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린재 한쌍이 집필실에 들어와
교미상태로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염장을 지르고 있다

다른 곤충들처럼 한자리에서 조용히
섹스를 즐기는 체질이 아닌 모양이다

똑같은 체위를 유지하면서
10시간이 넘도록 동서남북을 분주하게
누비고 다닌다

어떤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노린재가 36시간 동안이나 교미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에서 노린재가 멸종할 날도 머지 않았다
인간들이 자신의 성교시간을 늘이기 위해
닥치는 대로 노린재를 잡아 먹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정력에 대해 병적으로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인간들 앞에서는
지독한 노린내 따위가 방어책이 되지는 못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정력이 강하다고 소문난 동물들은
무조건 멸종이다

정력이 강한 동물을 잡아 먹으면
자신도 정력이 강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닥치는 대로 남획을 일삼기 때문이다

때로 인간들은 단순무지하기 그지 없어서
타조를 잡아 먹어도
육상선수가 못 된다는 사실 따위에는 의혹을 품지 않는다
 
오직 정력강화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남북통일이 민족의 숙원이 아니라
정력강화가 민족의 숙원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 오래 살아 남으려면
되도록 정력을 감퇴시키는 요소들을   
체내에 많이 간직한 생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