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에서 두번째 분이 배성서 감독입니다
지금은 함께사는 사람들 이란 자원봉사 단체에서 홍보회장을 맡고 계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빙그레 이글스의 초대 감독으로 팀의 기틀을 세웠던 배성서 감독
사실 배감독은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야구계에서 악명높은 인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유머러스한 면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몇가지 일화를 기억나는 대로 주워섬겨 보죠
1. 1986년 창단 첫해 무려 29번의 1점차 패배를 당한 빙그레 이글스
이듬해인 87년 시즌 중반 배감독이 기자실에 들어와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꺼냈다
"우하하하하, 올해는 1점차 패배가 많이 줄었다. 한번 세어봐. 몇번 안된다고"
그러다 갑자기 표정이 굳어진 배감독은 한 기자의 귀를 붙잡고 속삭였다
"지기미, 그런데 2점차 패배가 늘었단 말이지"
2. 충청지역 모 일간지 체육부의 이모 기자는 배감독과 호형호제 하는 아주 막역한 사이였다
그런데 이기자와 배감독 사이엔 묘한 징크스가 있었다
경기 직전 배감독이 기자실에 쳐들어와 이기자를 붙잡고 다짜고짜
"야 임마 이OO! 너 한번 죽어볼래?"
하고 욕설을 퍼붓는 것인데
그러면 그날 빙그레 승률은 거의 100%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기자는 대전 홈경기 때마다 배감독에게 공연히 욕을 먹어주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 배감독이 이기자를 애타게 찾았지만 야구장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이OO! 야! 이OO! 얘 어디간거야? 빨리 찾아야 되는데"
그러나 이기자는 그날 야구장 밖에 은신하여 경기가 끝날때 까지 배감독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그날 상대팀은 해태였고
선발투수는 당대 최고의 에이스 선동렬이었던 것이다
그날 경기가 끝난 후 동료 기자들에게 털어놓은 이기자의 한마디
"어차피 질 게 뻔한데 괜히 욕을 사서 먹을 필요 있겠어?"
3. 배성서 감독은 연습생으로 입단한 장종훈을 끔찍이도 아꼈다
대형 유격수로 성장할 자질이 엿보였기도 했지만
당시 유학중이던 배감독의 아들이 장종훈과 동갑이었던 까닭도 있었다
그런데 장종훈과 배감독 사이에서도 징크스가 하나 있었으니
경기 중 중요한 시점에 장종훈의 타석이 돌아오면
장종훈을 불러 그의 거시기를 조물락 거리는 것이었다
장종훈은 하늘같은 감독인지라 아무 말 못하고 당했지만
그런 후에 장종훈은 열에 일고여덟번은 시원한 안타를 뽑아내는 것이었다
배감독은 장종훈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한 것이라고 했는데
그러다보니 장종훈이 찬스다 싶으면
자진해서 배감독에게 만져달라고 나서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87년 시즌 중반 배감독의 만지기가 사라졌으니
이유인 즉슨 배감독이 경기도중 장종훈에게 슬그머니 다가서자
장종훈은 퉁명스럽게 "찼어요" 하고 그냥 타석에 나서는 것이었다
주로 포수들이 하는 급소보호대를 장종훈도 차기 시작했기 때문에
만져봤자 별 소용 없다는 의미였다
4. 배성서 감독은 애연가였다. 그런데 피우던 담배를 두번이나 바꾼 것이었다
원래 배감독이 즐기던 담배는 아리랑 이었는데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나니 역전패가 많다" 라는 주변인들의 충고로
담배를 솔로 바꿨으니 이유는 점수를 솔솔 내준다는 해석 때문이었다
그러나 별 무소득이었던지라 87시즌부터는 담배를 태양으로 바꿨는데
이는 빙그레 타선이 태양처럼 뜨겁게 불타오르라는 주문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 태양의 효험이 나타난 것은
배감독이 빙그레를 떠난 88년 이후였으니...
5. 87년 6월 6일 청주에서 해태와 맞붙은 빙그레는
김성한에게 3회와 6회, 7회에 홈런을 내주며
무려 3연타석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4연타석 홈런을 노리며 9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김성한
빙그레 투수 손문곤은 거르겠다는 의사를 벤치에 비쳤지만
배성서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정면승부를 지시했다
이미 승부는 기운 상태였긴 했지만 대기록 허용을 눈앞에 둔 상황에
배감독의 지시가 어리둥절 했지만 손문곤은 김성한과 정면 승부했고
결국 좌측 큼직한 타구가 좌익수 글러브에 들어가며 대기록 수립은 물거품이 되었다
경기 후 기자들이 배감독에게 정면승부를 지시한 이유를 묻자
배감독은 쿨하게 대답했다
"흥, 어차피 김성한도 내 새끼 아닌감"
김성한은 동국대 시절 배성서 감독의 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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