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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장미, 한국 장미, 영국 장미. 뭐든 괜찮아.앱에서 작성

에슈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2 09:29:43
조회 1474 추천 15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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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장미 중 직립성으로 자라는 제프 헤밀턴의 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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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장미 중, 하이브리드티 블루문의 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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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미 중 관목 장미 프린스 가든의 슛.

사진 찍었을 때 그나마 구분이 잘 가는 대표만 올렸어.
지금 테라스에서 화분에 키우는 내 20종 장미 모두 최소 2개, 많게는 5개까지 슛을 내고 있는데.
화분에서 슛을 저 정도 내놓는 건 장미가 그럭저럭 살 만 하다는 뜻이야.
그리고 사실 장미는 땅에 심는 게 성장세가 훨씬 더 좋지.
집사가 어쩔 수 없이 화분에 심었다면, 땅에 심은 것보다 생육 환경을 맞춰주는 게 더 까다로워진다.
그래도 위에 보여준 것처럼 장미는 환경이 맞으면 슛을 잘 뽑는다.
사실 장미에게 수형 디자인 같은 건 가지를 길게 뽑고 오래 유지해서 아치에 올리는 애들에게나 어울려.
장미는 심은 후 1년 간은 데드 헤딩과 병이 들고 죽은 가지, 겹치고 약한 가지를 골라내는 소소한 가지 치기 외의 전정은 불필요해.
왜냐 하면 수형을 잡을 만큼의 슛을 내지 않으니까.
있는 가지 보존하고 자리 잡기 급급하니까 정식 후 1년 동안은 그냥 관리만 하는 거야.
그리고 2년차가 되면 3월 초의 봄 전정을 해주게 되는데 이때 드디어 가지 치기 다운 걸 할 수 있는 시기야.
얇은 가지, 냉해 입어서 상한 가지 등을 덜어내고 관목 기준으로 지상부에서 대략 40~60센티 수준으로 키도 맞추면서 내가 원하는 수준의 키를 조절해볼 수 있지.
하지만, 봄이 되고 새 순과 꽃봉오리를 만들고 슛이 올라오면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달리 장미는 바야바가 된다.
그렇게 우르르 봄 개화 시즌이 지나가고 시든 장미를 데드 헤딩하면서 우리는 소심하고 조심스럽게 두번째 가지 치기를 할 수 있지만, 이때는 3월의 그때처럼 과감한 전정을 할 시기가 아니야.
과격한 전정은 너의 여름 개화를 날려버릴테니까.
여름을 거치면서 우리는 수형 디자인 따위는 머리에서 지우고 흰가루병과 흑반병, 재수없으면 모자이크병 등의 곰팡이, 바이러스성 질병과 싸우는 와중에 마구잡이로 잎을 내면서 자해에 가까운 성장을 해서 스스로 통풍을 막는 장미를 자제시키느라 바쁠 거야.
가을 개화까지 끝난 11월 중순이나 말이 되면 다시 장미가 여름 내 마구 내놨던 곁가지를 정리하고 장대처럼 커진 키를 줄여준 후에 월동 준비를 시켜주면 돼.
그러고 나면 장미도, 우리도 겨울동안 좀 쉬는 거지.
내가 이 말은 하는 이유는.
어느 갤러가 영국 장미가 수형을 잡기 편하다, 독일 장미가 별로다 이런 식의 글을 올려서야.
어떤 국적과 회사의 장미든지 어차피 곁가지의 70%는 겨울 전정을 하면서 날려버리고, 벌거벗은 5, 6개의 가지만 가지고 겨울을 나는 장미에게 곁가지가 많이 나오는지는 그냥 그 장미가 어떤 성격의 꽃을 피우는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특징일 뿐이야.
꽃이 크고 육중한 대신 수가 적은 애는 그 꽃을 잘 유지하려면 굵고 단단한 가지를 내야 하니까 적은 수의 가지를 내려고 할 것이고, 꽃이 작고 나풀나풀 많이 다는 애는 다소 가늘고 낭창한 가지를 많이 내서 더 많은 꽃을 내려고 하겠지.
이런 모습은 장미 품종을 개량하면서 인간이 그 장미에게 부여한 성격이자, 나름의 생존 전략이다.
그래서 꽃의 성격에 따른 가지의 특징은 내 경험상 국적 불문이었다.
또한 그 와중에 수형을 만들어가는 건 슛과 기존의 굵은 가지들을 관찰해가면서 조금씩 만들어가는 거라서, 판매 페이지의 멋진 수형의 관목 장미는 전문가가 최소 5년쯤 아무 문제(각종 병충해와 질병으로 인한 사망,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 등)가 없이 키워야 가능한 모습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어떤 장미에게 반했다면 국적이나 회사에 따라서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미리 겁 먹지 마.
어차피 네가 반해서 데려온 장미의 참된 꽃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고 그 사이 장미와 너 사이에는 많은 역경과 기쁨이 함께 할 것이며, 장미에게 일어나는 무수한 사건을 수습하는 동안 너는 훌륭한 장미 집사로 거듭날테니까.
고생할 생각에 겁이 날 법도 한 장린이에게 기운이 날 얘기를 하나 해주고 긴 글을 마칠게.
저 위 세 품종의 장미 중에 둘은 요단강을 건너는 걸 내가 머리채를 잡고 살려놓은 애들이야.
블루문과 프린스 가든.
블루문은 내한성이 좋질 않아서 재작년에 월동하며 냉해를 입고 작년 봄에 기온이 오르니까 접목부까지 반쯤 썩어들어가던 걸, 가지와 접목부의 썩은 자리를 도려내고 난 후, 근근히 살다가 올해 다시 저렇게 슛을 내놓고 있는 거야.
그리고 프린스 가든은 우리 집에 온지 한달도 안 된 애인데, 처음에 배송 와서 상자를 까보니까 달랑 2개뿐인 가지 중에 하나가 짙은 갈색으로 썩었고 깍지가 벗겨진 껍질 아래까지 끼어있는데다가 몇 없는 잎에 응애가 진을 치고 있었지.
그런데 썩은 가지를 바짝 자르고 잎을 모조리 떼어낸 후, 뿌리까지 벅벅 빨아서 흙을 모두 제거하고 깍지를 벗겨내서 새로 심었더니 지금 저렇게 새 순과 슛을 올리고 있지.
어이가 없을 만큼 장미의 생명력이 대단하지?
다른 식물이었으면, 죽었어도 벌써 죽어서 부엽토가 되고도 남았을 걸, 장미는 결국 이겨내고 다시 꽃을 피운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말고 처음 반했던 장미와 마음껏 사랑에 빠져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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