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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에 대한 한 일본 트위터의 좋은 글 (스포 포함)

smt(134.61) 2016.12.28 21:56:25
조회 28755 추천 243 댓글 25

한 일본인 트위터가 매우 공감가는 글을 써서 번역기에 의존해 옮겨본다. 의역/오역이 많을테니 정확한 번역을 바라는 사람들은 핫산을 해보자.

출처는 https://twitter.com/dokasu_127/status/813472045543485440



*페그오 최종장 스포를 포함합니다.


나는 로마니 아키만이란 캐릭터에 대해 '좋아하지만 그렇게까지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다' 정도였지만, 페그오 최종장을 마친 지금 그가 없어진 사실을 매우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마음에 드는 캐릭터의 사망시 좋아하는 캐릭터가 무의미하게 혹은 무가치하게 죽어가는 것에 화를 내거나 반대로 감동적이고 멋진 죽음을 맞이한 것에 대해선 눈물을 흘리거나 흥분하는 등 비교적 캐릭터의 죽음을 볼거리로 소비하는 타입의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니의 소멸에 대해 이렇게 서글픈 기분이 드는 것은 어째서일까 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즐기는 덕후라면 '플레이어와 같은 입장에서 계속 고락을 함께 해온 동료와의 이별을 넘어서 나아간다.'라는 이벤트를 한 번쯤은 겪었던 일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혹은 연재 중인 만화나 애니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죽어버렸다 라고 하는 경험이 아마도 한 번쯤은 있었을 거라 본다. 


전자에 관해선 게임시간 내에서야 몇 년, 몇 십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실제 플레이어가 게임을 접하는 시간은 길어야 수십 시간 ~ 100시간 정도의 일이며, 현실세계의 시간에 대입해보면 사실은 수 일간의 어울림에 지나지 않는다. 후자의 경우 독자나 시청자는 몇 년에 걸쳐 신의 시점에서 그 캐릭터의 일을 쫓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애착을 갖고 열광하고 있다 해도, 어디까지나 남의 이야기와 인생을 제 3자의 시점에서 즐기고 있다.


하지만 페그오의 플레이어에게 있어 로마니 아키만이란 캐릭터는 조금 다르다. 


시작한 시기에 따라 어울린 시간은 다르지만, 오픈 직후부터 게임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1년 반 정도의 오랜 인연이다. 그는 마슈처럼 거의 매일 만나는 인물은 아니라도,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조금씩 전달되고 벌어지는 스토리와 계절별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함께 겪어온, 이른바 정이 든 동료 같은 캐릭터다. 


글이나 설정에서만의 '오래 된 동료'가 아니라, 로마니라고 하는 캐릭터는 게임을 처음 접한 이후로 현실세계에 있어서도 오래 어울린 동료이다. 

그런 그가 최종장을 마치고 갑자기 사라졌다.


오래 전부터 이런 식의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대사나 복선은 많았다. '로마니는 최종장에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각오는 물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다빈치짱이나 베디비어 때 같은 기적을 마음 어딘가에서 기대하고 있었다고도 생각한다. 


페그오의 최종장은 정말로 멋진 마무리 방식이었다고 본다. 이걸로 정말 페그오가 끝난다면 로마니의 소멸을 슬퍼하긴 해도 아름다운 끝맺음이었다고, 추억으로서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간직하곤 끝냈을 것이다. 좋은 캐릭터였다고 로마니를 다른 죽었던 캐릭터들처럼 고분고분하게 추억으로 삼았을 것이다. 


그러나 페그오는 앞으로도 이어진다. 앞으로도 계속 되는데, 그동안 함께 했던 동료가 없다. 2016년의 짧은 평온을 즐기던 닥터의 모습은 2017년에는 없다. 칼데아는 변함없고, 수복된 특이점들이 남아있으며 마슈와 다빈치짱도 앞으로도 아마 그대로 있는데, 그만이 살그머니 없어지고 말았다. 네비게이터 캐릭터로서 페그오의 마지막 날까지 계속 함께 할 거라 생각했던 로마니 아키만은 앞으로 플레이어와 같은 것을 보게 될 일이 없다.


로마니는 후회를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그의 보구로 자신이 사라짐을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겉으로는 로마니에게 있어 후회를 남기지 않는 아름다운 끝이라고 보였지만, 100% 후회가 남지 않는 것이 아니라 로마니는 실은 죽고 싶지 않았을 터이다. 


가능하면 인간으로서 계속 되는 이 앞의 미래에 자신도 존재하고 있고 싶어서, 칼데아의 멤버가 모두 모여 맞이하는 2017년의 평온이라고 하는 희망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아주 조금이나마 가슴에 품고 있었을 것이다. 


로마니, 솔로몬왕의 소멸로 이번 그랜드 오더는 끝났다.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야말로 아름다운 마무리 방식이라 생각했다. 마음 같아서는 돌아왔으면 좋겠다, 인리소각을 피한 지금이기에 인간으로서의 인생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스토리에 있어서 로마니의 본연의 자세는 인간으로서 사라지는 것까지 포함하여 정말 최고였다. 


흠 잡을 때가 없기 때문에, 로마니가 돌아오지 않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 이해하여 받아들이는 것이 수월한, 그리하여 감정적으로 이럴 리는 없다고 내뱉는 듯한 기분도 들지않는, 그렇기에 한층 더 외롭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머리로는 납득하고 있는데 마음에선 납득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뒤죽박죽한 느낌이다.


솔로몬은 좌로부터 소멸했다고 나왔지만, 소셜게임라고 하는 매체상 앞으로 솔로몬 픽업 같은 가능성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에 하나 미래에 되살아나더라도 로마니에게는 솔로몬왕으로서가 아니라 로마니 아키만으로서, 그가 원했던 대로 평범한 인간으로서 돌아오기를 바란다. 


앞으로 솔로몬, 로마니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현 시점에서 이런 독특한 상실감을 느낀 것은 페그오가 소셜게임로서 리얼타임으로 스토리가 조금씩 진행되는 매체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로마니가 사라진 슬픔을 조금씩 느끼는 것과 함께, 이런 체험이 2016년에 리얼타임으로 가능했던 것에 무척 감사하고 있다.


고마워요, 페그오. 그리고 고마워요, Dr. 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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