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지금은 동맹을 맺지 마세요.


지금은 아닙니다. 왜 그렇냐 하면, 클랜전이 개전된 이후 시간이 흐르면 나중에는 반드시 클랜 연합이 만들어져요. 2클랜의 연합이 되든, 거대연합이 되든, 클랜의 연합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우리에겐 동맹따위는 없다!'고 독고다이로 가겠다는 분도 계실 수 있지만, 정말 힘드실 거에요. 클랜의 생존을 위해, 어느 쪽이든 연합에 소속되게 됩니다. 


만약, 클랜전을 하기 전에 이미 동맹을 해버렸다면, 이럴 경우 난처해질 수 있습니다. 자기 클랜은 상륙을 성공했는데, 동맹 클랜은 자기 옆 땅에 상륙을 못해요. 그렇게 되면, 나만 동맹없이 고립된 처지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 섣부르게 동맹/연합을 언급하거나, 그러한 사실을 외교적으로 공표하기 보다는, 그 시기를 클랜전 개전 이후로 늦추시는 게 나을 겁니다.


그럼 언제가 좋으냐. 클랜전 개전 이후 10여일 정도 지나면 어느정도 지도가 형성이 될 거에요. 그 클랜들 중에서, 자기 색깔이 드러나는 클랜이 있을 겁니다. 전투가 좋아서 여력 닿는대로 공격을 쳐들어 가는 클랜도 있을 거고, 방어적으로 골드를 챙기면서 실리를 추구하는 클랜들도 나올 수 있겠죠. 


이런 클랜들의 색깔을 보고, 자기와 색깔이 맞는 클랜과 손을 잡는 게 좋습니다. 클랜의 색깔이 드러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연합을 해두면, 탈퇴/재가입이 어려워집니다. 특히 연합클랜에게 원치 않는 적이 있다면 이후로 운신이 더욱 어려워지고요. 지금은 중용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지켜본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아요. 




둘,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하세요.


앞서 말씀드린 부분과 어느정도 연관된 얘깁니다만, 자기 클랜의 칼라를 지켜야 합니다. 클랜도 사람이 모인 집단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내부에 강경파가 있고, 온건파가 있어요. "그냥 무난하게 넘기자. 싸우지 말고 이 땅 먹고 힘을 기르자.", "쟤네들이 눈에 가시다. 공격가자. 자존심도 없냐." 이런 혼란은 있을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자기의 색깔을 하나 정했으면 그걸 함부로 바꾸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른 클랜에게서 신뢰가 없다는 소리가 안 나옵니다. 실제로 클랜전 해본 경험상, 2~3달이 지나면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저 클랜은 스페인만 먹는대," "저 클랜은 절대로 선공은 안 한대," "저 클랜은 한 번 공격하면 적을 지울 때까지 안 멈춘대." 이런 색깔이 확실한 클랜만이 적이든 아군이든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쁜 예 중 대표적인 게 아까 말씀드렸던 북미서버의 LEG 클랜이에요. 이 클랜은 자기 주변의 모든 세력을 상대로 친화책, 회유책, 이간질 등 다양한 외교를 펼쳤어요. 이게 서로 모를 때는 괜찮죠.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모두가 알게 되면, 모든 클랜들이 전부 등을 돌려버리게 됩니다.


특히 여기에 연합의 관계까지 얽히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가나다라' 연합 소속의 '가' 클랜이 친화책을 너무 심하게 펴서, 'ABCD'연합의 모든 클랜과도 친해요. 그런데 'ABCD'랑 전쟁을 시작한 '가나다라' 연합이 D클랜을 공격하래요. 이러면 '가'클랜의 입장에서는 싸울 수도 없고, 안 싸울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 되는 거에요.


"우리는 쟤네하고 친하니까, 이 싸움에선 빼달라."고 하죠? 그러면 '가나다라'연합에서 쫓겨나서 3명의 적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연합에서 쫓겨난 세력을 'ABCD'연합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적 연합 소속의 클랜이라 적대시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 순식간에 7명의 적이 생기는 거에요. 정말 이런 건 조심해야 합니다.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정하세요. 그래야 우군이 생깁니다. 하시다보면, 클랜의 본부가 날아가느냐, 클랜의 색깔을 바꿔야 하느냐의 기로에 서실 수 있어요. 이런 경우 클랜이 지도에서 지워지더라도, 싸울 싸움은 싸우셔야 합니다. 그렇게 박살나서 지도에서 사라진 다음에, 다시 상륙해서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예전의 우군이 나를 기억하고 다시 반겨줍니다.


그런데, 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어줍잖게 화친책 이런 걸로 살아남는다면, 결정적인 순간에는 정말 아무도 안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런 클랜이 지도에서 지워지고 나면, 그걸로 끝입니다. 이미 꺾었던 자존심에 클랜원들 자존감까지 떨어져서, 다시 상륙에 성공하기란 정말 어려울 겁니다.




셋, 클랜전은 클랜전으로 즐겨주세요.


북미서버에서 활동하는 외국 애들의 문화적인 특성일 수는 있는데, 얘네들 클랜전하면 정말 죽기를 각오하고 싸웁니다. 그런데 공방에서 적을 만나잖아요? 그러면 매너를 지켜요. 클랜전은 클랜전, 공방은 공방이다 이거죠.


한 번은 드라키가 거대클랜이랑 싸운 적이 있습니다. 중대숫자가 모자라서 반격은 못하고, 한참을 방어만 했어요. 정말 줄기차게 쳐들어왔는데 끝끝내 막아냈죠. 그 싸움 와중에, 공방에서 적 클랜 유저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만나자마자 하는 말이, "야 너네들 다시봤다. 그렇게 작은 클랜인데 어떻게 우릴 다 막아내냐. 전술도 좋고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해주더라구요. 


한국분들이 클랜전을 즐기시기에 앞서 염려되는 부분이, 클랜전을 컨텐츠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문제로 평가하지 않을까하는 부분이 염려됩니다. "우리하고 적이니까 무조건 죽일 놈" "그러니까 공방에서 만나도 팀킬은 당연한 것" 이런 건 아니라 이거죠. 게임 내 컨텐츠는 집중해서 즐겨주시되, 다른 컨텐츠에서는 그 감정을 털어버리고 신사답게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