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서 올라와서 보충대에서 한 3박4일 정도 대기상태로 있었는데

거기 있다 보니 우리 신병들만 있는게 아니라 

부대에서 제대하고 온 제대하는 말년병장들도 한 10명 정도 있더군요...


우리신병들은 아직 오뚜기부대의 어느 연대 어느 소대인지 모르는 채로 하루하루 벌벌떨며 대기상태였는데

그 말년병장들은 참으로 느긋해 보이고 뭔가 거대한 산을 보는 듯한 그런 여유와 포스가 느껴졌습니다.

94년도 군번이니,, 94년도의 일입니다.


첨에는 뭐하는 병들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누가 말해주더군요.

오뚜기부대 각 연대에서 제대하는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이곳 보충대에서 몇일 자고 집에 가야한다고 그러더군요.

결국 그 병장들은 이미 제대한 민간인이나 마찬가지였던겁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 신병들도 조그만 보충대 앞마당에서 조회같은걸 하고 그제대병장들도 조회를 하는데

우리를 보는 눈빛이 아주 불쌍한듯 쳐다보더군요.

어찌나 그분들이 부럽던지..


우리 신병들은 논산훈련소에서 훈련받고 올라와서 앞으로 2년2개월이란 까마득한 군생활의 앞날과

어떤 성질 더러운 고참을 만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으로 하루하루 벌벌 떨고 있었는데

그분들은 그렇게 얼굴이 포근하고 여유있고 멋있어 보이고....


물론 저도 지금은 제대했지만서도

아직도 제대하는 사람들이 보충대를 거치는 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직할대 제대해서 제대할때 대대장한테 신고하고,, 행보관하고 잠시 얘기하고

바로 집으로 왔거든요..   보충대 거치지 않고요.


직할대는 보총대 안거친다고 그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