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나오는 대사 인용한 부분 있는데 그것도 스포라고 생각한다면 뒤로가기

자둘에 이유도 모르고 울고 자셋하고 좋아서

왜 존도우가 좋은지 생각해봤어

극 배경이 미국 경제대공황인데 첫넘버 업앤다운이나 지금 우리 사회나 다를게 없어

일자리 없어서 힘들어서 투신하는 시민들 그걸 건조하게 보도하는 언론

부품처럼 쓰고 버려지는 사람들

두번째넘버인 앤 솔로곡 전에 앤이 하는 말 그대로 나도 한 적 있어

딴 거 할 돈은 있고 사람 줄 돈은 없어?


그런 시대를 사는 나에게 윌러비가 앤과 함께 해주는 말들이 너무 따뜻하고 듣고싶었던 말이어서 고마워

너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단 태도에 티슈처럼 뽑아쓰고 버려지는 일회용품 된 것 같아서 슬펐는데 많은 위로가 됐어

이 세상은 당신이 만들어냈다고
당신들이 모여 당신의 두 손이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은 드물었잖아

그 말 해주는 윌러비도 남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상황을 겪진 않았거든

그럼에도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실수해도 괜찮다고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된다고

당신은 당신 자체로 괜찮다고 말하는 윌러비가 고마웠어

영업하려고 글 쓰는건데 왜 내가 울고있냐 사연녀도 아니고ㅠㅠ

난 경쟁이 싫어

난 나 자체로 있고싶고 남들 밟고 일어서고 싶지않아

내가 착해서가 아니라 그냥 싫어 그래서 어릴때부터 어른이 되는게 무서웠어

그런데 세상은 특히나 한국은 살벌한 경쟁사회잖아

특출나야하고 세상경험 적을 수 밖에 없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특별한걸 원하는

나도 여기 살고있지만 이상한 세상이라고 늘 생각하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드물었잖아

어짜피 사는 세상이잖아 적응해야지 어쩌겠어
그래도 다녀야지
먹고 살려면
입이 풀칠하려면
관극비
카드값

싫으면서 스스로 강요하고 만원전철 등떠밀려 들어가듯 살아갔던 세상을

존도우는 보고있으면 다르게 보게 만들어

자 봐

네가 만든거야

아름답지않아?

두려워하지마 네 손으로 만든거야

등 뒤에서 어깨 감싸고 보여주면서 따뜻하게 톡톡 두드리며 용기 주듯 밀어주는 느낌

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사람이 등 뒤에 있는 것처럼

누군가는 정신승리라 말할거고 자기최면일지도 몰라 세상은 여전히 각박하고 살벌해

하지만 윌러비가 하는 말들도 다 맞는 말이잖아

이 극을 보고 나가는 내가 한명의 존도우가 되어 나간다면 세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가지게 돼

그래서 좋은 것 같고 왜 존도우를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

나에게 필요한 극이었어

그동안 문화네 극이 그렇듯 호불호 갈릴 수 있어

자첫하면 이게 뭔데? 싶기도 하고

하지만 넘버 대사 듣다보면 훅 들어오는게 있어

반드시 봐야만 하는 극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번은 봐도 좋을 극이라고 생각해

위로받으러 한번 오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