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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뉴스] 항공모함 이야기 6 / 이탈리아의 항공모함

sea(211.189) 2012.06.12 23:04:03
조회 590 추천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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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

나치에 넘어간 무솔리니의 미완성 비밀병기

“이탈리아 자체가 지중해의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항공모함이다.” 

이탈리아는 9~12세기 때 지중해를 주름 잡은 해양도시국가의 전통을 이은 문양을 해군 깃발로 할 만큼 해양력에 자부심을 가진 나라다. 그러나 19세기 들어서 동지중해 무역항로의 요충지들을 지배하던 옛 해양도시 국가들의 쇠퇴, 나폴레옹에게 베네치아가 함락 등으로 해양강국의 면모를 잃고 추락했지만 1922년부터 정권을 잡은 무솔리니는 다시금 해군력 확장정책을 폈다. 그는 옛 로마의 바다 지중해를 “무솔리니 제국의 바다”로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군함건조에 열을 올린다. 마침내 이탈리아의 군함 설계 기술은 영국에 필적했고, 리토리오급 전함은 영해군 최강의 전함인 킹 조지5세나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급과 대등할 정도였다고 한다.

1935년 에티오피아 침공, 제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의 해군력은 지중해의 무시 못할 세력으로 떠올랐다. 전함 6척과 순양함 19척, 구축함 52척에 어뢰정 76척에 잠수함 113척으로 이뤄진 막강한 전력을 보유함으로써 외형적인 해군력은 당시 세계 5위권을 자랑했다. 그러나 자신의 영토를 불침 항공모함으로 여겼던 이탈리아는 해양항공력의 중요성을 낮춰봐 항공모함 건조계획은 제대로 수립하지 않았다. 해군항공을 보유하지도 않았고 해상정찰항공기도 공군에 예속된 상태였다. 비슷한 시기 해양항공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했던 영국의 처칠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유로파

● 수상기 모함으로 시작

이탈리아의 항공모함을 말하려면 일단은 20세기 초반 세계 해양 열강들의 관심사였던 수상기 모함 경쟁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이탈리아 역시 처음엔 수상기 모함에 관심을 기울였다. 1915년 8기의 수상기를 실어나를 수 있는 보조 수상기 모함 ‘유로파’를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무솔리니는 1923년 진수한 페리선 ‘시타 디 메세나’를 개조, 수상기 모함 주세페 미라글리아(Giuseppe Miraglia)를 1927년 완성시킨다.

미라그리아

이 배는 17기의 함재기를 실을 수 있었으며, 레일식 캐터펄트로 비행기를 띄울 수 있었다. 수상기 모함들이 비행기를 크레인으로 바다에 내려서 이륙하던 방식을 탈피한 것이다. 수상기 모함치곤 상당히 진보된 형태였지만 이때 영국, 미국, 일본 등은 이미 갑판 활주식 항공모함의 건조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어서 사실은 구식에다가 신식을 접붙인 과도기 형태였던 것. 무솔리니의 한발 늦은 사고와 판단 미스가 ‘최신 수상기 모함’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어쨌든 이 배는 스페인내전에 참전하고 2차 대전에도 동원되었다. 1942년엔 건조 중인 항모에 탑재할 전투기와 캐터펄트 시험용으로도 운용되기도 했다. 그 유명한 타란토 공습에서도 살아남았고 전후엔 이탈리아 포로수송선, 병영선 등으로 명맥을 이어가던 그녀는 1950년 7월 15일 해체되었다.

주세페 미라글리아는 처음엔 함재기로 마키 M 18(Macchi M.18)을 채용했다가 나중엔 아이맘 Ro.43(IMAM Ro.43) 등을 사용하였다.

1940년 6월 히틀러와 무솔리니

● 항공모함 건조에 착수

무솔리니는 항공모함의 중요성을 2차 대전이 발발하고서야 뒤늦게 알아차리게 된다. 항공모함이 단지 항공기를 이착함이 아니라, ‘움직인다’는 것을 간과했던 탓에 이탈리아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1940년 11월 11일 영국의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에서 발진한 21기의 복엽기가 그들이 자랑하던 ‘지중해 함대’의 모항 타란토에 날아들었다. 2척의 리토리오(Litorio)급 전함과 4척의 카보르(Cavour)급 및 둘리오(Dulio)급 전함, 거기에 5척의 순양함, 20척의 구축함으로 구성된 함대를 비롯, 유류저장고, 수상기 격납고 등이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다. 해상항공력의 기습공격에 이들 이탈리아 함대는 결정적 손상을 입고 일선에서 장기간 물러나야 했다. 영국군의 피해는 소드피쉬기 달랑 2대였다.

이듬해인 1941년 3월 마타판 곶 해전에 나섰던 이탈리아의 최신 전함들이 역시 영국의 함재기에 타격을 입으면서 해전에서 엄청난 손실을 본다. 그러고 나서야 ‘아차’한 것이었다. 전쟁이 터지고 약 4개월 간 공군, 해군 사이의 협동문제에서 말도 안되는 경험을 한 무솔리니는 그로부터 두 달 뒤인 1941년 5월 들어서 해군의 기우셉 피우라반조 대장과 공군의 카파파 중장에게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한다. 결론은 항공모함이었다.

그동안 이탈리아 군부는 항공모함을 보조함으로 간주, 앞선 세기의 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전함의 건조에 매달렸지만 그제서야 항모가 전함의 역할을 능가하는 ‘전쟁 머신’임을 깨달은 것이다.

무솔리니는 부랴부랴 항공모함의 건조를 지시하지만 신조를 하기엔 시간이 없었다. 급한 대로 대서양횡단 여객선으로 건조했던 배 2척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해군의 기우셉 파라반조 대장은 “개조 작업이 복잡하고 너무 힘든 일이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 작업은 완료되지 못하리라는 것은 자명했다”고 회고했다.  

고철로 변해가는 아퀼라
   
● 비운의 항모 아퀼라 Aquila

아무튼 항공모함의 중요성을 인식한 이탈리아 군부는 1926년 대형 여객수송선으로 세상에 나왔던 로마호를 징발해서 1941년 11월 군함건조의 명가 제노바의 안살도 조선소에서 개장공사에 들어갔다. 함명은 이미 리토리오급 전함으로 로마가 건조 중이었기 때문에 ‘독수리’라는 뜻을 가진 아퀼라 Aquila 라는 이름을 달았다.

아퀼라 건조에서 같은 추축국인 독일의 그라프 체펠린 기술자들의 도움으로 각종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원래 이 배는 속도가 21노트에 불과했지만 건조하던 군함의 추진기 8기와  터빈 4기를 떼어다가 붙여 속도를 30노트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비행기를 날려주는 캐터펄트는 독일에서 가져와서 달았다. 이탈리아로서는 최신 캐터펄트를 만들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캐터펄트는 당시론 독일의 기술이 접목된 부품이었다. 일설에는 건조가 중단된 그라프 체펠린의 캐터펄트를 떼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 자매함 ‘항공모함 B’에서 사용하려고 준비하던 것이라고 한다. 배는 80밀리 장갑을 두르고 211.6×25.2m의 항공갑판을 얹었다. 1943년 8월엔 엔진과 캐터펄트 등의 시험을 성공리에 마친다. 그러나 여전히 착함 기어 등에는 보완할 부분이 산적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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