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에 형을 화면으로나마

처음 봤을 때를 기억해

굉장히 놀라웠어

그리고 망설이는 순간조차

필요 없을 정도로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그 생각이 감싸는 순간부터

내 깐에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어

하지만 세상은 그런 내 절박함마저

비뚤어진 몸의 그림자에 씌우더라

“네까짓 게 뭔데… 난다 긴다 하는 이들도

다 고꾸라지는 곳이 거기야!

그만큼 치열한 곳이라고!”

하고 싶은 일을 말하면 열이면 열

다 그렇게 말하곤 했지

그게 속 마음이든, 겉으로든

상관 없이 말이야

그럴 때마다 매번

“입 다물어! 나도 알아! 안다고!

하지만 내겐 목표가 있어!”

하면서 그들을 향해 일갈하고 싶었지만

그저 침묵밖에 할 수 없었지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으니까

그러다 형을 알게 된 지

5년이 지난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에

형을 직접 만나는 기적과도 같은 일을 겪었어

그때 형은 내게 어렵겠다가 아닌

할 수 있다고 말해줬었지

당시 내가 알고 지낸 많은 지인들 가운데

유일하게 달리 말해준 사람이

형이었던 거야

물론, 형도 기분 좋으라고

그렇게 말했을지도 몰라

아니, 아니야… 분명히 아니었어… 확신해

왜냐하면, 우리가 네 번째 만났을 때

형은 분명 내게

“정신 똑바로 차려!

네가 따라오기 전에

난 또 저 멀리 가 있을 테니까!”라고

속삭여줬거든

그때 정말 기뻤어

물론, 많은 어려움과 반대로

형과 한 무대에서 하고 싶다는

포부와 꿈은 고사하고

자유의 날개와 군단의 심장 초기에

예선장이라도 가보고 싶다는 작은 바람도

비록 이루지 못했지만

만약 당시의 몸 상태로

매진할 수 있었다면 가능했을까?

지금 생각대로라면

아마 아니었을 거야 분명…

서른 중반에 완전히 생각을 접고

이제는 글을 쓰지만 이 바닥도 만만치 않네

뭐, 어디든 안 그러랴마는

사실 지금도 대회를 가끔이나마 보면

형이 생각나고, 또 피가 끓기도 해

마치, 은퇴를 번복하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라스트 매치를 준비하려는

록키 발보아처럼 말이지^^

하지만 그 당시보다 훨씬 더 낡아버린 몸이니

참아야겠지? ^^

내가 그래서 형을 좋아하고 애끼고

또 사랑하는 거야…

이미 다 주었으니까

반면 난 늘 받기만 했어

지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사랑하는 요환이 형!

서두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형은 내게 많은 힘이 돼 줬어

그래서 나도 형한테 늘 힘이 되고 싶어

형, 보고 싶다 진짜로

다시 만나면 사진도 많이 찍고

밥도 같이 먹고 싶네

그거 알아?

오리 고기를 형 덕분에 입문한 거? ㅋㅋㅋ

형이 사주는 거 아무거나 먹을 자신 있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그날그날 살아내기에 급급하지

과거를 회상하며 살기는 어려운데

오늘하고 내일은 사치 좀 부려보려고

형! 정말 정말 고마워

내일 생일도 미리 축하해~

Written by Love.of.Tears.

2023.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