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극이랑 1막, 2막 다 재밌게 잘 봤어.

의외로 막간극이 제일 취향인 거 같기도 해. 사실 내용은 별거 없는데 그냥 그 일본 중세틱한 분위기랑 음악이 맘에 들어 ㅋㅋ

막간극도 그렇고 1막도 그렇고 뭐만 하면 다 자기가 죽였대 ㅋㅋㅋㅋ

막간극이야 어차피 서로 '내가 먼저 죽일라 그랬어!' 하고 각자 정신승리(?) 하면 될 일이지만

1막같은 경우는 강도/여자/남편(?)/영매가 각자 주장하는 바가 있고, 누군가는 진실을 말하고,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혹은 모두가 거짓말을 하거나 모두가 조금씩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얘기를 한다고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모두가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말한다고 생각했어. 누구는 온전히 거짓말을 하고, 누구는 온전히 진실만 말하는 게 아니고.

여기서 내가 남편 옆에 (?)를 단 이유는, 어차피 남편의 주장이라는 건 영매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거니까 진짜 남편의 주장인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2막은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을 얘기하고 이런 걸 밝혀내는 게 초점은 아니고.

(너무 명확하게 신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딱히 거짓말이랄 걸 할 이유도, 상황도 아님)

진실의 '가치'를 논하는 이야기 같았어.

보통 우리는 진실은 가치가 있는 것, 거짓은 가치가 없는 것으로 분류를 하잖아.

근데 정말 그러한가. 오히려 진실은 우리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거나, 소수에게만 의미가 있고, 되려 거짓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순기능을 해 줄 수 있고, 큰 의미가 되어줄 수 있는 힘(좋은쪽으로)이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질문을 건지는 것 같았어. 

무튼 난 세 이야기 다 호였어 ㅋㅋ

배우들도 다 잘 했고.

맨처음에 유리아 배우가 나와서 완전 까만 머리 가발 쓰고 기모노 입고 노래하는데 음색도 성량도 다 너무 좋았고 외모도 일본 인형 느낌이랑 비슷해서 좋았어. 내가 막간극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되어준 유리아 배우 ㅋㅋㅋㅋ

박인배우도 자첫인데 노래도 연기도 다 잘하시더라. 개취로는 택시회사 사장님(1막 남편) 역할이 제일 좋았고. 근데 셋 다 좋긴 좋았어 ㅋㅋ

요정은 1막에서는 경비원 비중 얼마 없어서 이것도 배우 낭비극인가 싶었는데 2막이 완전 신부를 위한 극이더라. 왜들 요정 신부를 부르짖는지 알게 되었다 ㅋㅋㅋㅋ 

홀리하다는 느낌보다는 천진난만한 아이같은 느낌을 더 많이 받았지만 ㅋㅋㅋ 장난 좀 쳐보고 먹혀들어가니까 되게 좋아하는 어린 아이 같은 느낌.

그런 게 되려 저 사람이 지금 사기는 치고 있지만 순수한 사람 같다는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토로도 둘 다 좋았는데 개취로는 강도가 더 좋았어. 비중도 기자보다는 강도가 더 비중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강도가..ㅋㅋㅋ.. 같이 도망가자는데.. 같이 도망가고 싶..  아니.. 아닙니다..ㅋㅋㅋㅋㅋㅋ

근데 기자 할 때 기자가 찍고 있는 캠이 잠깐 화면에 비춰지는데 거기에 나온 정기자 얼굴이 겁나 토로⊙w⊙ (나름 안경을 썼음을 표현한 것임) ㅋㅋㅋㅋㅋㅋ 

모니카 이모가 섹시한 기자 드립을 칠 때 비웃음을 피해가지 못했지 ㅋㅋㅋㅋ

조진아배우는 영매가 진짜 쩔었고. 모니카 이모도 재밌었는데 영매가 진짜 워후.. 근데 진아 배우도 둘 다 좋았어.

대충 극 얘기는 이 정도 하고.

나도 어제 자리 불판 보면서 과연 내 자리가 좋은 자린지 어떤건지 고민 많이 했는데..

지금 표 들고 있는 횽들 있으면 고민하지마.

일단 표가 있으면 다 동등한 상황이니까.

딱히 좋은 자리도 없고, 딱히 나쁜 자리도 없어.

이게 약간 충무 블랙에서 중블이 빠지고 사블끼리 붙은 꼴인데 내가 등 보고 있을 때는 내가 저 반대편 사람들 부러워하고, 내가 얼굴 보고 있을 때는 반대편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고, 그게 계속 반복 될 수 밖에 없어. 씨왓이 전체적으로 내가 보이는 대로 믿는다는 모토로 만들어진 극이니까, 시방이 생기면 생기는대로 의미가 있는 극이라고 생각하거든. 지금 내가 못 보는 장면이 있고, 그로 인해 내 판단이 100프로 완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그게 나름 중요한 거 같아. 그래서 등짝미나 시방 같은 거엔 크게 연연하지 않기로 했어 나는.

만약에 나는 배우의 표정 하나, 디테일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이 자리 저 자리 다양하게 앉아보는 수 밖에 없어. 

근데 나를 등지고 앉아있는 씬에서도 말하면서 계속 뒤도 스윽 돌아보고, 다시 앞에 봤다가 다시 뒤를 스윽 돌아보고 이래서 마치 '내가 지금 널 등지고 앉았지만 이 씬 내내 널 등지고 앉진 않을테니 걱정 마' 하는 느낌이었음 ㅋㅋㅋㅋ

아 그리고 단차 걱정했는데 걱정한 보람.. 이 있는건지 없는건지..ㅋㅋㅋㅋ 단차 별로인 건 진실인데, 내가 이 진실을 마주함으로써 얻은 게 절망 말고 아무것도 없다!! 그럼 난 횽들에게 단차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거짓말로 자첫전까지 희망이라도 심어주어야하는 것인가... 난 진실만을 말하는 바발이니 진실을 말하겠어. 단차 별로야.

내 기억에 2막에 거지(회계사)가 많이 드러누우니 거지(회계사)를 보러 가는 횽들은 앞으로 전진 전진 

그리고 1막이었는지 2막이었는지, 아니면 둘 다였는지, 나름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자기 주장할 때 영상 화면에 사람 눈동자 안에 해당 배우가 들어가있고, 그 눈이 서서히 감기고, 뭐 이런 연출도 있었는데 내가 영상보다 무대 위주로 봐서 그것도 꽤 나중에 깨달았어. 자둘 하게 되면 영상이랑 좀 더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보고 싶어. 

짧게 쓸라 그랬는데 또 주절주절 쓰게 되었네 ㅋㅋㅋㅋ

암튼 재밌게 잘 봤어.

궁금해서 반대쪽 블럭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어. 텀은 좀 두고. 

주절주절 후기 읽어줘서 고마워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