한다.

그런데 갑자기 CHAOS의 동료들이 들어온다.

다시 나카무라를 링으로 올려보내는 CHAOS의 동료들

완전히 서프라이즈였다.

나카무라도 전혀 알지 못한 나카무라를 위한 CHAOS의 깜짝 이벤트

나카무라의 성공을 기원하는 나카무라를 위한 티셔츠를 입은채 

CHAOS의 동료들이 나카무라와의 마지막 시간을 가진다.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CHAOS의 동료들과 포옹을 나누는 나카무라

그리고 오카다가 더는 참지 못하는듯이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흘린다.

존경하고 신뢰하고 의지가 되어왔던 선배와의 마지막.

오카다가 더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만 울고 말았다.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 보는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CHAOS 동료들과의 마지막 포토 타임.

해설석에 있던 

쥬신 썬더 라이거도 

밀라노 AT도 울고 있었다.

나카무라도 더는 참을수 없는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관중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달하기 위해 

눈물을 꾹 참고 마이크를 든 나카무라

"가장 대단한건!!!!!!!!! 프로레슬링이다!!!!!!!!!!!!"

가장 대단한건 프로레슬링이다.

나카무라의 프로레슬링 인생에서 가장 빼놓을수 없는 그 말에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종합 격투기의 인기로 인해 

신일본 프로레슬링이 침체되어

프로레슬링 팬들이 열등감을 느끼던 그 시절.

모두에게 용기를 주었던 그 한마디

그리고 그 말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카무라가 했던 노력들을 모두가 알기에 

모두가 감동할수밖에 없었다.

말을 마친 나카무라를 무등에 태우며

나카무라가 드디어 마지막 퇴장을 한다.

그리고 1월 31일

나카무라는 신일본을 정식으로 탈단한다.

"지금의 마음이요? 처음으로 무직이군요 (웃음). 

모두와는 이것이 이번 삶에서의 이별은 아니지만, 이렇게나 사랑받고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기분 좋게 보내줘서 저도 그만큼 감정을 폭발시킬 수 있었으니 다음날엔 정말 마음 후련했습니다. 

자, 다시 가방을 열고 '다녀오겠어!'입니다."

신일본의 링에서 나카무라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이런 나카무라의 공백은 신일본에게 있어서 큰 손실이 될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프로레슬링이란것이 원래 그렇다.

누군가가 사라져도 결국엔 누군가가 그 공백을 메꾸게 되어있다.

그런식으로 프로레슬링은 다시 아무렇지 않게 돌아간다.

그리고 나카무라는 안심하고 떠날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의 자리를 메꿀수 있다고 믿을만한 동료들이 이제 많았고

그 뒤를 맡길 만한 당당한 후배도 생겼다.

그러니 이제 자기 하나 없는것만으로 휘청거릴 신일본이 아니라는걸

나카무라는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2016년 초 신일본 프로레슬링은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할수 있는 상황이었다.

신일본의 톱스타였던 AJ 스타일스와 나카무라 신스케를 한번에 WWE에게 빼았겼으며

신일본과 DDT 프로레슬링 2단체에서 동시에 활동하다가

힘든 스케쥴과 몸상태 때문에 견디지 못한 이부시 코우타도 프리랜서가 되며 탈단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신일본은 톱스타를 3명이나 잃었다.

걱정하지 않을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떠난 다는것은 

반대로 누군가의 기회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떠난 만큼

누군가가 새롭게 도약할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그 누군가가 그들의 공백을 메꿀지도 모른다.

혹시 어쩌면

그 이상을 보여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