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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학교 졸업하고 연희단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3-3-3(58.235) 2018.02.24 02:45:11
조회 32818 추천 911 댓글 102

솔직히 아직까지도 저는 이 글을 쓰기에 앞서 망설여집니다. 왜 진작에 나서지 못했나 하는 생각에 스스로 참담합니다. 

저는 청주대학교를 졸업했고. 또 연희단 거리패에 1년동안 몸 담았던 사람입니다. 저는 이 모든 일의 방관자이자, 가해자..그리고 피해자입니다.

저는 ㅈㅁㄱ 교수와 ㅇㄷㅅ 교수 그리고 연희단 거리패의 ㅇㅇㅌ까지 거친 사람입니다. 들은것은 더 많지만 제가 직접 보고 겪은 일들을 위주로 쓰겠습니다. (호칭은 원래 쓰던 호칭을 그대로 쓰겠습니다.)

  1. 청주대학교 재학 중 : 앞서 저보다 먼저 용기내어 글을 올려준 학생들이 쓴 내용들은 사실입니다. 학교를 다니는 내내 저희는 ㅈㅁㄱ 교수의 눈치를 봐야했고, 그는 마치 안덕벌과 예대가 자신의 왕국인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그가 사용하는 영어이름을 따서 저희는 암암리에 우리 학교를 ‘밍키 월드’라고 불렀습니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컸습니다. 학과장이었고, 연예인이었고, 그 이전에 저희의 수업을 총괄하는 교수였습니다. 학교에서 그의 심기를 건드리는 행위를 할 경우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이 대놓고 불링을 당해야 했습니다. 연습 외에도 거의 모든 자리에서 성적인 농담을 웃으며 들어야했습니다. 그것이 마치, ‘배우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인것 처럼 늘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것을 (성적인 것) 부끄러워하면 안된다. 배우는 무대 위에서 다 드러내는 존재이다. 그러니까 성적으로도 어느 쪽으로도 자유로워야하고 개방적이어야한다.’ 와 같은 분위기를 처음부터 만들었고, 정말로 부끄럽지만 당시에는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섹스’를 입에 달고 표현하는. 그리고 개인적인/ 연습에 필요한 부분 이외의, 학생 개개인의 사적인 부분까지 언급하고 놀리고 희롱하는 와중에도 그것에 대해 그 자리에서 ‘이상합니다’ 하고 말할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공연 연습중에 갖는 시파티, 중간파티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갖는 쫑파티. 이 모든 자리에서 저희는 앞서 모든 사람들이 증언했던 일들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내여자’는 존재합니다. 각 학번별로 ‘내여자’가 있었으며, 새 학번이 들어올때마다 전 학번 .. 윗 학번의 ‘내여자’는 ‘과거의 여자’, ‘한 물 간 여자’가 되었습니다. ㅇㄷㅅ 교수는 ㅈㅁㄱ 교수가 데려왔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졸업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역시, 그의 비위를 거스른 학생은 엄청난 욕설과 폭언, 그리고 폭행을 당해야 했습니다. 아마 ㅇㄷㅅ 교수는 이 모든 행위를 ‘교육을 위해’ 또는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혼을 좀 냈다’는 식으로 기억하거나 이야기 할것입니다. 저에게 그랬던것 처럼이요. 동기들과 학생들이 ㅇㄷㅅ 교수의 수업 방식과 태도 등에 대해 학과장(ㅈㅁㄱ 교수)에게 이야기했으나 별 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2. 연희단 거리패 : 성폭행과 성추행. 그뿐만이 아닙니다. 일반 폭행 또한 버젓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2015년 겨울, 연희단 거리패의 워크샵 ‘우리극 연구소’에 참여했고 이후 자연스레 극단에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2016년 12월, <백석우화>를 마지막으로 연희단 거리패를 나왔습니다. ㅇㅇㅌ 선생님과 ㅇㄷㅅ 교수님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야기는 각설하고, 있었던 일만 서술하겠습니다. 저는 원래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도 꿈을 꿨던 사람입니다. 연희단 내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작업-공연-작업-공연 루틴 외에 학구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의 전 교수이자, 연희단 선배인 ㅇㄷㅅ 선배에게 할 말이 있다며 찾아갔습니다. 이때는 아직 <백석우화> 공연 중이었고 그 날도 공연이 있었습니다. 공연은 7시? 7시 30분 이었고 찾아간 시간은 4-5시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0스튜디오 지하에서 ㅇㄷㅅ 선배는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보고있었어요. 저는 옆에 앉아서 의논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가고싶은 생각이 든다, 원래 대학원에 가고싶어했던것 아시지 않느냐고 말을 꺼냈습니다. ㅇㄷㅅ 선배는 욕설을 섞어가며 ‘대학원을 왜 가고 싶으냐, 네가 대학원에 가서 뭘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와 같은 말들을 했습니다. 선배이자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욕설이 섞인 말들 뿐이었고. 