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코치가 베네수엘라에 완승한 뒤 알제리전의 악몽을 언급했다.

신 코치는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3-1로 이긴 뒤 "한국과 알제리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보면서 느낀 문제를 푸는 생각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에게는 미안한 말일 수 있으나 당시 경기를 보면서 나는 상대를 앞선에서부터 압박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신 코치가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 공격수 5명을 전방에 포진하는 4-1-2-3 전술 대형을 가동했다.

스리톱 포워드와 두 명의 2선 공격수는 수비 때는 상대의 골키퍼,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 결과는 상대의 공격 활로를 차단하고 한국의 상대 뒷공간(골키퍼와 수비진 사이) 침투를 늘리는 효과로 나타났다.

신 코치는 "상대를 앞에서부터 강하게 눌러보겠다고 생각했다"며 "짧은 시간이 이를 선수들에게 주입시키기는 어려울 수 있었으나 이는 결국 승리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알제리전을 보면서 구상한 해법을 실제로 시도해볼 기회가 찾아올지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알제리와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에 무기력하게 물러서다가 상대의 파상공세에 속절없이 무너져 2-4로 완패했다.

신태용 코치는 오는 8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도 당당히 앞선에서부터 맞붙는 경기를 시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신 코치는 "물러서는 것은 결국 상대를 무서워하는 것인데 안방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두려워하지 않겠다"며 "우루과이도 오늘처럼 앞에서부터 강하게 눌러주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참패를 겪은 뒤 이날 베네수엘라를 꺾으며 팬들의 울분을 어느 정도 달랬다.

신 코치는 "월드컵 뒤에 열리는 첫 평가전이라서 부담이 컸다"며 "선수들이 살아있는 눈빛으로 팬들에게 뭔가를 보여준 것 같아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