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오랜만에 연뮤판에 돌아온 바발! 휴덕은 있으나 탈덕은 없다를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다.

관극 좀 안 했다고 생기가 없어질 일이냐. 사실 연뮤를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어두고 살기는 했지만 역시 돌아오니 관극..좋긴 좋더라..하아..탈출 실패..

여튼 오랜만에 보는 극인데 뭘 볼까 하면서 횽들의 후기글을 보는데 생쥐 후기가 좋은거야! ㅅㅌㅁㅇ이지만 내 본진도 나오고! 그래서 생쥐를 보기로 결정했어!

결과는 절반의 성공! 왜 절반의 성공이냐면...난 분명히..힐..링..극..이라고 보고 갔는데...끝나고 툐엠을 ㅇ0ㅇ... 이 표정으로 나옴.. ㅇ0ㅇ..

 툐엠 1관으로 들어가 툐엠의 과학적 단차를 지나 자리에 앉으니까 모래놀이 상자같은 무대가 있는거야! 뒷벽?에은 노을이 거의 끝나가는 저녁하늘이 보이고! 내가 원래 자첫할 때는호/불호, 전체적인 느낌 후기만 보고 가는 걸 좋아해서 무대만 봤을 때 아..이거 성공이다. 이건 됐다. 역시..횽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연극이 시작됐지. 무대 바닥에서 조지랑 레니가 나오고 좁은 무대에서 간단한 구조물로 여러 지형을 만들고 움직이는데 음악이랑 조명이 잘 어우러져서 둘이 급하게 도망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줌과 동시에 조지가 계속 레니를 챙기고 레니는 조지에게 의지하는 인물의 관계가 바로 보이더라고. 물론 특수한 장치 없이도 레니의 캐릭터상 둘의 관계는 파악이 수월했겠지만 초반에 그 도주 장면으로 처음부터 둘의 관계를 딱 알려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 호호호

 아니 근데 빙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없는거야...! 내가 봤던 빙의 최고 빙구 캐릭터는 마버킷에서 였는데 이번엔 아예 정신연령이 어린 캐릭터로 나오니까 진짜 와..못 알아볼 뻔.

그리고 튜는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저어기..언제야..세종에서..꽃이랑..아 뭐더라..라흐마니노프! 그거 할 때였는데 그 때 보고 번데기 발음이 좀 거슬려서 이후로는 쭉 피했거든? 근데 이번에 생쥐 볼 때는 정말 거의 안 거슬렸어. 번데기도 노력하면 고쳐지는거였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대단해.

아 다시 극으로 돌아가서

 조지가 레니를 타박하고 레니는 동굴가서 산다고 하고..쥐를 꺼내고.. 쥐를 줍고..아..그 장면 힐링..클라라 숙모가 잔뜩 잡아다 준 쥐를 악의는 없었지만 모조리 죽여버린 레니..이 이 때 쎄했을 때 눈치를 챘더라면..70분 뒤의 나의 멘탈은 좀 괜찮았을까..? 레니는 조지에게 토끼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고 조지는 수 천 번도 더 했을 "우리" 이야기를 해주고 둘이 별보고...행복했던 시간이었다..보면서 나도 저런 인생의 동반자가 있었던 것 같은 착각도 들고..미소 지으면서 봤다. 나한테는 네가 있고 너한테는 내가 있고 우리는 지옥에서도 함께할거야~~~~응..얘들아...꼭 그래줘..콩 통조림..맛있게 먹네..케챱..초반엔 계속 이런 훈훈한 마음상태로 관극을 했어. 그리고 쎄2로 조지가 칼까지 꺼내면서 충격 요법으로 레니한테 무슨 일 생기면 여기서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을 때..그때라도 무언가를 알아챘다면..하아.. 쓰면서도 착찹해진다...

증맬...튜...너무 잘하더라...하아..발성 짱짱하고...진짜 완전한 몰입 가능..레니가 클라라 숙모 이름 헷갈려 했을 때 그 상처받을 표정..내가 다 사과하고 싶더라. 튜..팬레터도 했었더라..? 지나간 캐슷은 잘 안 돌아오지만..질척대본다...

 캔디가 키우는 강아지가 악취를 풍긴다고 강아지를 죽이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걸을 수도, 들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게 없는 강아지의 처지와 신경써주는 이 하나 없는 캔디의 처지가 너무 닮아 있더라고..그리고 결국 칼슨이 강쥐를 죽였을 때는 인간은 증말 답도 없는 동물..멸종만이 답..이런 생각을 했다..

이렇게 쓰다가는 오늘 밤을 새도 다 못 쓰겠다.

