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면 건설적인 담론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댓글 달고 지나갑니다. 위에 어느 분이 말한대로 후크와 포인트 안무로 대변되던 기존의 걸그룹 노선에서 탈피한건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자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가장 최근 곡인 I got a boy는 저한테는 정말 신선했어요. 이 곡은 포인트를 묻는다면 다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훗 이후의 소시가 그 팀 자체적으로 저변을 넓혔다는 방증이 된것 같고요. the boys는 과감하게 I got a boy를 선택하고 도전할 수 있는 것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the boys 무대를 좋아해서 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the boys 만큼은 언뜻 평범하고 다소 무거워 보이지만 어디에도 없던 타입의 무대라고 생각해요. 컨셉도 맞춘듯 완벽하게 들어 맞았고... 일본에서 공연한 paparazzi라는 곡이 춤, 노래, 의상, 뮤직비디오가 혼연일체가 된 곡이라면 그것의 한국 버전으로 the boys가 서있다고 봅니다. 두 곡 중 무엇이 먼저 나온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소녀시대는 제 갈길을 가고 있다는게 딱 맞는 말인것 같을 정도로 일련의 도전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데 다만 그것이 우리나라 음악씬에서 혹은 이른바 대중가요에서 \'걸그룹\'에 기대하는 바와는 다를 뿐이겠죠. 저는 어느 것이 우위에 있고 열위에 있는 개념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각자 취하여 수용하고 소비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노래의 생경함에 비해 보고 들을 기회가 적었던 I got a boy의 경우 오히려 초반의 엇갈린 반응을 비롯한 파급력 있는 논의가 새로웠어요. 구리네 하는 단순한 반응부터 그야말로 프로그레시브하다는 견해까지 이 노래를 둔 논의의 스펙트럼은 의외로 넓었죠.         .39          *

ㅇ        게다가 소녀시대가 갖는 위치라던가 특수성까지 결부되니 극단적으로 갈리는 논쟁이 엄청 재미있었어요. 이 재미있지만 난해한 곡을 일반적인 의미의 대중, 정말 일반 대중이 받아들이는게 쉽지 않은건 너무나 자명한 일이고 그럼에도 이 곡을 들고 나온 것은 지금의 소녀시대이기에 할 수 있는 도전이자 동시에 지금의 소녀시대이기에 너무나 모험인 일이라고 생각했고요. 하락세라는 말이 댓글의 논의들을 부른 것 같은데 본질은 소녀시대가 자신들의 방식으로 다시 한 번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우선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 익숙한 멜로디, 접근성이 높은 컨셉 혹은 무대를 내세우는 수많은 걸그룹들을 보며 이들도 부디 오래도록 남아 자신들만의 길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 저변을 위해 소녀시대가 선봉에서 걸그룹의 나아갈 바를 제시해줄 수 있는 유일한 그룹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은 거스를 수 없고 그런데도 시간 속에 머물기보다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지금까지 소녀시대가 현재진행형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소녀시대에게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이고요.         .39          *

ㅇ        대중이 소녀시대에 원하는 바는 똑같은 옷을 입고 칼군무를 추는 모습일까요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요. 아이돌그룹, 나아가 대중음악씬에서 소녀시대는 단순히 지위적으로 군림하는 탑그룹, 보여지는 숫자 같은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소녀시대가 이룬 음악, 무대로 이야기하기 충분해요. 그래서 하락세라는 말이 상관은 없지만 그럼에도 무언가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소녀시대가 갖는 가장 훌륭한 강점으로 저는 생각해요. 기성 가수든 아이돌 가수든 대중을 위해 복무하는 것은 전제 조건이지만 저는 소녀시대가 대중이 아이돌 가수에게 갖는 시선 자체를 넓혀주었으면 좋겠어요. 오르는 것은 반드시 끌어내리고 싶게 하기 마련인지라 사실 긴 시간동안 이렇게 해온 것도 놀라워요. 계급짓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특성상-특히 우리나라는 더욱 더- 하락세 논의는 끊이지 않겠지만 that\'s nothing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를 위해서는 역시 팬들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소녀시대를 응원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끝낼지 모르겠는데... 앞으로도 전진하는 소녀시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훗 게시글에 찌질이가 하락세 드립쳐서 왈가왈부 말 많았는데 괜찮은 댓글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