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 대신 박건우 선발

2년전 '프리미어12' 때도 8명

두산팬들 '국민 노예팀인가'

구단 '선수들 國代 강한 의지'

'두산은 정녕 '국노(국민 노예) 팀'인가요.'

20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팬들 사이에선 이런 볼멘소리가 나왔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이날 '오는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하기로 했던 추신수(텍사스) 대신 두산 박건우를 선발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다. 김인식 WBC 감독은 '박건우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KBO는 'WBC 조직위원회가 지난 18일 '추신수의 대회 참가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두산 팬들이 '국가대표 무더기 차출'을 걱정스럽게 보는 건 이유가 있다. 박건우를 포함해 이번 WBC 엔트리(28명) 중 7명이 두산 소속이다. 전체 선수단의 25%를 차지한 셈이다. NC와 KIA, 한화가 각각 3명씩 그 뒤를 이었다.

팬들은 시즌 전 치르는 대회에서 선수가 부상당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에선 'WBC를 치르고 시즌을 시작하는 두산 선수들의 체력이 걱정이다' '팀별 선수 차출 할당제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2006년 1회 WBC 대회 당시 두산 김동주(은퇴)가 1라운드 대만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그해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2015년 11월 프리미어12대회(한국 우승) 당시에도 28명 중 8명이 두산 소속이었다. '국대(국가대표) 베어스'란 말이 처음 만들어진 게 이때다.

올림픽·아시안게임과 달리 WBC나 프리미어12 같은 국제 대회에선 좋은 성적을 거둬도 병역 특례 등 혜택이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두산 선수들이 죽어라 뛰어서 공(功)만 쌓고 정작 아무런 혜택은 못 받는다'는 말까지 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출전이 결정된 두산 선수 7명 모두 경찰청·상무 야구단에서 병역을 마친 '군필자'이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 부상 문제는 구단에서도 예의주시하는 부분이지만, 선수들이 국가대표로서 국제 무대에 나서는 것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http://m.sport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023&aid=0003248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