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현석 기자 = 27일 한의사의 안압측정기 등 의료기기 사용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자 한의계는 즉각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논란에 경종을 울린 의미있는 판결"이라며 반색을 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대한한의사협회 등 한의학 관련단체들은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한의사의 초음파검사기, 엑스레이, 골밀도측정기 등 의료기기 사용의 합법성이 확보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의계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자격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과학기술의 산물인 의료기기의 사용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려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활용에 대한 중요한 법적근거가 마련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의협은 이날 성명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법리해석이 나온 만큼 현재 의료법 등 법조문에 미비된 관련조항의 즉각적인 제정과 개정, 행정적인 조치 등이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양의사단체 등의 직역 이기주의로 인해 이제 더 이상 한의사들이 진료에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것이 제한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대한한의사협회 2만 한의사들은 의료기기 활용을 통한 보다 양질의 한방의료서비스를 제공해 국민건강 증진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사가 엑스레이, 초음파검사기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목희 민주당 의원이 "한의학의 현대화와 과학화를 위해 비교적 다루기 쉽고 안전성이 확보된 진단용 의료기기를 한의사에게 권장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의약육성법에 따라 현대적 의료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돼 있지만 실제로 실행되지는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도 "공항검색대에서도 엑스레이가 쓰이고 있고 동물진료에도 초음파가 쓰이고 있는데 전문의료인인 한의사가 간단한 의료기기를 쓰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가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의원협회, 전국의사총연 등 의사단체들은 초음파나 엑스레이는 한방이론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의사들은 현대의학으로 개발된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초음파검사기, 골밀도측정기 등 사용과 관련해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이 접수된 건수만도 20건에 달하고 있다.

한의사들은 이번 헌재 합헌결정으로 안압측정기보다 전문성이 떨어지고 사용이 간단한 엑스레이나 초음파검사기 사용이 조만간 허용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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