 극을 다 보고 나니까 처음에는 조금의 불편함이 남더라고. 죽은 캔디의 강아지와 레니가 자꾸 겹쳐보여서. 레니는 조지를 만났을 때부터 주인처럼 조지를 따랐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자 죽임을 당했잖아. 슬림이 캔디에게 강아지를 총으로 쏴 죽이면 오히려 고통이 없을거라고 했던 말과 마지막에 토끼 우리가 있는 농장을 상상하며 행복한 얼굴로 총에 맞은 레니의 마지막 얼굴이 연결되기도 하더라고. 물론 그 피해가 살인이라는 용서받지 못할 범죄였지만. 근데 이게 계속 생각해보니까 앞뒤가 안 맞는거야. 캔디네 강아지는 자기가 저지른 잘못이 없잖아. 잘못이 있다면 강아지를 이용가치로만 보는 인간에게 있는거겠지. 하지만 레니는 아무리 악의가 없다고 할지라도 많은 생쥐들, 새끼 강아지, 심지어는 사람까지 죽였으니까 둘을 완전히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가 없더라고. 나도 보면서 자꾸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 레니와 그런 레니를 단지 나쁜 의도가 없었다는 이유로 자꾸 레니를 감싸는 조지를 보고..둘이 죽고 못 사는 관계인 건 알겠는데..그래도 생명을 죽이는건 겨우 말썽이라는 단어로는 설명이 부족하잖아..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죽은 쥐들이랑 강아지랑 컬리부인의 공통점은 단지 부드러운 촉감을 가지고 있는 것 밖에는 없는데..아..컬리부인..진짜...이렇게 또 한 명의 여캐가..남자 주인공의 서사를 완성시키기 위해..희생되고.. 심지어 컬리부인은 후회만 남은 과거에서 벗어나서 이제부터 진짜 자기 인생을 살아가려던 사람이었는데..근데 이렇게 파사사..하아..제일 아까운 인물이었다..

 그런데도 극장을 나섰을 때 마음이 찌르르 했던 건 이제 레니 없는 인생은 의미가 없어져 버린 조지가 레니를 직접 쏴야만 했던 그 상황이 이해가 가서 그런 것 같아.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는 인식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요즘도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의 원인이 되는 막연함을 해결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장애인을 전시까지 했던 그 시대에는 레니같은 사람과 그 보호자에게 평범한 삶은 얼마나 멀어보였을지. 애초에 조지도 레니를 어떻게 대해야 문제행동을 줄일 수 있는지 몰라! 그냥 둘이 넘치는 애정만 있어ㅠㅠㅠㅠㅠ레니의 행동은 바로잡기에는 너무 멀리 왔고 결국 씻을 수 없는 범죄까지 저질렀지. 그 때 총명한 조지는 이번만큼은 절대 레니를 감싸줄 수 없었다는 걸 알았을거야. 그리고 레니가 두려움에 떨며 안 좋은 기억을 안고 가는 것보다 행복한 기억이 마지막 기억이길 원했겠지. 만약 클라라 숙모가 쥐를 주던 때에 레니에게 생명은 단지 놀잇감이 아니라고 확실히 교육을 시켰더라면 마지막 장면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튜조지..진짜..눈물콧물..아...ㅇ으으으..심장 아파...튜조지..잘 살 수 있을까..? 불쌍해 죽겠어..

 나는 또 보면서..빙레니..가 진짜 아니..레니의 정신상태가 유아 수준이잖아.. 근데 유아는 배려나 양보같은 개념이 아직 잘 없잖아. 자기가 사는게 중요하지... 그래서 모래를 서로 옮겨줄 때도 보면 조지는 다 주는데 레니는 자기 몫을 나눠서 주잖아.. 숲풀에 숨어있다가 조지 만났을 때도 우린 이제 계속 함께라고..처음 본 날부터 클라라 숙모가 이제 우린 같이 있는거라고 말했다고..그러는데..아니 평소에는 클라라 숙모 이름도 곧잘 까먹으면서ㅠㅠㅠㅠ조지를 꼭 붙잡아야 살 수 있는 상황에서는 선명하게 기억하고ㅠㅠㅠ진짜 날 절대 버리지마 라는 말을 돌려 하는 것 같아서 너무 짠했다....진짜...앤데..애..하아...답답해졌어.. 

 또 생각해보면..튜조지는 레니 없이 잘 살 수도 있을 것 같아.. 캔디 아저씨랑 농장 사서 토끼도 만들고..하양이랑 흰색이 섞인 토끼도 여러마리 키우고.. 그 토끼한테 레니라는 이름도..아..그럼 그 토끼도 죽으니까 그러진 않겠다.. 그 우리 이름을 '레니의 토끼 우리' 이런걸로 짓고..왜냐면 마지막 커피콩 줬다나누는 장면에서 튜조지가 자기 손에 나눠진 반으로 나뉜 커피콩을 좀 착찹하게 보고 있더라고.. 아..내가 너무 세속적인걸 수도 있겠다..

분명 신나서 후기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끝은..숙연하게 끝나네... 아.. 내 후기글의 흐름..극의 흐름과 일맥상통하다.. 

만약 여기까지 읽어준 바발이 있다면..당신은.. 정말.. 이제 어떤 글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거십니다... 고마워요...!

일단 빙튜를 한 번 더 보고 나서 또 오든지 할게.. 그럼.. 바발들..내가 바발들 좋아하는거 그거..절대 잊으면 안..띀..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