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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시로 거듭나는 탄광촌, 겔젠키르헨 2

gapasan 2004.09.15 05:18:07
조회 1072 추천 0 댓글 4

태양열이 탄광의 영광을 재현한다. 대체 에너지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서 저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태양열이나 풍력이 화석연료를 대체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실생활에서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전자계산기와 어린이 회관의 전시실에서나 대체 에너지 활용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태양열 만해도 당시엔 기술이 부족한데다 집열판 등을 만드는 생산비가 엄청나서 단기적으로는 경제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태양열을 이용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겁니다. 이럴 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장서서 일관된 정책을 세우고 과감하게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일관된 정책’이라면 우리나라 정부의 제일 미흡한 덕목 중 하나. 그렇게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나라인데도 덥다고 한탄만 했지 그걸 이용할 생각은 못하고 지내온 셈입니다.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쉘사의 태양열집열판 생산 공장 전경 일제 카시오의 계산기와 시계로만 대체에너지를 배우던 아이가 20년을 훌쩍 뛰어넘어 태양열로 난방을 하는 주택단지와 학교 그리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만났습니다. 겔젠키르헨의 로트하우젠(Rotthausen)에 위치한 쉘(Shell)사의 태양열 집열판 생산 공장은 공장 자체가 유럽에서 가장 큰 태양열 발전시설이었습니다. 반원 통을 눕혀 놓은 듯 한 건물 외벽을 온통 태양열 집열판이 장식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 회사의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지는 태양열 집열판은 연간 3천5백만 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합니다. 태양열은 집열판만 있으면 언제든 해가 있을 때 전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곳은 바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장이었습니다. 반원통형 건물의 외벽은 온통 태양열 집열판이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대체 에너지생산을 대표적인 화석연료 생산업체인 쉘사가 맡고 있는 것도 특이했는데, 이와 같은 대체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이미 유럽연합이 오래전부터 정책적으로 추진해온 결과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유럽연합 각국에 총 100만개의 태양열 주택을 보급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이에 따라 대체에너지 이용률도 연합 내 ‘15개국(지금은 25개국입니다만)에서 12퍼센트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던 것입니다. 공장의 측면.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회사가 태양열을 생산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태양에너지의 활용이 더 이상 실험의 수준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자원이고 태양에너지의 활용은 산업임을 보여주는 실례였습니다. 카시오의 계산기로만 태양에너지를 봐왔던 저는, 20년을 타임머신을 타고 건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건물을 만나는 것은 겔젠키르헨에서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쉘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과학 공원(Wissenschaftspark)을 찾았습니다. ‘루르 공업지대의 에너지단지로 가는 관문’이라는 부제가 붙은 과학 공원 내 테크닉센터는 지난 95년 독일건축대상(Deutscher Architekturpreis 1995)을 수상하기도 했고 건축계에서는 ‘유럽최고의 비즈니스 센터’ 중 하나로 불리는 건축물입니다. 옥상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건물에 전기를 공급하고 벽면은 유리로 장식한 현대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길이 300미터에 달하는 유리 벽면이 실내온도를 조절해 주는가 하면 건물과 맞붙은 인공호수가 건물 내의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맞고 있습니다. 과학 공원 내 테크닉센터의 한쪽 면은 길이가 300미터에 달하는 유리벽입니다. 테크닉센터를 포함한 과학 공원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겔젠키르헨을 중심으로 하는 루르공업지대의 변화와 관계있습니다. 루르공업지대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세계3대 공업지역’으로 외울 만큼 잘 알려진, 석탄공업지대였습니다. 독일은 루르공업지대의 풍부한 석탄을 바탕으로 철강 산업을 일으켰고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었습니다. 그러나 70년대를 고비로 석탄과 같은 굴뚝기업들은 내리막을 걷게 됩니다. 석탄과 철강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루르공업지대는 어느새 실업문제를 걱정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IT와 환경산업은 루르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해 줄 구세주로 등장했습니다. 주정부와 지역의 도시들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산학 합동 연구단지가 세워지고, 기업이 이전해 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가 하면 ‘엠셔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계획이 시작되어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첨단 환경상품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바뀐 것입니다. 테크닉센터가 있던 자리 역시 과거 겔젠키르헨이 잘나가던 때(?)에 굴지의 철강회사인 티센(Thyssen Industrie AG)의 철강공장이 있던 자리였으나 철강 산업의 퇴조로 흉물스런 폐 공장으로 있다가 이와 같은 루르공업지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첨단 환경산업단지의 중심지로 변화한 것입니다. 테크닉센터는 굴지의 철강회사인 티센의 철강공장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독일에 루르탄광지역이 있다면 한국엔 태백 정선 탄광지역이 있었습니다. 한곳은 세계가 주목하는 환경, 생태, 문화단지로 거듭나고 있고 한곳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초췌하게 주목하는 카지노 단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과학 공원과 테크닉 센터는 환경과 어울린 쾌적한 일자리를 보여주었습니다. 대부분 첨단기술 연구소나 업체들이 입주한 테크닉센터와 맞붙은 인공호수는 건물과 어울리며 그림 같은 근무환경을 연출해 주었습니다. 한쪽에선 한동안 나라의 중심산업이었다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리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던 도시가 대체에너지로 무장한 환경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데, 정선에서는 탄광 또는 환경과는 아무 상관없는 카지노가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이 비교되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 겔젠키르헨의 과학 공원과 관련한 자료는 http://www.wissenschaftspark.de/ 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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