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양이 새끼가 아니라 비글 새끼를 주웠다. 진짜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하는 내내 전쟁이였음

내가 시력이 진짜 개 나빠서, 안경 없으면 전방 5cm도 제대로 안보이거든? 진짜 안경 맨날 있는 자리 없으면 찾기도 힘듬.

자기 전에 항상 침대 머리 위에 있는 선반에 올려 놓고 자는데 일어나니까 거기에 안경이 없더라.

출근 해야 하는데 방을 다 뒤집음. 안경 어디있었게?

컴퓨터 책상 밑에.

내가 이요랑 5년을 살았는데 내 안경이 침대 밑에 떨어진 경운 있어도 반대편 책상 밑으로 간 적은 없었다.

겨우겨우 안경 찾아서 쓰는데 '다라라라라라라락' 하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우리집 방바닥에서 저런 찰진 소리 날 수 있는 줄 몰랐음. 그래서 뭐지 하고 돌아보는데 와장창 소리 나면서, 책상 위에 있던 스탠드가 바닥으로 떨어짐.

솜털놈이 책상위에서 흠칫 하더니 뛰어 내려서 또 방을 가로지르며 뜀.

으악 시발! 하면서 애들 다칠까봐 깨진 전구 포함해서 치우고, 솜털놈은 옆에서 이요 부여 잡고 와르르릉 하면서 레슬링 하고 이요는 받아 주고.

근데 지 힘으로 안되니까 컁컁컁 거리다가 빠져 나와선 또 우다다다다.

왜 나 출근 할때 이러는건데!!!

버스 오기 까지 10분 남았데서, 씻는것도 다 포기 하고 스타킹 신고 급하게 나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솜털놈이 내 다리 덮침.

ㅅㅂ.... 스타킹 그대로 찢어짐. 개빡.

"야!!" 하고 소리 지르는데 이미 화장실로 들어가서 안보이더라. 개객기. 내가 주운게 고양이가 아니라 비글새끼였다니.

가까스로 집 나서는데 팔뚝이 욱씬 거려서 보니까 내 기억에 없는 스크래치가 4~5개 나 있더라. 나 잘때 습격했냐.

이요 키울때 보다 상처가 배로 나는 느낌.

이요야... 이요야 니가 효자였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니가 얌전한 편이였어 시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비글새끼 놀아 주면서 힘 빼는것도 한두번이지 진짜 나 집에서 따로 일도 해야 하고 바쁜데

어허헝 허어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

저래 놓고선 잘때는 집어다 옮겨도 절대로 안깬다? 한번 잠들면 안깸.

안깨겠지 ㅅㅂ 저렇게 뛰 댕기는데 피곤하겠지 ㅅㅂ

원래 아깽이들 이렇게 노냐. 아니면 솜털놈이 유난스러운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