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연출

일단 화질이 좋아서 그게 좋음. 화려하고 환하고 밝은 부분을 잘 조명해준 거 같아서 안심. 아무래도 초반은 LA 로케라 화려함은 더

화려하게 환한 부분은 더 환하게 약간 동화같이 순정순정한 부분은 뽀샤시하게 살려주는 게 중요(탄은상의 멜로시점이라든가).

연출에 있어서 확 이 부분이 깬다거나 그런 건 아직까지 없었음. 다만 미국씬-한국씬을 오가면서 부분 부분이 매끄럽지 못했던 거 같은데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웠음. 연출보다는 편집의 아쉬움 같은데 한번씩 씬과 씬 사이가 너무 뚝뚝 끊기거나 감정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들 같은 미스한 점이 보였던 거. 다른 부분들은 다 좋은데 특히 은상이가 드림캐쳐 발견하는 장면이 난 좀 미학적으로 잘 다듬어졌다고

생각함. 서핑씬 잘 찍었더라. 풀샷도 클로즈업도.

1 극본

로코믹의 대가라서 다 좋음. 통통 튀는 대사 여전히 살아있고. 사실 1회가 너무 스무스하지 않냐는 평들도 많은데 배경이나 등장인물 소개

나 인트로 부분은 넣어줬어야 한다고 봄. 등장인물들이 많긴 하지만 일단 남주 여주가 다른 공간에 있는데 이걸 설명하는 동기나 원인 없이

갑자기 뚝 하니 떨어져서 매번 케미로는 채울 수 없는 거. 은상과 탄이 어떤 위치에 있고 탄이 없는 제국 그룹의 현주소라든가 은상과 탄이

나중에 주무대로 활약하게 될 제국고 아이들의 단상을 짤막하게 보여주는 장면은 앞으로의 기대감을 업 시키는 중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함.

은상과 탄에 이어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영도와 라헬 장면도(시놉상엔 타니가 유학간 사이에 영도 아빠와 라헬 엄마가 결혼식 치르는 걸로

나왔는데 좀 수정되었나 보네). 말 잘하는 여주가 좋은데 여기서 그걸 십분 살려줘서 좋음. 말 잘하고 똘똘한 은상이가 좋음. 그런 부분을 대사로

많이 살려준 듯 해서 더 좋고.  

2  음악

사실 1회는 브금이 많이 깔리지 않아서. 엔딩곡은 딱 적절할 때 깔려줘서 선방했다고 생각함. 가장 극적인 순간에 적절한 음악이었음. 가사까지.

3  그리고 연기

평론가가 아니니 주관적인 견해임. 난 다 좋았음. 무엇보다 차은상 역할은 굉장히 어려운데 매력 있었음. 사실 저런 역할은 잘못하면 오류를

범하기 쉬운데 - 민폐스럽거나, 너무 과잉되게 씩씩한 척 하여 역효과를 준다거나, 그리고 답습된 재벌물의 캔디녀 역할은 상당히 섬세해져야

하는 역할인데 - 똑소리나게 쏘아붙이고 말도 걸걸하고 쿨시크하고 대책없이 착한 스타일이 아니라서 좋았음. 감정 표현 좋고. 대사 처리 더 좋고.

표정 섬세하고. 사실 탄이 나레이션 부분에 좀 놀란 게 있다면 서핑하면서 친구랑 놀면서 활달하고 잘 웃고 씩씩해 보이는데 깔리는 나레이션은

매우 건조하고 메마르고 서늘해 보였음. 목소리에서 상당히 외로움이 많이 느껴지더라. 그게 과장되게 활달한 탄이 리액션과 대비되니까 배우가

준비 진짜 많이 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 역할, 상당히 복합적이고 입체적일 거 같은 느낌을 확 주니까 좋았음. 김 탄과 차은상은 둘이 스파크

가 일어날 때 예측 불가능하다는 걸 캐릭을 통해 보여준 거 같았음. 다른 캐릭들도 좋았어. 탄과 대착점에 서 있는 영도, 탄과 영도 사이 어디 즈음에

서 있지만 엄마처럼 완전히 칼날이 날서지 않은 라헬도 좋았고, 역시 탄과 은상 어디쯤에 걸쳐져 있는 보나와 찬영이도 좋았음. 그리고 상처받은

게 분명한 아이들 사이로 너무 송곳처럼 날카롭고 견고하고 두꺼운 부모님들의 잠깐 잠깐도. 절대 녹록치 않을 상속자들의 벽 같은 느낌을 주더라.

4  베스트(많이 언급된 부분은 제외)

+ 엄마의 수첩을 보면서 어깨가 흔들릴 정도로 소리없이 우는 은상이(엄마가 목소리는 다 듣고 있으니까 숨죽여서 우는 장면).

+ 빗치걸 유라헬 VS 만만찮은 차은상 1Round(공항씬-오늘 아마 2탄이 있겠지?)

+ 어린 탄과 원의 회상씬(안 그래도 그늘진 원은 어두운데 그 원에게 가려져 주눅이 든 탄은 더 어둡고 진하고 비수를 맞아 더 그림자가 져서 안보이더라)

+ 해변가 탄과 은상이(은상이가 타니를 보고 지나가고, 타니가 지나가는 은상이를 다시 한번 보고-좀 인상적이었음)

+ 엔딩씬(이건 뭐 통째로 레전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바래다 주고 걱정돼서 몇 마디 하다가 다시 갔다가 또 돌아와서 다시 말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아예 데리러 온 김타니가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