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드라마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했을 당시 김현주를 처음 만났다고 들었다. 세월이 흘러 상대 배우로 다시 만난 소감이 어땠나.

부담은 많이 됐다. 저한테는 큰 존재였다. 내가 막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도 톱스타였고 이런 사람을 상대배우로 만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많았다. 또 흔한 연상연하 커플이 아니라 등대 같은 역할이기 때문에 우직해보여야 한다는 부분에서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호흡은 워낙 좋았다. (김현주가) 워낙 연기를 잘하고 상대 배우와 호흡을 잘 맞춰주는 베테랑이다. 다음 작품에서도 이런 상대 배우를 또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내가 운동신경이 없다보니 자주 넘어졌다. 행동 실수를 많이 해서 (김)현주 누나가 많이 우스워했다.(웃음) (김)현주 누나와 (박)한별이와 나는 대사를 잘 외우는 편인데 (지)진희 형은 대사를 잘 외우지 못하는 편이다. 내가 너무 잘 외워서 하면 \'정이 없다.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하더라. 진희 형이 NG가 나도 \'네가 옆에서 시끄럽게 해서 그래\'라고 귀여운 핑계를 댔다.(웃음)

-실제로 최진언과 도해강의 달달한 장면들이 나오면 실제로 질투심도 났나.

당연하다. 중간에는 아예 그런 장면들이 나오면 안 봤다. (김)현주 누나가 오면 농담 삼아 \'둘이 뭐하고 왔냐\'고 했다. 집에 늦게 들어오면 \'기다렸는데 왜 이렇게 늦게 왔냐. 뭐하고 왔냐. 내 눈 똑바로 쳐다봐라\'고 장난도 쳤다. 마찬가지로 (지)진희 형 역시 그랬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극중 설리를 연기한 박한별과는 동병상련도 느꼈겠다.

(박)한별이가 촬영하면서 \'정말 눈물날 뻔했다\'고 할 때마다 \'기다려봐. 내가 진언이 처리해주겠다. 조금 있으면 나올 거다\'라고 위로해줬다. (웃음) 그랬더니 정말 백석이 진언이를 때리는 장면이 나오더라. \'내가 오늘 제대로 때려주고 오겠다\'고 말하면서 장난도 쳤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나 보다. 밤샘 촬영도 없었다고 들었다.

누구 하나 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낸 적이 없었다. 다들 유쾌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현장이 정말 재밌었고 화기애애했다. 촬영도 12시를 넘어본 적이 없었다.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신 게 머릿속에 정확한 콘티가 있다. 집중해서 정말 필요한 분량만 찍는 데도 완성도가 있다. 배우들이 지치지 않도록 해주신다는 것은 정말 감사드릴 일이다. 농담 삼아 \'감독님이랑은 천회도 찍겠다\'고 했을 정도였다.

-드라마의 고정 시청층이 두텁다 보니 화제성은 높았으나 상대적으로 시청률 수치는 낮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없었나.

시청률이 대박나고 드라마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늘 희망하고 항상 소망하는 일이다. 하지만 시청률이 저조하다고 해도 한 분이라도 열심히 봐주신다면 열심히 찍어서 내보내야하는 의무가 있다. 다행히 드라마를 끌고가기 보다는 막내라인에 속해서 항상(김)현주 누나와 (지)진희 형이 분위기를 복돋아줬다. 의연한 모습으로 연기에만 집중하는 모습들이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