저는 대화가 더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오늘은 대화가 되지 않는 것 같네요’라고 말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ㅇㄷㅅ 선배가 ‘씨발 너 지금 뭐하냐.’라고 저를 불러세웠습니다. 저는 ‘아 대화가 끝난줄 알았다. 죄송하다’고 했지만 ㅇㄷㅅ 선배는 제가 자신을 무시했다며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자리를 뜬 것은 죄송하지만 무시한것은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제 말은 듣지 않았습니다. ㅇㄷㅅ 선배는 책상위에 있던 노트북, 연필꽂이, 파일 꽂이 그리고 제 옆에 있던 책꽂이를 주먹으로 쳐서 부수고, 던지고, 날렸습니다. 계속해서 제게 ‘자신을 무시했다’는 것을 시인하라고 윽박질렀지만 저는 정말로 무시한게 아니라고 했고. ㅇㄷㅅ 선배는 주변 물건들을 향해 가격하던 주먹을 제 얼굴을 향해 뻗었습니다. 주먹이 인중에 닿기 직전에 ㅇㄷㅅ 선배는 갑자기 힘을 조절하는듯 했고, 주먹을 제 입술-인중 쪽에 올린 후에 힘을 줘서 뒤로 밀었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손가락으로 제 이마를 여러번 밀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물건을 찾으러 내려온 다른 여자 선배가 상황을 발견하고 ㅇㄷㅅ 선배를 말렸으나 제가 ‘자신을 무시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자 말리는 선배를 밀어내고 손에 묻은 피를 닦던 물티슈를 제 얼굴에 던지면서 ‘저 년 데리고 밖으로 꺼져’라고 했습니다. 저는 제 발로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고 어떻게 해야할지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게 폭행을 당한것인지. 그저 지나가는 헤프닝쯤으로 여겨야하는 것인지 감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 상태로 그날 공연을 올렸고, 아무도 그 일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몇 몇 동기, 선배들만이 찾아왔었습니다. 제가 믿었던 사람들은 저의 태도가 싸가지가 없었기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라고했습니다. 대학원 이야기를 꺼낸것이 ㅇㄷㅅ 선배에게 배신처럼 느껴졌을거라고 했습니다. 그 후로 마지막 공연을 올리는 날까지, 거의 일주일이 넘는...? 정도의 시간을 저는 아무 일이 없었던것 처럼 지내야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샤워를 하는 내내 울었습니다.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없었습니다. 매일 아무렇지 않은 척 공연을 올렸고 저는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백석우화> 마지막 공연을 올린 날. 극단 스케쥴을 조정한다며 ㅇㅇㅌ 선생님이 왔습니다. 그리고 저를 불러서 뒤에 잡혀있었던 <수업> 공연이 없어질것 같으니 당분간 연습은 없다고 어떻게 하고 싶으냐고 물었습니다. 당시 저는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었고 스트레스로 하혈을 하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주일 정도 쉬고싶다고 말했습니다. ㅇㅇㅌ 선생님은 알겠다-고 말하고는 저에게 상태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며칠 전에 ㅇㄷㅅ 선배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때 이야기가 잘 되지 않아서 좀 힘이 든다. 고 했습니다. 그러자 ㅇㅇㅌ 선생님이 ㅇㄷㅅ 선배에게 ‘너 얘를 때렸니?’ 라고 물었고 ㅇㄷㅅ 선배는 ‘정신 차리라고 혼을 좀 냈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옆에있던 다른 선배가 ‘애가 대학원에 가겠다고 말을 해서 ㄷㅅ이가 배신감을 느낀것 같다’고 중재했고 그 말을 들은 ㅇㅇㅌ 선생님은 ‘무슨일이 있어도 너희는 사람 때리지 마라. 하지만 나는 옛날 사람이니까 때려도 된다’ 라고 말하면서 제게 ‘배은망덕한 년, 이것 저것 하게 해줬더니, 배은망덕한 년’이라고 하며 제 뺨을 때리고. ‘신고할테면 해라. 나는 옛날 사람이라 때려도 된다’ 하면서 한 번 더 뺨을 때리고는 ‘넌 퇴단이다. 극단을 나가라. 너같은건 필요없다’ 고 소리쳤습니다.

그래서 저는 극단을 나왔습니다. 그 안에서는 모든것이 아무것도 아니게됩니다. 사람이 사람이 아니게됩니다. 그런 분위기입니다. 왜 그때 바로 신고를 하거나 하지 않았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저는 그래도 연극을 할 수 있었던 그곳이 좋았고. 거기서 함께했던 시간들이 소중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가 갈까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그래도 지금까지 나를 가르쳐준 선생님이니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해자입니다. 행동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올라오는 기사들과 그들을 읽으면서 너무 마음이 답답해서 몇 자 적었습니다. 대체 누가 누굴 고발한다는 것인지. 그리고 왜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것인지. 정말 제가 다 부끄러워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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