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위한 노래… '홍대 女神'들 뭉쳤다

할머니(211.173) 2012.04.02 1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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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팀 참여하는 프로젝트… 콘서트 열고 음반 내기로

"같은 여성 관점서 만든 음악, 사회에 울림 주고 싶어"

송은지·정민아·소히·시와·강허달림·황보령·한희정… 여기에 '담다디'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이상은까지. 독창적인 음악 세계로 사랑받으며 '홍대 여신'이라고 불려온 한국 인디 음악계의 대표적 여가수들이다.

그동안 소극장과 클럽, 방송에서 따로 활동해 왔던 이들이 한데 뭉쳤다. 한(恨)을 풀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고 사회적인 관심을 높이기 위해 콘서트를 열고 앨범도 만들기로 한 것. 여가수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뭉친 건 처음이다.

총 17팀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이야기해주세요'. 오는 21일부터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씨클라우드에서 세 차례 합동 콘서트를 열고, 다음 달엔 함께 만든 음반을 발표한다. 콘서트 수익금으로 음반을 제작한 뒤 판매 수익은 할머니들을 위해 쓸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해 주도하고 있는 포크밴드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보컬 송은지(33)는 "친분이 있는 인디 여가수들과 여성 문제에 관해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세미나 모임 '릴리스의 시선'을 갖게 된 게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같은 여성의 관점으로 보고 만든 음악들로 사회에 울림을 주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고 싶었어요. 지난해 말부터 주위에 의사를 타진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요."

가야금을 연주하는 국악 뮤지션 정민아(33)는 "지금도 세계 분쟁지역에선 끔찍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그 시대만의 문제로 봐선 안 된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 부르고 음반에 담을 노래들은 새로 만들거나, 기존 발표곡 중 취지에 맞는 곡들을 선별해 수록할 예정이다. 보사노바 뮤지션 소히(34)는 "모든 참여 가수가 자기 음반·공연 이상의 애착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홍대 여신'들이 할머니들에게 헌사할 노래에는 진심어린 마음이 들어있다. 펑크록 뮤지션인 황보령은 '비단'이라는 곡에서 "우리들 마음에 피어있네/ 시들지 않은 꽃 피어있네/ 한 올 한 올 엮어 비단같이 어여쁜/ 눈물 없는 곳으로"라며 할머니들이 삶의 평안을 얻기를 기원했다.

이들의 프로젝트 소식이 알려지자 단편영화감독 김보라씨가 홍보 동영상 제작을 자원하는 등 동료 문화예술인들도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를 자청했다. 지난달 12일 배복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현재 살아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61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공연문의 (02)323-6646

☞홍대 여신

서울 홍익대 인근 클럽이나 소극장 등에서 활동하면서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는 여가수들을 지칭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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